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 리스 캐나다구스 CEO는 원래 가족의 고루한 패딩 사업에 조금도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항공사 직원들 중에 충성스러운 사용자가 많다는 걸 알게 되면서 조그만 가족 사업을 수십억 달러 브랜드로 키워낼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밖에는 눈보라가 휘몰아치지만, 대니 리스(Dani Reiss, 45)가 방문한 토론토 캐나다구스 생산공장 안은 안전하고 따뜻했다. 그는 사람들에게 초경량 후터라이트(Hutterite) 거위털을 깔끔하게 파카에 넣는 법을 시연하려던 참이었다. 그가 닳아빠진 페달을 밟자 덜컥 소리와 함께 작동을 시작한 기계는 윙윙 소리를 내며 돌아갔다. 그러자 금속 파이프에서 5g짜리 흰 깃털 뭉치가 훅 튀어나오더니 소매 부분으로 쏙 들어갔다. 마치 총신에서 총알이 나온 것 같았다. “어렸을 때는 이 기계를 가지고 많이 놀았어요.” 그가 기계 소리를 뒤로하고 외쳤다.
일손을 돕던 어린 시절 이후 많은 것이 변했다. 그때만 하더라도 대니 가족은 고품질 아우터웨어를 소량으로 생산하는 작은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었다. 할아버지가 세운 회사의 이름은 ‘메트로 스포츠웨어’였다. 광고는 하지 않았다. 그럴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L.L. 빈과 에디바우어를 비롯한 다운재킷 브랜드에 외투를 납품했다. 물론, 자체 패딩 브랜드 ‘스노구스’도 있었다. 인지도가 높지는 않았지만, 지구상 가장 척박한 기후환경에서 근무하는 사람들, 예를 들어 캐나다 북극 보호 공원 관리인이나 온타리오주 경찰,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한 최초의 캐나다인 로리 스크레슬릿 등 유명인사, 남극 맥머도 기지 과학자들 사이에서는 충성도가 높은 브랜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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