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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에게 주택 넘겨주기 

 

다주택자들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각종 세금 부담이 커지면서 보유한 주택 수를 줄이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양도세가 만만치 않다. 그래서 쏠리는 게 증여다. 보유 주택을 조금이라도 싸게 자녀에게 넘겨줄 방법은 없을까.

최근 다주택자들은 고민이 많을 것이다. 특히 주택 임대소득을 통하여 노후자금을 마련하려고 했다가 예상하지 못했던 종합부동산세 등 세금 부담으로 주택 수를 줄이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생각해보았을 것이다.

그러나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양도차익 규모 확대와 양도세율의 급격한 인상 등으로 인하여 주택 매각시에도 상당한 조세부담이 발생하게 됐다. 이러다 보니 집 팔아 세금 낼 바에는 차라리 자식에게 주겠다며 다주택자들이 자녀에게 부동산을 증여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거나, 자녀에게 시가보다 조금이라도 싸게 주택을 매각하는 방안을 찾는 사례가 늘고 있다.

증여세 부담되면 부담부증여

자녀가 주택을 증여받은 경우 주택 가격의 시가에 비례하여 증여세를 납부해야 한다. 그런데 자녀가 증여받은 주택에 대한 증여세를 부담할 만한 재산이 없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주택과 관련된 채무를 함께 넘기는 부담부증여 방식을 활용하면 주택에 대한 증여세를 줄일 수 있다.

부담부증여란 수증자인 자녀에게 일정한 채무를 부담시키면서 하는 증여를 말한다. 증여세는 증여로 취득한 재산상 이익을 대상으로 과세되므로, 주택을 증여하는 경우 주택 가격 전부가 증여재산가액으로 과세대상에 해당된다. 반면, 부담부증여의 경우에는 증여재산가액(주택 가격)에서 수증자가 인수함에 따라 향후 부담해야 하는 채무(예를 들어 임대보증금 등)를 공제한 가액이 증여이익으로서 증여세 과세가액이 되므로 절세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다만, 부담부증여의 채무액에 해당하는 부분은 양도소득세 과세대상이 된다. 부담부증여에서 수증자가 인수한 채무를 증여가액에서 공제하는 이유는, 경제적으로 볼 때 수증자가 증여자로부터 채무를 인수하는 것은 그 채무에 상당하는 돈을 증여자에게 지급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므로 증여재산 중 그 채무액에 상당하는 부분은 증여받은 것이 아니라 유상으로 양수한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주택만 그냥 증여하여 주택 가격 전부에 대하여 증여세를 부담하는 것보다는 주택과 관련된 채무와 함께 부담부증여를 하여 일부 양도소득세를 부담하더라도 증여재산에서 채무액을 공제받는 것이 유리한 경우가 많다. 만약 증여자인 부모가 1가구 1주택이라서 비과세인 경우에는 양도소득세 부담이 발생하지 않으므로, 주택 관련 부채(전세보증금 등)를 늘리는면 상당한 절세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부담부증여를 악용하는 것을 방지하고자(부동산을 증여하면서 실제 채무의 인수 없이 부담부증여를 주장하여 조세회피 수단으로 활용하는 경우 등) 법에서는 배우자 간 또는 직계존비속 간 부담부증여에서 수증자가 증여자의 채무를 인수한 경우에도 그 채무액은 수증자에게 인수되지 아니한 것으로 ‘추정’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따라서 부담부증여를 할 때는 채무의 존재 및 인수 여부를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

시가보다 낮춰 양도하면 문제

부모가 처한 사정을 고려하여 자녀가 주택을 증여받지 않고, 부모에게 주택을 매수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경우 주택 가격이 급격히 상승함에 따라 시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주택을 거래하는 방법을 자연히 고려하게 될 것이다. 양도자인 부모 입장에서는 양도소득세가 줄어들고, 매수하는 자녀 입장에서는 부담해야 하는 가격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관련 세법 규정에 따르면 배우자나 직계존비속, 친인척 등으로부터 주택을 시가보다 낮은 가액으로 산 경우, 그 이익에 상당하는 금액을 증여재산가액으로 보아 증여세가 과세된다. 시가와 대가의 차이에 해당하는 이익이 이전되는 효과가 발생한 만큼 매매계약으로 재산을 이전하면서 저가 이전으로 이익을 주는 것으로 보아 증여세가 과세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저가 양도에 해당하여 증여세가 부과되는 경우는 배우자 등 특수관계인 간 거래에서 주택의 시가와 대가 간 차액이 시가의 30% 이상 또는 3억원 이상인 때이다. 즉, 시가가 10억원인 주택을 부모가 자녀에게 5억원에 매각한 경우 2억원에 해당하는 부분에 대하여 자녀에게 증여세가 과세된다.

한편 저가로 양도하는 경우 양도자인 부모가 부담해야 하는 양도소득세는 증여세와 판단 기준이 다르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증여세와 달리 시가의 95% 이하(또는 3억원 이상인 경우)로 양도하는 경우 이를 부당행위로 보아 시가로 양도세를 계산한다. 주택 시가가 10억원이라면 9억5000만원 이하로 거래하는 경우 10억원에 양도한 것으로 보아 양도소득세는 10억원을 기준으로 산정한다.

즉, 자녀가 시가의 70%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급하고 부모에게 주택을 매수하면 자녀에게는 증여세 부담이 발생하지 않지만, 부모는 시가를 기준으로 산정된 양도소득세를 납부해야 한다.

부모 집 무상으로 써도 과세

자녀가 증여받거나 매수하지 않고 부모 소유 주택에 거주하는 경우에도 증여세가 과세될 수 있다.

현행 세법에 따르면 부모의 주택을 자녀가 무상으로 사용한다면 이로 인해 사실상 이익을 받는 것으로 인정해 자녀에게 증여세 납세의무가 부과된다. 주택의 경우 직계존비속이 해당 집에 실제로 거주하는 경우 소유자에게 소득세를 과세하지 않고, 부가가치세 면세대상이므로 부모에게 적정 임대료 소득과 관련한 소득세와 부가가치세는 문제 되지 않는다.

자녀가 부모의 주택을 무상으로 사용했을 때의 이익은 무상으로 사용한 날부터 5년 단위로 계산한다. 부동산 무상사용이익(부동산가액×2%×3.7908)의 합계액이 ‘증여재산가액’에 해당되는데, 이 금액이 1억원 이상인 경우에만 증여세가 부과된다. 즉, 시가가 13억원인 주택의 경우 증여재산가액이 1억원을 넘지 않게 되므로, 이를 무상으로 사용해도 증여세는 부과되지 않는다.

- 민경서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202110호 (2021.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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