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주목받는 IPO는 승차 공유 업체나 소셜네트워크가 아니다. 남들보다 나은 품질 하나로 업계를 뒤흔든 화상회의 앱 줌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진열용 책자에 게재해도 될 만큼 아름다운 재무 수치를 자랑하는 줌은 현재 월스트리트에서 가장 주목받는 새 주식이다.
나스닥 개장 직전, 환호하는 군중을 대상으로 연설하는 에릭 위안 줌(Zoom) CEO의 모습은 많은 이에게 낯설었다. 얼굴에 옅게 드러난 수줍은 웃음은 “오늘부터 새로운 게임이 시작된다”는 그의 선언과 함께 사라졌다. 줌은 비슷한 시기에 기업공개를 한 두 소비자 기업 리프트나 핀터레스트처럼 잘 알려져 있지는 않다. 하지만 위안을 아는 사람에게 놀라운 사실은 그가 그 자리에 올랐다는 것이 아니라, 그가 그 자리에 실제로 모습을 드러냈다는 것이었다.



인터넷 화상회의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줌의 설립자 위안은 자신의 사업에 걸맞게 행동한다. 위안이 모국 중국에서 엔지니어 수백 명을 고용하고 그들을 직접 만나기까지 3년이나 걸렸다. 최상위 벤처캐피털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유치했을 때도 모습을 드러냈다. 방 안에 있는 모든 투자자가 줌 앱을 다운로드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위안은 IPO 로드쇼 성사를 위해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 있는 본사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약 80㎞ 거리를 친히 이동하여 투자자들과 점심 한 끼를 먹고 다시 직장으로 돌아갔다. 다른 모든 사람은 투자 규모가 크든 작든 상관없이 줌을 통해 온라인에서만 위안을 만날 수 있었다. 위안이 비행기를 타고 뉴욕까지 날아간 건 지난 5년을 통틀어 여덟 번째 출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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