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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요셉 에덴파라다이스호텔 이사장 

“신개념 힐링 호텔로 진정한 삶의 가치 전파” 

‘대자연 속 진정한 휴식과 회복’을 표방하는 에덴파라다이스호텔의 곽요셉 이사장을 만났다. “삶과 죽음, 사색과 치유가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특별한 공간에서 더 많은 사람이 영혼의 안식을 누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하는 그에게서 진정한 삶의 가치를 전하고자 하는 진지함을 엿볼 수 있었다.

▎지난 8월 14일 경기도 이천의 에덴파라다이스호텔에서 만난 곽요셉 이사장.
에덴파라다이스호텔은 경기도 이천 도드람산 자락에 자리한 힐링 리조트다. 3년 전,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가 최시영이 설계를 맡아 자연친화적인 휴식 문화 공간을 탄생시켰다. 이 호텔의 모토는 ‘싱그러운 정원 속 진정한 휴식과 회복’이다.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이 자연에 안겨 추억을 만들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무엇보다 1만m²에 달하는 아름다운 정원이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블루베리가든, 키친가든, 호수가든 등 테마별 가든과 3개 유리 온실, 곳곳의 꽃과 나무가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화사하고 싱그러운 분위기 덕분에 야외 결혼식과 와인 파티, 야외 음악회 장소로도 각광받고 있다.

아늑한 자연환경뿐만 아니라 프리미엄 부대시설도 눈여겨볼 만하다. 미슐랭 가이드가 인정한 레스토랑 ‘세상의 모든 아침’, 홍차 전문점 ‘티 하우스 에덴’, 스페셜티 커피로 명성이 자자한 ‘알렉스 더 커피’에서는 여유로운 분위기에서 다양한 요리와 음료를 즐길 수 있다.

에덴파라다이스호텔이 더욱 특별한 이유는 자연친화적인 리조트 시설과 함께 예배당과 봉안당(납골당)을 함께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정원 속 식물들의 역동적인 생명력, 차분하고 고요한 예배당과 봉안당의 경건함이 조화를 이룬다.

지난 8월 14일, 대자연 속에 진정한 삶의 가치를 담아낸 독특한 콘셉트의 호텔로 주목을 받고 있는 곽요셉 에덴파라다이스호텔 이사장을 만났다. 경기도 분당에 있는 예수소망교회 담임목사이기도 한 곽 이사장은 “모두가 웰빙을 외치며 잘 먹고 잘 사는 문제에만 관심을 갖는 비정상적인 현상을 바로잡고 싶은 마음에 이 호텔을 구상하게 됐다”면서 “앞으로 이 호텔이 안식과 치유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우선 호텔 설립 배경이 궁금하다.

“사람은 공간을 만들고 공간은 사람을 만든다.” 나는 이 문장이 굉장히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공간은 그 공간에서 보내는 시간의 문제이기도 하고, 우리 의식의 문제이기도 하며, 삶의 문제이기도 하다. 나는 뒤틀린 현대사회를 정상화할 수 있는 방법으로 공간에 주목했다. ‘삶과 죽음을 한 공간에 배치한다면 사람들이 현실 너머의 좀 더 근원적인 생각을 하게 되지 않을까?’, ‘삶과 그 결말인 죽음의 동거가 사람들을 좀 더 초탈하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철학적인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이 공간을 구상했다.

이 호텔의 특징을 한마디로 설명한다면?

삶과 죽음이 함께하는 공간이다. 우리는 언젠가부터 죽음을 멀리하며 지내고 있다. 너도나도 ‘웰빙’에 열광하며 잘 먹고 잘 사는 것에만 관심을 갖는다. 하지만 죽음은 삶만큼이나 현실적이고 중요한 문제다. 아무리 웰빙을 잘해도 마지막에 웰다잉을 못하면 아무 소용 없다. 그래서 나는 인적 드문 산속에 버려놓은 묘지를 다시 우리 곁으로 데려와 삶과 같이 보듬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죽음을 인식해야 현재 삶에 더 충실하고 바르게 살 수 있다고 확신한다.

도심 호텔들과 가장 큰 차별점은?

자연으로 둘러싸인 이곳은 현대인들에게 깊은 사색의 시간을 제공한다. 바쁜 일상에 치여 당장 눈앞의 일만 생각하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이 공간을 마주하는 순간 ‘삶과 죽음의 공존’이라는 근원적 사고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준다. 안식의 자리이자 치유의 공간에서 인식 전환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는 터닝 포인트가 되는 것이다.

이 호텔을 통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가족의 회복이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꼭 이곳에 들러보라고 권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사람들은 죽음을 굉장히 두렵고 이질적인 것으로 치부한다. 또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장례 시설들은 하나같이 어둡고 무겁다. 하지만 죽음은 그런 게 아니다. 우리 가까이에 있는 현실이고 일상이다. 시설도 어둡고 무거울 필요가 전혀 없다. 오히려 오다가다 가끔 들러서 차도 마시고 휴식도 취하는 공간이 돼야 한다. 부모가 돌아가시면 형제들이 뿔뿔이 흩어지고 무덤 앞에서나 일 년에 한두 번 모이는 가족이 많다. 그런데 이런 공간이라면 기존 모습들을 충분히 바꿀 수 있다. 일상적으로 모이는 데 전혀 거부감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가족 회복의 시작이다. 죽음이 가족을 다시 모이게 만들고 일으켜 세우는 것이다.

향후 이 호텔을 어떤 방향으로 운영해나갈 계획인지 밝혀달라.

내가 이 호텔을 짓게 된 건 시대적인 요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 사회에 반드시 필요한 덕목들, 즉 삶과 죽음의 공존, 사색과 치유, 안식과 쉼 등을 함축적으로 담아낼 수 있는 그릇이 바로 이곳이다. 에덴파라다이스호텔은 개인이나 특정 교회의 소유가 아니라 사회 전체가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공간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한국의 장례문화에도 큰 변화가 있지 않을까 예상한다. 이곳처럼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일상적인 공간이 많이 생겨날 것이라고 전망한다. 하지만 현재 지자체나 개인이 운영하고 있는 시설들은 이런 변화를 따라가기가 매우 어려울 것이다. 수익사업으로 운영하기엔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아마도 우리 같은 개신교를 비롯해 천주교나 불교에서 그 역할을 대신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우리는 많은 비용을 들여 시설을 짓고 유지하고 있지만, 이곳에서 나오는 수익은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사회에 환원할 예정이다. 그리고 더 많은 이가 이곳에서 새로운 삶의 가치를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 오승일 기자 osi71@joongang.co.kr·사진 전민규 기자

201909호 (2019.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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