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AI 혁신의 가속화 

 

지난 10년간 출간된 기술서 중 가장 영향력 있는 책을 꼽는다면 절대 빠지지 않는 책이 바로 리카이푸의 『AI 슈퍼파워: 중국, 실리콘밸리 그리고 새로운 세계 질서』이다. 인공지능(AI)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 리카이푸는 타이페이 출신으로 1980년대 카네기멜론대학에서 음성인식 프로그램을 개발한 AI 선구자다. 연구직을 떠나서는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실리콘그래픽스와 구글에서 일하며 중국과 미국을 오갔고, 이후에는 구글 차이나 사장을 역임했다. 현재 베이징에 거주하며 AI 전문 벤처투자사 시노베이션(Sinovation)을 운영 중이다. 포브스는 지난 10월 초 리카이푸와 (온라인) 인터뷰를 진행했다.
포브스 아시아: 『AI 슈퍼파워: 중국, 실리콘밸리 그리고 새로운 세계 질서』(이하『AI 슈퍼파워』)로 업계의 글로벌 스타가 됐다. 책을 쓴 계기는.

리카이푸: 중국은 데이터와 AI, 기업가 생태계를 빠르게 발전시키며 모방국에서 진정한 혁신국으로 거듭났다. 그 결과 지금은 미국과 함께 AI 개발을 이끌고 있다. 『AI 슈퍼파워』가 출간된 2018년에는 이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많았다.

『AI 슈퍼파워』출간 후 3년 동안 일어난 변화 중 무엇이 가장 놀라운가.

AI 혁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됐다. 연구에서 실제 제품으로 이어지는 속도를 말하는 거다. 기술이 제품에 응용되는 과정이 단축됐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알고 있던 것보다 훨씬 빠르게 가속화되는 중이다. 컴퓨터 비전 알고리즘과 콘볼루션 신경망(CNN: convolutional neural networks)의 경우, 첫 연구 논문이 나오고 광범위하게 응용되기까지 30년이 걸렸지만, 이보다 최근에 나온 자연어 처리 기술은 구글에서 학술 논문을 발표한지 2년 만에 거의 모든 기업에서 응용 상품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AI의 경우 다수 영역과 국가에서 신속하게 도입되고 있으므로 조만간 다른 어떤 기술보다 빠르게 각종 상업 분야에서 적용·제공될 것으로 자신한다.

AI 분야에서 중국이 타고난 강점은 무엇인가.

틱톡을 예로 들어보겠다. 폭발적 성공을 거두었고, 미국 최고의 기업도 쉽사리 모방할 수 없는 서비스임이 입증됐다. 틱톡은 중국의 타고난 강점을 잘 보여준다. 중국 시장이 가진 엄청난 데이터를 활용해서 매력적이고 중독적이기까지 한 동영상을 사용자에게 보여준다. 그렇게 더 많은 데이터를 수집한 후, 이를 바탕으로 미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에 진출해서 전혀 다른 사용자를 대상으로 비슷한 경험을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 틱톡은 AI를 적용해서 개인별로 맞춤화된 경험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는 과정을 끊임없이 반복했다. 틱톡 사례는 상품만 좋다면 이를 반복 제공하면서 AI를 통해 더욱 흥미롭게 만들어 시장을 확대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렇게 글로벌 트렌드를 이끌 수 있다. 틱톡은 중국의 성공 스토리를 잘 보여준다. AI 기술 면에서 대단한 혁신은 없다고 할 수 있지만, 훌륭한 구현과 실행, 빅데이터, 반복, 공격적 성장으로 성공했다. 소비자AI 시장에서 중국이 찾은 성공 공식이다.

오래전부터 AI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투자 철학을 설명해달라.

