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창업을 결심했다. 당시 중소벤처기업진흥공사의 청년창업사관학교 안내문이 눈에 띄었다.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을 지원해준다는 공고였다. 창업 초보였던 내게는 매우 감사한 내용이었고 바로 지원했다.당시 구상하던 아이템은 모바일 기반의 ‘잡네트워킹서비스(JNS)’였다. 전화번호가 저장된 사람들을 연결하여 구인구직 정보를 공유하고 추천해주는 서비스였다. 지인의 지인으로 정보가 오가기 때문에 신뢰도를 보장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었다.하지만 피드백은 절망적이었다. 링크드인(LinkedIn)과 너무 비슷하고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지도 잘 모르겠다고 했다. 그 이후로도 현재의 뱅크샐러드가 있기까지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다. 하나의 문제를 풀기 위해 적어도 10개 이상의 서비스를 시도하는데, 확률적으로 단 하나만 큰 성과를 만들어내고 2개 정도가 시장에 살아남는다. 결국 7번의 시도는 성공을 위해 치르는 수업료가 된다.이런 경험 끝에 나는 “저렴하게 실패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깨달았다. 누구든, 어떤 일을 하든 실패는 발생하기 마련이다. 다만 이때 얼마나 적은 ‘후회비용’으로 실패를 경험하느냐가 중요하다. 값싼 실패를 하는 것도 곧 능력이 된다. 어제 낸 아이디어가 오늘 실패하면 별로 아쉬울 게 없으나, 1년 동안 노력했는데 실패하면 상처가 크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직원들에게 ‘빠른 실행, 빠른 검증, 빠른 측정’을 강조한다. 누구라도 비싼 실패를 경험하지 않도록 회사 내에 실험 플랫폼을 만든 이유다. 실험 플랫폼에 쌓인 데이터는 하나의 노하우로 축적되고, 동시에 일하는 구성원 모두가 공유한다. 실험의 가설을 통한 경험과 학습이 반복되면 성공 확률은 더 높아진다. 실패의 기회비용을 줄이는 것. 빠른 실행과 검증 데이터가 전 직원에게 공유되는 것이야말로, 값싼 실패로 조직의 능력을 쌓는 길이다.동시에 하나의 목표를 위해 실패를 감수하면서 성공할 때까지 집요하게 파고드는 끈기도 필요하다. 같은 문제를 반복해서 풀어가는 과정이 성공을 만든다. 한 번의 실패를 경험하고 다른 문제로 넘어가 다시 도전하고, 또 다른 새로운 해결 과제를 찾는 경우도 많다. 값싼 실패가 능력이 되기 위해서는 ‘성공할 때까지’라는 전제조건이 숨어 있음은 당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