2019년 1월 16일, 서울 마포구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주최의 핀테크 현장 간담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나는 뱅크샐러드의 비전과 성과, 앞으로 창출 가능한 새로운 미래 전략을 발표했다.데이터 중심의 금융(Data Driven Finance) 환경을 만들겠다는 방향성을 말하자 현장에 참석한 많은 사람이 우리 이야기에 공감했고, 발표가 끝난 후 업계 관계자들과 줄줄이 인사를 나누었다.행사를 마치고 발표장을 나서는데 문득 처음 서비스를 기획했던 때가 생각났다.“우리가 세상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해보자.”회사를 창립하던 시기에 멤버들과 나눈 대화다. 그때는 어떤 기술이나 방법으로 행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보다는 단순히 세상에 영향을 미치고, 도움이 되고 싶다는 지극히 이상적인 그림을 그렸었다. 우리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며칠 밤을 새우고, 시작도 하기 전에 좌절한 적도 여러 번이었다. 또 이미 시중에 내놓은 자식 같은 서비스들을 갈아엎었던 것도 부지기수였다.금융 관계자들도 정말 많이 만났다. 매월 평균 200명 정도 만났는데 많을 때는 아침 7시부터 새벽까지 강행군을 펼치기도 했다. 핵심은 앞으로 금융 시장에서 우리 서비스가 얼마나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반향을 일으킬지 전달하는 것이었다. 또 금융 시장은 몇 년만 지나도 많은 것이 바뀌어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덧붙였다.하지만 현실의 벽은 높고 가혹했다. 생각해보면 지금 뱅크샐러드는 회원 수 260만을 훌쩍 넘긴 국내 대표 돈 관리 서비스로 잘 알려져 있지만, 당시는 월평균 접속자가 지금의 1/10도 안 되던 때였다.5년이 흐른 후 실제로 금융 환경은 눈에 띄게 달라졌다. 창구에서 얼굴을 마주 보며 일대일로 진행하던 상품 개설은 온라인으로 넘어온 지 오래다. 인터넷뱅킹도 PC가 아닌 앱 기반으로 변화했다. 심지어 송금은 은행 앱에 접속하지 않아도 가능하고, 모든 금융권의 정보를 핀테크 앱 하나만 접속해도 다 볼 수 있다. 불과 몇 년 사이 많은 것이 바뀐 것이다.여기서 끝이 아니다. 내년부터는 정부의 ‘마이데 이터(My Data)’ 산업이 시작되고 기업들은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 그러면 각각의 산업 분야는 더 고도화될 수 있고, 금융 시장도 지금보다 한 단계 더 진화할 수 있다. 고객을 위해 더 새로운 서비스들을 개발할 수 있는 출발점에 다시 서게 된 것이다.뱅크샐러드는 마이데이터 금융 분야의 시범기업으로 선정돼 오래전부터 데이터 기반의 서비스들을 구상하고 실행해왔다. 얼마 전에는 민감한 정보로 알려진 건강검진 결과와 보험 상품 데이터를 활용한 ‘보험설계’를 출시해 정부와 업계에서 극찬을 받았다. 이종 데이터를 결합한 새로운 금융 서비스로 미래 데이터 산업의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였다.뱅크샐러드가 계속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은 뭘까. 나는 꿈꾸기를 멈추지 않은 것이 우리가 지속할 수 있었던 힘이라고 생각한다. 꿈을 이루기 위한 도전은 항상 실패에 따른 두려움을 동반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꿈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의 경험과 배움이 우리를 성장하게 한다고 믿었다. 나아가 사람들을 풍요롭게 만드는 양분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졌다. 그 밑거름이 좋은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었고, 이제는 고객과 업계에서 조금씩 인정을 받고 있다.현재 내가 그리는 꿈은 데이터를 통해 세상을 이롭게 하는 것이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에게 더 좋은 혜택을 선물하고, 기업은 새로운 산물을 창출하게 해 더 많은 사람이 금융 정보의 비대칭성을 극복하고 금융을 더 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한다.우리는 계속 꿈꿀 것이다. 새로운 꿈을 꿀 수 있다는 것은 곧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여전히 많다는 것을 의미하기에 기다리고 있는 다음 꿈을 향해 나아갈 예정이다. 그리고 이 꿈들을 바탕으로 뱅크샐러드가 앞으로 어떤 서비스를 보여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