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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를 이기려면 

 

체내 ‘쓰레기 통로’를 고치기 위한 세포 연구의 결과를 제대로 활용한다면, 온갖 종류의 바이러스 감염을 막을 수 있다. 어쩌면 코로나19도 막을 수 있을지 모른다.
기운 빠지는 소식이다. 에볼라, 사스(SARS), 코로나19 같은 바이러스에는 수십 종의 박테리아, 심지어 아직 발견되지 않은 박테리아까지 박멸할 수 있는 페니실린 같은 만능 항생제가 없다. 연구자들은 지난 수십 년간 ‘바이러스계의 페니실린’이란 성배를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

그런데 이런 절망적 상황이 곧 바뀔지도 모른다. 2017년 포브스 ‘30세 미만 리더 30인’ 중 하나로 선정된 앨리스 장(Alice Zhag) 덕분이다. 그녀가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한 버지 지노믹스(Verge Genomics)는 수년 전부터 신경세포 손상으로 일상을 파괴하는 ‘루게릭병’, 근위축성측삭경화증(ALS) 치료제 개발에 전념했다. 최근 앨리스 장이 개발한 ALS 치료제를 응용하면 코로나19를 비롯한 여러 바이러스에도 효과적인 약물을 만들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앨리스 장은 “중요한 발견입니다. 치료제를 확보해야 지금과 같은 상황이 재발하는 걸 막을 수 있으니까요”라고 말했다. 버지가 확보한 치료제 후보를 적용하여 개발된 여러 약물은 매사추세츠 병원균대비컨소시엄(Massachusetts Consortium on Pathogen Readiness)이 실시한 테스트에서 코로나바이러스를 상대로 “상당히 높은 효과를 보여줬다”고 연구 총괄 중 한 명인 마크남척 박사가 말했다.

그러나 방심할 수는 없다. 실험실에서 효과가 있었다고 인체에도 똑같이 효과가 있다는 법은 없기 때문이다. 가능성 높은 약물 후보가 있다 해도 실제 출시까지 이어질 확률은 10%도 안 된다. 기존 약물을 다른 질병에 맞게 재설계하는 것 또한 성공률이 10% 남짓이다. 버지가 개발한 치료제는 세포 내 쓰레기 물질을 재활용하는 ‘쓰레기 통로’를 고치는 역할을 한다. 앨리스 장은 ALS 같은 병에 걸리면 신경계의 쓰레기 물질 배출과 재활용 과정이 “엉망이 되면서” 문제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바이러스도 이 통로를 이용해서 인체에 침투해 세포를 감염시킨다. 따라서 ‘쓰레기 통로’에 정확하게 작용하는 약물을 만들면, 바이러스가 인체에 침투하는 걸 막고 감염을 멈출 수 있다.

다음 과제는 임상실험을 함께 수행할 대형 제약사와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것이다. 임상실험은 2021년 초에 시작할 계획이다. 실험 결과가 좋다면 치료제는 “앞으로 모든 바이러스성 전염병에 맞서는 최전방 방어선이 되어줄 것”이라고 그녀는 말했다.

※ 2017년 포브스 '30세 미만 리더 30인’ 중 하나로 선정된 앨리스 장.

- ALEX KNAPP 포브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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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호 (2021.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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