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트의 파워와 위상이 세계를 주름잡고 있다. 그중 드라마 한류를 주도하고 있는 국내 최대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스튜디오드래곤의 초대 대표를 맡은 최진희 대표가 대차게 쌓아 올리는 성과를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최진희 스튜디오드래곤 대표이사(가운데)가 2017년 11월24일 코스닥 시장에 회사를 상장한 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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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드래곤의 올해 매출은 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업계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2016년 설립 이래 지난 4년간 연평균 매출성장률 70%를 상회해왔다. CJ ENM 드라마사업부가 물적 분할하며 설립한 스튜디오드래곤은 국내 최고 작가와 연출가를 공격적으로 영입하며 최강 크리에이터 군단을 구성했다. 드라마 기획부터 제작·판매까지 종합적으로 영위하며 국내 드라마 시장의 ‘최상위 포식자’로 등극했다. 양적으로 연간 제작 편수는 국내 최대다. 스튜디오드래곤의 2018년 드라마 제작 편수는 26편이며 올해는 31편이 제작, 방영될 예정이다. 국내 다른 드라마 제작사가 연평균 4편 정도 제작하는 점을 고려하면 제작 역량은 압도적이다.질적으로는 CJ ENM에서부터 다년간 확보한 제작 노하우로 드라마에서 접근하기 힘든 다양한 소재와 완성도로 무장하고 국내 드라마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역대급 텐트폴* 작품들 중 다수가 스튜디오드래곤 작품이다. [미생], [시그널], [도깨비], [미스터 션샤인] 등 히트작과 더불어 최근 [아스달 연대기], [호텔 델루나], 넷플릭스 오리지널 [좋아하면 울리는] 등으로 성공 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 텐트폴-유명 감독과 배우, 거대 자본이 투입돼 흥행이 예상되는 작품으로 가장 역량을 집중한 작품을 일컬음.“해외 매출 비중 50%까지 올리겠다”최진희(51) 스튜디오드래곤 대표는 콘텐트 제작·유통에 잔뼈가 굵은 인물로 평가된다. 업계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마당발로 불린다. 최 대표의 이력을 살펴보면, 1993년 덴츠영앤드루비컴에서 광고 제작으로 업계에 발을 들였다. 이후 대우영상사업단으로 옮겨 외국영화 수입 업무를 맡았고 온미디어에서도 콘텐츠구매팀장으로 근무했다.온미디어를 인수한 CJ ENM에서 최 대표는 [미생], [오 나의 귀신님] 등 드라마 제작을 총괄했다. 이후 작품의 성공에 힘입어 CJ ENM 콘텐츠사업본부장, 드라마사업본부장을 거쳐 2016년부터 스튜디오드래곤의 초대 대표를 맡고 있다. 임기는 2022년 3월 말까지다.최 대표는 그동안 콘텐트 제작사로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우수한 크리에이터 영입에 주력했다. 드라마 제작의 핵심 역량은 결국 ‘핵심 인재’의 상상력과 노하우에서 만들어진다는 판단에서다. 문화창고(박지은 작가), 화앤담(김은숙 작가), KPJ(김영현, 박상연 작가), 지티스트(노희경 작가) 등 국내 주요 제작사를 인수해 유수의 인재들을 영입했고 2019년 2분기 기준 183명에 이르는 국내 최고 크리에이터 군단을 확보하고 있다. 최 대표는 성공의 법칙을 아는 전문가들의 협업으로 콘텐트 질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렸고 이는 꾸준한 실적 상승의 원동력이 됐다.최 대표는 2020년까지 국내 드라마 시장에서 점유율을 40%까지 높이고 해외 매출을 연평균 30%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래서 해외시장 진출 확대에 부쩍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2017년 기업공개(IPO) 당시 “코스닥 상장을 계기로 사업 역량을 한층 강화하고 글로벌 제작사 및 플랫폼과 활발히 협업하며 글로벌 메이저 스튜디오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을 밝힌 바 있다.이미 텐트폴 작품을 넷플릭스에 판매하면서 콘텐트의 해외 유통 판로를 성공적으로 확보했다. 제작비 430억원 규모의 [미스터 션샤인]을 280억원에 판매했다. 제작비의 7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일반 드라마 제작사와 달리 평균 60%에 이르는 높은 작품 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스튜디오드래곤은 기존 일본, 베트남, 태국 등 아시아 지역 중심의 유통 구조에서 현지 합작, 해외 리메이크 제작 등 현지화 전략도 구사하고 있다. 스튜디오드래곤의 2019년 2분기 기준 매출 비중은 해외 32.9%, 국내 67.1%로 아직은 국내 비중이 높다. 하지만 현지/ 글로벌 사업자와 공동 제작 및 해외 리메이크 제작 확대로 2021년까지 해외 매출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최 대표의 공언대로 스튜디오드래곤의 해외 진출이 궤도에 오르고 글로벌 M&A를 통해 현지 직접 제작에 나설 경우 가파른 외형 성장과 함께 국내 1위 드라마 제작사를 넘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것으로 전망된다.우선 자사소유 저작권(IP)을 가진 글로벌 드라마를 세계시장에 선보이기 위해 2020년 하반기경 미국지사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한편, 지난 9월 19일 스튜디오드래곤은 최초로 영화제작사 투자에 나섰다. 영화 [청년경찰] 등 제작사 중견 영화제작사 무비락의 지분 약 20%를 사들였다. 업계에서는 드라마와 영화의 크로스오버가 확대되는 추세에 따라 콘텐트 제작 역량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으로 보고 있다.- 이진원 기자 lee.zinon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