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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의 조건] 기업 리더 50인의 신년 에세이(2) 

 

CEO의 올바른 결정 돕는 공간의 힘 | 최우혁 아템포코리아 대표


어느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코로나19라는 감염병으로 인해 지난 2년간 우리 모두는 힘든 상황 속에서도 살아남아야 한다는 다짐을 하고 있다. 분명 2020년 말까지만 해도 2021년엔 종식될 거라고 확신했다. 하지만 끝이 보이지 않는 기나긴 터널을 지나며 많은 사람이 큰 상처를 받고 있고,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개인과 사회가 이러한 상황에서 생존할 수 있는 조건은 무엇일까? 우선 성숙한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한 사회 구성원들의 사려 깊은 매너와 짧은 시간 안에 판단할 수 있는 통찰력이 있어야 한다. 그다음엔 환경 조성이 아닐까 싶다.

사려 깊은 매너란, 개개인이 손씻기를 더 철저히 하여 감염병을 예방하고, 다른 사람과 미팅할 때는 일정 거리를 두고,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매우 기본적인 것들이다. 물론 이 모든 것이 우리의 일상을 힘들고 지치게 할 수 있다. 하지만 변이에 변이를 거듭하고 있는 바이러스가 만연한 지금, 더더욱 기본에 충실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비즈니스도 마찬가지다. 흔히 기업은 생존, 이익 창출, 성장, 사회공헌을 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힘든 상황 속에서도 이 네 가지를 늘 생각해야 하는 것이 CEO의 업보이자 책임일 것이다. 매출이 우선인가, 안전보장을 위한 지속성이 먼저인가. CEO의 진가는 단시간 안에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는 통찰력과 실행력이 좌우한다. 이를 위해서는 집중력을 높일 수 있는 공간,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불확실성과 변동성을 극복하기 위해 CEO의 올바른 결정을 돕는 환경 조성이 절실한 시기다.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 이재하 삼보모터스 회장


코로나19라는 전 지구적 위기와 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변화의 물결은 새로운 과제와 새로운 생존의 조건을 묻고 있다. 세상이 변하는 속도는 날이 갈수록 빨라지고 이런 흐름을 놓치게 되면 격차가 벌어져 결국 기업의 생존은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다.

바로 지금이 변화와 혁신의 골든타임이 주어진 순간이며 단순한 위기가 아닌, 새로운 기회를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그렇다면 생존을 위해, 또 최상의 성과를 얻기 위해 기업들은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가?

첫째, 경영 효율성의 획기적인 개선과 이를 통한 본질적인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 내부 수익 확보, 품질개선, 제품 개발 등 기본 역량에 집중하는 것은 혁신의 중요한 원동력이 된다.

둘째, 전략 방향을 재설정해 미래 먹거리 시장에 진입하는 데 모든 역량과 자원을 집중해야 한다. 미래 시장에서 경쟁은 누가, 먼저, 어떻게 선점하느냐, 즉 ‘선도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느냐 없느냐가 성패를 좌우하게 될 것이다. 신규 역량을 구축해 지속가능한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R&D 조직을 운영해 시장의 니즈와 기술 변화를 예측하고 대응해나갈 수 있는 역량 확보에 주력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리더를 포함해 조직 구성원 전반의 사고와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 대부분 실패는 나쁜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추격자 시대에는 실패가 나쁜 것이었다. 실패자는 바로 낙오자를 의미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그리고 앞으로의 실패는 개척자들의 것이며, 그 실패는 또 다른 성공을 위한 하나의 디딤돌이 될 것이다. 실패를 허용하고 실패해도 박수를 쳐주고 실패를 통해서 혁신하는 기업, 그런 기업이야말로 새로운 시대와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갈 ‘선도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다.

선도기업은 ‘퍼스트 무버’를 지향한다. 위험 속에서 실패와 포기를 두려워하지 않고 가장 먼저 도전하며 그 결과로 얻어지는 성취 그 이상을 포함한다. 새롭고 위험할 수도 있는 길로 뛰어드는 ‘퍼스트 무버’ 정신으로 새로운 미래를 현실화하는 것,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과감한 선택과 용기야말로 기업의 생존 조건 중 절대 요소가 아닐까.

스스로를 믿고 사랑하라 | 배양숙 글로벌인사이트포럼 대표


팬데믹의 질긴 그림자가 인간의 삶을 ‘강제멈춤’시킨 후 2년이 넘도록 짙게 드리워져 있다. 그동안 ‘곧 나아지겠지’ 하며 희망의 끈을 붙들고 견디던 사람들은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불안과 공포 속에 점점 피폐해지고 있다. 실낱 같은 ‘희망’의 끈은 도대체 언제까지 잡아야 할까?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은 ‘극복’의 의지를 ‘불가능’에 매몰시킨 지 오래다. 국민은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을 잘 따라주었다. 수시로 바뀌는 정책에 점점 지쳐갔지만 잘 따르다 보면 언젠가 그 끝이 오리라는 믿음으로 견뎠다. 하지만 연말과 연초를 맞고도 현재진행형인 상황은 희망이라는 끈을 놓아버리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자 스스로의 삶이 무너지지 않도록 자신만의 산소호흡기를 사용해야만 한다. 어떻게든 생존해야 다음을 기약할 수 있다는 것이 자명한 이치이기 때문이다.

