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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성다이소 사회공헌 현장 동행취재 

삼척 도계 탄광촌에 ‘희망’ 심은 국민가게 다이소 

아성다이소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활동에 본격적으로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사회공헌 프로그램 ‘다누리(다이소와 함께하는 행복한 세상)’를 구축하고 지역사회, 사회적기업, 소비자와 연계한 4개 핵심 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그 첫걸음인 강원도 삼척시 도계지역 아동 지원 활동에 박정부 회장이 직접 나섰다. 그 현장을 함께 다녀왔다.

▎사진:아성다이소
해발 1000m가 넘어가니 산봉우리 곳곳에 흰 눈이 쌓여 있다. 버스가 힘겹게 백두대간 고개를 넘자 발밑으로 검은 산기슭이 드러난 탄광촌이 나타난다. 강원도 삼척시 도계 읍내다.

도계읍은 일제강점기부터 1960년대까지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탄광촌이었다. 그러나 1980년대 후반 수요 감소와 석탄합리화 정책으로 광산이 문을 닫으면서 쇠락의 길을 걸었다. 현재 도계에는 3개 탄광이 남아 있다. ‘폐광지역개발지원에 관한 특별법’(폐특법)이 두 차례 연장되면서 지원이 이어졌지만 산업 기반 붕괴를 막을 수 없었고 주민들은 인근 도시로 빠져나갔다. 한때 5만 명이 넘었던 인구는 1만 명 아래로 쪼그라들었다. 광부들이 머물던 사택촌이 흉물스럽게 방치된 지 오래다.

아성다이소가 최근 시작한 사회공헌 프로그램 ‘다누리’의 첫 활동 대상이 바로 이 도계 탄광촌이다. 이혼율이 높아 조손 가정, 한 부모 가정 비율이 전국 평균의 2~3배를 웃돌지만 아동·청소년을 위한 문화·교육 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현실에 주목했다. 현재 도계지역엔 도계재가노인복지센터와 도계장애인보금자리, 도계청소년장학센터 등이 운영되고 있지만 아동을 위한 시설은 턱없이 부족하다. 아성다이소는 이 같은 도계지역의 어려움을 전해 듣고 지역 내 센터에 맞춤형 아동·청소년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내용으로 구호단체 글로벌비전과 MOU를 체결했다.

겨울바람이 매섭던 지난 12월 2일 오전 아성다이소의 CS팀, 매장지원팀, IT팀, 마케팅팀 등 임직원 30여 명이 아동·청소년 프로그램 지원과 연탄배달을 위해 도계를 찾았다. 강원 지역의 다이소 매장 대리점장들도 합류했다. 이날 현장에 함께한 박정부 아성다이소 회장은 “우리 회사 이름은 잘 알려졌는데 그동안 사회공헌 활동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번 기회에 선의와 배려가 담긴 사회활동을 제대로, 체계적으로 시작하자”고 말했다. 박 회장은 봉사활동에 나선 직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독려했다.

퇴락한 탄광촌 찾아 지역 아동 후원협약 체결


▎박정부 아성다이소 회장(오른쪽)과 임직원 30여 명이 12월 2일 사회공헌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을 찾아 소외계층 집에 들여놓을 연탄을 나르고 있다. / 사진:아성다이소
도계지역 사회공헌활동 첫 행사는 연탄 나르기. 석탄을 캐는 마을이지만 연탄 한 장이 아까워 맘대로 때지 못하는 주민이 상당하다. 연탄 배달 대상은 다문화가정으로, 남편이 기간제근로자라 형편이 좋지 못한 곳. 한 사람이 간신히 지나갈 만한 골목의 끝에 다다르자 블록 홑벽에 슬레트 지붕을 얹은 단층주택이 나타났다. 한겨울 바람을 제대로 막지 못할 듯 위태로워 보였다. 아성 다이소 직원 30여 명은 긴 골목에 인간 띠를 만들어 연탄을 날랐다. 연탄 배달을 처음 해보는 직원이 대부분이라 손에 익숙지 않았지만 서로 격려하며 밝은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날 아성다이소는 에너지 취약가정에 연탄 2000장을 전달했다.

이후 도계지역아동센터를 찾아 글로벌비전과 아동·청소년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다. 현재 운영 중인 도계와 흥전 지역아동센터를 ‘희망과 꿈을 키우는 공간’ 콘셉트로 변경해 ‘다누리하우스 1호점’을 개설하는 내용이다. 이번 협약으로 아성다이소는 총 5000만원 상당 예산을 지원해 다누리하우스의 급식 질을 높이고, 보육교사 인건비를 추가로 부담해 돌봄서비스 종료 시간을 연장했다. 아동센터가 밤 10시까지 운영되는 만큼 아이들은 늦게까지 보육교사의 보살핌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박 회장은 현장에서 어린이 100명에게 핫팩, 담요, 귀마개 등 방한 용품과 학용품이 담긴 행복박스를 선물했다.

CSR 강화해 ‘대한민국 기업’ 이미지 제고


▎사진:아성다이소
다누리하우스에서는 음주, 흡연 등 탈선의 유혹이 많은 환경에 처한 청소년들에게 목표의식을 고취해줄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현재 진행 중인 ‘스쿨 치어리딩 교실’을 확대 운영하면서 전국대회 출전도 목표로 삼았다. 지역아동센터 관계자는 “치어리딩 교육의 효과는 상당하다. 무대에 올라 발표하고 각종 대회에서 상도 받으면서 아이들의 자존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아성다이소 관계자는 “도계지역 안착 후 매장과 연계한 형태의 다누리하우스를 타 지역으로 확대 추진할 계획”이라며 “좋은 기업 ‘국민가게 다이소’ 이미지를 이슈 지역에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동반성장과 고용창출에 주력해왔던 아성다이소 입장에서 ‘다누리’ 프로그램은 일종의 확장판이다. 파트너들과 함께하는 나눔 활동에 더해 소비자와 접점을 만들겠다는 의도다. 최근 ‘일본 제품 불매 운동’ 과정에서 아성다이소를 일본 기업으로 오해한 일부 소비자의 공격에 시달린 것도 이 같은 결정에 한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성다이소는 다이소의 사업과 관련된 유무형적 자산을 활용해 크게 4개 축으로 사회공헌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지역사회와 공감, 사회적기업과 동행, 미래와 꿈을 위한 동반자, 행복박스 릴레이 등의 프로그램이다.


아성다이소가 사회공헌활동에 본격적으로 나선 배경에는 “회사가 커질수록 그에 맞는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박 회장의 결심이 컸기 때문이라고 한다. 1997년 5개 매장에서 출발한 다이소는 2018년 매장 1300개, 매출 1조9786억원을 올리는 국내 대표 균일가 숍으로 성장했다. 2019년 매출은 2조원을 거뜬히 넘을 것으로 보인다. 모든 행사를 마치고 버스에 오른 박 회장은 “도계지역 내 아동과 청소년에게 따뜻한 온정을 전달할 수 있어 기쁘다. 아성다이소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은 이제 시작이다. 회사가 그동안 받은 사랑을 지역사회와 구성원들에게 돌려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삼척=조득진 기자 chodj21@joongang.co.kr

202001호 (2019.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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