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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이 하나인 문제, 여럿인 문제, 없는 문제 

 

답이 없는 중요한 문제를 푸는 사람들을 리더라고 한다. 리더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그나마 총체적으로 가장 바람직할 것으로 보이는 미래를 상상하고, 제안하고, 설득하는 사람이다.
어릴 때 수학을 배우며 가장 흥미로웠던 사실 중 하나는 방정식을 풀기 전에 해가 과연 존재하는지, 존재한다면 몇 개가 있는지부터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세상에는 답이 한 개로 딱 떨어지는 문제도 있지만, 그보다는 답이 여럿이거나 아예 없는 문제가 더 많다는 것을 처음으로 명확하게 인지한 순간이었다.

딱 떨어지는 정답이 있는 문제는 그냥 풀면 된다. 사실 그보다 쉬운 방법도 있다. 이런 문제들은 보통 다른 사람들이 이미 풀어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미 나온 답을 참고하든 조언을 구하든, 이럴 땐 거인의 어깨에 올라타는 것이 상책이다.

답이 여럿인 문제는 선택과 포기를 동반한다. 대안을 늘어놓는 것까지는 누구나 곧잘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여러 옵션 중에서 하나를 고르기 위해 나머지 것을 포기해야 하므로 난도가 높다. 그래서 대부분의 경우 사람들은 선택을 포기하고 갈림길 앞에서 멈춰 서거나, 여러 개 답을 섞는 바람에 더는 답이 아닌 선택을 한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결단력과 추진력이다.

가장 큰 문제는 세상에는 답이 없는 문제가 더 많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개인의 자유는 어느 정도까지 제약될 수 있는가?(코로나 시대의 방역 문제 등이 여기에 해당할 것이다.) 시대를 막론하고 모든 인류가 따라야 할 윤리 규범은 과연 존재하는가?(세계 각국의 다양한 정치 체제와 종교 간의 공존 문제가 여기에 해당할 것이다.) 쓰고 보니 알겠다. 중요한 문제들은 대부분 답이 없다!

답이 없는 중요한 문제를 푸는 사람들을 리더라고 한다. 리더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그나마 총체적으로 가장 바람직할 것으로 보이는 미래를 상상하고, 제안하고, 설득하는 사람이다. 만약 리더가 이른바 정답이라는 게 있는 문제를 풀고 있다면, 다음 세 가지 중 하나일 가능성이 높다. 리더가 의무를 다하지 않고 있거나, 답이 있는 문제조차 풀 줄 몰라 리더에게 문의해야 할 정도로 조직이 유능하지 않거나, 조직문화가 경직되어 있거나.

그렇기 때문에 리더에게는 용기와 겸허함이 필요하다. 어디로 가도 문제가 되는 상황에서 어딘가를 가리켜야 하기 때문에 용기가 필요하고, 용기를 내서 가리킨 곳이 사실은 막다른 길이었다는 것을 인정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겸허함이 필요하다.


물론 공동체의 성공은 모두 함께 일궈내야 한다. 좋은 팔로워십 없이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좋은 리더십이 만들어질 수 없다. 우리 사회에 더 좋은 리더가 많이 나오기 위해서라도, 리더들이 푸는 문제의 불확정성에 대한 공감대도 지금보다 넓어지면 좋겠다.

- 윤수영 트레바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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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호 (2021.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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