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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대한민국 50대 부자] ICT 신흥부자 자존심 세운 김범수 

 

카카오의 시가총액이 처음으로 네이버를 앞질렀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으로 모든 플랫폼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인 김범수 의장의 자산도 고공행진 중이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한국을 대표하는 1세대 ICT 신흥부자다. 50대 부자 순위에서도 지난해 5위에서 올해 4위로 점프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작고가 직접적인 순위 상승 배경이지만, 절대적인 자산가치 상승세를 보면 단순한 밀어올림 차원이 아니다. 지난해 6조2712억원이었던 김 의장의 자산은 올해 11조7946억원으로 폭증했다. 1년 새 88.1%나 자산이 불었다. 몇 년째 부자 순위 3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김정주 NXC 대표와의 자산 격차도 지난해 5조3000억원에서 올해는 3300억원 수준으로 확 좁혀졌다. 카카오는 네이버와의 시가총액 경쟁에서도 처음 역전에 성공했다. 지난 6월 18일 기준 카카오 시총은 68조8091억원으로, 네이버의 65조3768억원보다 3조4300억원가량 앞섰다. 그야말로 진격의 카카오다.

카카오 제국을 일군 김 의장은 PC통신, 인터넷, 게임, 모바일 메신저에 이르기까지 한국 ICT 산업을 이끌어 온 산증인이다. 가난한 집안의 셋째 아들로 태어나 이를 악물고 서울대에 합격했고, 모두가 부러워하는 대기업(삼성SDS)에 입사했지만 과감히 사표를 던지고 나와 한게임을 설립했다. 오늘날 한국을 대표하는 ICT 양대산맥인 네이버를 이해진 의장과 공동으로 경영하기도 했고, 잘나가던 NHN 대표 자리를 박차고 나와 미국과 한국에서 가족과 함께 수년간 야인 생활을 하기도 했다. ‘저걸로 어떻게 돈을 벌지’라는 질문을 우문으로 만들어버린 카카오톡 출시로 한국의 모바일 시장을 개척했다. 국민 메신저를 기반으로 한 막대한 이용자 수는 카카오를 금융, 콘텐트, 엔터테인먼트, 교통·운송, 커머스 등 한국인의 일상과 함께하는 전방위 O2O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 줄줄이 상장 대기


김 의장의 자산가치가 1년 새 대폭 증가한 건 카카오의 주가 상승 덕분이다. 한국 증시 전반의 호황 속에서도 카카오의 활약은 더욱 눈에 띈다. 2020년 6월 18일 5만2889원이었던 카카오 주가는 올 6월 18일 15만5000원으로 193% 뛰어올랐다. 지난 4월 15일 5분의 1로 액면분할에 나선 것도 주가 상승에 긍정적이었다. 통상 액면분할은 주당 단가를 떨어뜨려 더 많은 투자자를 유인하고 거래량을 늘리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카카오 주가는 액면분할 첫날(12만500원) 이후 6월 18일까지 주가상승률이 28.6%에 달한다. 카카오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가 어느 정도인지 보여주는 사례다.

김 의장의 자산가치는 앞으로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등 주력 자회사들의 상장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국내 첫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는 6월 17일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시장에선 7월경 공모주 청약 등 상장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 4월 상장예비심사서를 제출한 카카오페이도 조만간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기대된다. 7~8월 사이 올해 증시를 흔들 카카오 계열 ‘대어’ 2개사가 한꺼번에 공개되는 셈이다.


- 장진원 기자 jang.jinwon@joongang.co.kr

202107호 (2021.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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