세 단계로 이루어져 있다. 첫째, 데이터의 중요성을 안다. 둘째, 보유 데이터에 AI를 적용해 엄청난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음을 기억한다. 셋째, AI 기술이 빠르게 도입되는 방식을 관찰한다. 이 세 단계를 거치면 AI 기술을 보유한 기업보다 데이터를 보유한 기업의 가치가 훨씬 크다는 결론에 이른다. 기술보다 데이터 보유가 훨씬 큰 잠재력을 가진다는 뜻이다. 이런 통찰력을 바탕으로 시노베이션은 새로운 투자펀드를 설립했다. 최첨단 기술을 가진 AI 기업을 찾는 대신, 데이터를 가진 기업을 찾아내 투자한다. 데이터가 제대로 조직되어 있고 양이 많다면 좋고, 이 데이터가 사업 매트릭스와 잘 연계되어 있다면 더욱 좋다. 또 이들 데이터를 완전히 소유할 수 있는 기업이라면 아주 이상적이다. 그래서 아직 AI를 도입하지 않았지만 상당한 매출을 확보한 기업을 찾는다. 스타트업 단계는 졸업했지만 아직 덩치가 그렇게 크지는 않은 기업들이다. 가치가 5억~10억 달러인 기업을 찾아서 해당 데이터의 가치를 실현하도록 돕는다. 보유 데이터를 AI에 적용해서 수익과 시가총액이 빠르게 성장하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투자 분야를 말해달라.

금융데이터 기업이 데이터 활용을 300% 확대하는 걸 도왔다. 아주 손쉬운 작업이었다. 독특한 하드웨어 기업에도 투자한다. 기계 개발이나 제품 역량은 강하지만, 컴퓨터 역량은 없는 기업들이다. 지게차 제조 역량이 뛰어난데 AI는 적용하지 못하는 기업이 있다 치자. 우리는 엔지니어가 아니므로 AI 지게차를 직접 개발해주지는 못한다. 대신, 이들의 자문에 응해 해당 역량을 갖춘 기업을 인수하도록 돕거나 대학과 연계해줘서 함께 개발하도록 돕는다. 이런 ‘AI 부가가치’ 모델로 많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으며, 투자와 같은 방식으로 적용할 수 있음을 알게 됐다. 덕분에 우리에게 자문한 기업이 수익을 내면 우리도 수익을 낼 수 있다. 초기에 체결한 여러 계약이 모두 좋은 결과를 내서 기분이 아주 좋다.

AI 윤리와 관련해 논란이 많다. 이를 어떻게 보는가.

다른 사람이나 상황을 고려하지 않는 엔지니어는 아주 위험한 AI를 만들어낼 수 있다. AI를 훈련할 때는 성별이나 인종 등 여러 기준에서 균형 잡히고 다양한 데이터를 사용해야 한다고 엔지니어들을 교육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결과다. 엔지니어 교육 초기 단계에서부터 이런 윤리적 내용을 넣어서 엔지니어가 하는 일이 단순히 코드를 쓰고 수치를 얻으면 되는 게 아님을 인식하게 해야 한다. 이 과정을 개선하지 않으면 규제가 너무 많아지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그러나 이 문제는 우리가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

AI로 교육을 혁신할 수 있을까.

가능하다. 중국은 5년, 아니 그보다 훨씬 전부터 온라인 AI 교육을 시작했다. 우리투자 포트폴리오에는 약 100만 명에 달하는 중국 학생을 회원으로 확보한 영어교육 스타트업 ‘VIP키드’가 있다. 중국에는 교사가 너무 부족해서 온라인 교육이 대안으로 주목을 받았다. 현재 AI 교육이 꽃을 피우고 있으며 데이터도 증가하는 중이라 정교한 맞춤식 교육이 가능하다. AI 교사가 ‘춤추는 곰’ 등 만화 캐릭터의 모습으로 나타나 아이들에게 문제를 내고 반응을 이끌어내는 수업이다. 수업 효과에 대해 정량화된 측정을 한 결과, 이들 만화 캐릭터로부터 수학을 배운 아이들은 수행평가 점수가 더 높았을 뿐 아니라 수업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질문도 더 많이 했다.

※ 리카이푸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AI 권위자다.

- RICH KARLGAARD 포브스 기자

위 기사의 원문은 http://forbes.com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포브스 코리아 온라인 서비스는 포브스 본사와의 저작권 계약상 해외 기사의 이미지보기가 제공되지 않습니다.

이 점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202102호 (2021.01.23)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