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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포브스코리아·한국경영사학회 CEO 포럼 

중국 100년 기업의 위기 극복 

포브스코리아와 한국경영사학회가 공동 주최하는 2019 CEO 포럼이 지난 11월 29일 성균관대 경영관에서 ‘글로벌기업의 장수경영’이라는 주제로 열렸다. 이번 포럼에는 기조강연과 연구논문 4편이 발표됐다.

▎지난 11월 29일 성균관대학교에서 열린 ‘2019 포브스코리아· 한국경영사학회 CEO 포럼’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했다.
“마오타이주(茅台酒)는 우리나라 군 단위 정도의 시골 오지에서 전통주 하나로 명품을 만들어 세계적 명성과 경제적 부를 이룬 사례로 자동차, 철강 같은 거대한 제조업이나 첨단산업이 아니라도 세계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지난 11월 29일 성균관대 경영관에서 열린 ‘2019 포브스코리아·한국경영사학회 CEO 포럼’에서 유성기 동북아경제연구원 원장은 150년 장수기업 마오타이주창(양조장)의 위기 극복 전략과 글로벌 성장 사례를 소개했다. 한국경영사학회는 올해 연구 주제를 ‘중국의 장수기업 연구’로 정하고 지난 7월 8일부터 13일까지 중국을 방문해 증류주의 왕이라고 알려진 마오타이주 생산기업을 탐방했다.

지난 2001년 상하이 증시에 상장한 구이저우마오타이(이하 마오타이)는 당시 주당 발행가가 31.39위안이었으나 2019년 11월 21일 종가 기준 주당 1231위안(약 20만원)까지 올랐다. 발행가의 39배 수준이다. 중국의 대표적인 ‘황제주’로 평가받는 마오타이는 2019년 고공 행진하며 시가총액도 1조5468억 위안(약 285조7700억원)으로 세계 최대은행인 공상은행을 제치고 중국 본토 증시에서 1위에 올랐다.

마오타이는 우량예(五粮液)와 함께 수백 년 전통을 자랑하는 중국 백주의 명가지만 1990년대만 해도 매출이 우량예의 10분의 1에 불과했다. 마오타이와 우량예는 중국 백주업계의 양대 산맥이지만 기업 철학과 브랜드 이미지 면에서 판이한 기업이다. 마오쩌뚱과 저우언라이, 덩샤오핑 등 중국 최고지도자들이 즐겨 마셨던 마오타이주는 가격이 1200위안(약 20만원)이 넘는 고급 브랜드로 소량 생산했다. 그리고 매출의 40% 이상을 정부 소비에 의존해 안정적이다. 하지만 2013년 시진핑 주석의 반부패방지정책으로 마오타이주가 사치품으로 분류돼 매출과 주가가 반토막이 났다.

마오타이는 발 빠르게 위기 대처에 나섰고 제품 다양화 전략 등 과감한 변혁을 시도했다. 친서민적 주류 브랜드를 개발해 소비자층을 늘렸고, 마오타이주에 문화라는 옷을 입혀 “중국 전통 양조법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이를 ‘133 브랜드 전략’이라 일컫는다. 133브랜드 전략의 1은 기존 고급품인 페이텐 마오타이로 선두에서 달리고, 중가품인 3마오가 종횡으로 활약하고, 저가품 3장이 각 지방에 침투했다. 마오타이는 중국의 경제성장으로 고소득자가 늘어나자 대중화 길에 나섰고 더불어 젊은 층과 글로벌 시장을 흡수하며 성장을 이뤄낸 것이다.

한국경영사학회는 마오타이가 세계 제일의 주류기업을 만들어낸 비결을 분석하고, 장수기업으로서 장인정신과 경영전략을 연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유 원장은 “마오타이가 150년간 장수할 수 있었던 요인은 모든 종사자가 기본을 존중하고 법도를 따른다는 정신을 굳게 지킨 덕분”이라며 “전통적 양조기법 바탕에 독창적인 제조공법을 끊임없이 개발하고, 장인정신을 발휘해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작품을 만들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우리의 전통주를 집중 육성하여 세계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K리쿼(K-Liquor)를 제안했다. 마오타이의 성공으로 마오타이주창에 취직하기 위해 중국 청년들이 귀향하고, 수많은 관광객이 전 세계에서 몰려오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원장은 “우리 전통주 육성 사업은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고 지역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일거양득의 정책”이라고 제안했다.

전통 중시하면서도 끊임없는 연구개발 나서


▎중국 국제주류 엑스포의 ‘마오타이주’ 홍보 부스./ 사진:신화(XINHUA
중국의 또 다른 대표 장수기업 전취덕(全聚德)은 1864년에 문을 연 북경오리 전문 음식점이다. 100년이 넘도록 특색 있는 북경오리 요리를 비롯해 ‘전압석(全鴨席)’과 400개 이상의 독특한 요리를 개발하며 변화해왔다. ‘전취덕의 발전현황 연구’ 발표를 맡은 최명철 가천대 교수는 전취덕의 역사와 발전과정을 소개하고 현대적 경영이론에 입각해 성장 요인을 분석했다.

최 교수는 “전취덕은 다른 라오쯔하오(老字號, 중국이 100년 이상 역사가 긴 전문판매점에 주는 등록상표) 기업보다 앞서 증권시장에 상장해 국유기업의 주식화라는 기업지배구조를 갖추고 선진화 기법을 도입했다”며 “메뉴 개발 등 핵심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자본력과 브랜드 파워를 내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인 결과, 우수한 실적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포럼은 ‘지속가능한 여성기업에 대한 사례연구’, ’중국, 아세안 기술 외교사’ 등의 발표도 이어졌다. 33주년을 맞는 한국경영사학회는 1925년 하버드대학교 그래스(Norman S.B. Gras) 교수를 주축으로 경영대학원에서 ‘경영사’ 강좌가 개설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경영사학 연구가 크게 확산되자 1986년 설립됐다.

- 이진원 기자 lee.zinone@joongang.co.kr·사진 전민규 기자

202001호 (2019.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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