문득 열여섯 살 즈음이 떠오른다. 파산으로 풍비박산한 집안 상황을 목도한 중학교 3학년 시절의 필자는 경황이 없는 부모님께 상의할 엄두도 내지 못한 채 스스로 여상을 선택해 진학했다. 장학금을 받으며 아르바이트를 하면 여섯 동생의 학비 정도는 도울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유난히 키 작은 소녀의 책가방은 늘 책으로 가득했다. 아르바이트와 학업을 병행하기 위해 만원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에도 책을 읽어야 했으니 가방이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 새벽 5시에 시작해 밤 1시가 되어야 끝나는 고단한 생활을 여고생 시절 3년 동안 이어갔다.

그러나 나는 이상하리만치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여고생이었다. 힘겨운 상황에도 누구도 원망하지 않았고 당연히 이겨나가야 한다는 생각만 했다. 눈 오는 날 유난히 무거운 책가방을 들고 끙끙거리며 먼 거리를 걸어서 아르바이트 장소로 향하면서도 새하얀 풍경을 마음속으로 즐기곤 했다. 마치 성냥팔이 소녀가 팔지 못한 성냥개비로 불을 켜 따뜻한 가정을 상상하며 행복해했던 것처럼. 돌이켜보면 심리학에서 말하는 방어기재가 작동하지 않았나 싶다. 고통을 이겨내기 위해 힘겨운 현재를 외면하는 심리적 상태를 말한다.

무한긍정으로 보낸 정신없이 바쁜 하루하루, 미래의 모습을 상상했던 것들이 그 시절의 나를 살게 해준 ‘산소호흡기’가 아니었을까? 그렇다. 고통이 깊어질 땐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그 상황에 깊게 매몰돼버리는 것이 아니라, 때론 억지로라도 긍정 모드로 전환해 생존해야만 한다. 열여섯 살 필자는 무의식적으로 삶을 긍정 모드로 전환했고, 3년, 5년 후의 희망을 상상하며 하루하루를 성실히 견뎌냈다.

낭떠러지 앞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날개를 달아 안전하게 착지할 수도 있고 반대의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다. 생과 사의 기로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는 오로지 스스로의 결정에 달려 있지 않은가.

2022년 새해를 맞으며 굳이 과거의 일을 소환한 까닭은 당시의 선택, 즉 무한긍정과 희망에 찬 상상, 바쁘고 성실했던 작디작았던 여고생의 에너지가 다시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일 것이다. 아침 식탁에서 20대 딸에게 물었다. 생존의 조건은 무엇일까? 기다렸다는 듯 대답이 돌아온다. “당연히 생존의 조건은 사랑이지요.” 딸아이의 대답에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생존의 조건은 스스로를 믿고 사랑하는 것이다. 그 에너지로 차근차근 움직여야 한다. 부정적인 생각을 잊어버리도록 몸이 바빠져야 한다. ‘무한긍정’ 모드를 장착하고 나와 타인을 사랑하는 마음도 함께해야 한다.

이제 또다시 새로운 상상을 시작한다. 글로벌인사이트포럼의 글로벌 행보다.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리더로 우뚝 설 창업가와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는 경영자들을 돕기 위한 좋은 이야기를 만들고 있다. 2월에 출발 예정인 영국 런던과 주변국, 10일간의 사전답사는 그 첫 단추를 끼우는 일이다.

영국에 계신 리더분께 사전 메일을 보내며 말씀드렸다. “이젠 바이러스의 다양한 변이와 동행해야 하는 시대입니다. 안전한 범위 안에서 지혜롭고 유연하게 인간의 삶을 영위해야 합니다.”

2022년 새해, 공(公)과 사(私) 모두 빛나길 기원해본다. 이른 아침 눈 속에서 피는 작은 꽃, 에델바이스의 강하고 아름다운 에너지가 모든이에게 닿길 바란다.

70% 공격 경영 | 김강안 111퍼센트 대표


내가 생각하는 우리 회사의 생존 비결은 ‘70% 공격 경영’이다. 그리고 이 원칙을 어떠한 상황에서도 꾸준하게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70% 공격 경영’이란 회사 운영에서 과감할 수 있는 최대치를 100%로 가정하고, 그중 70% 정도의 과감함만으로 경영하는 방식을 말한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라는 말이 있다. 경영자 관점에서는 이 말을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업은 좋은 상황일 때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다. 이럴 땐 노를 젓지 말아야 하나? 그렇지 않다.

회사는 좋은 상황에서도 70% 힘으로 노를 저어야 하고, 좋지 못한 상황에서도 70% 힘으로 노를 저어야 한다. 좋은 예를 들어본다.

1911년 10월 세계 최초 남극점 도달을 두고 세기의 경쟁이 벌어졌다. 노르웨이 탐험가 로알 아문센(Roald Amundsen)이 이끄는 팀과 영국 탐험가 로버트 스콧(Robert Scott)이 이끄는 팀이 그 주인공들이었다. 스콧은 날씨가 좋은 날에는 많이 전진하고, 날씨가 좋지 않은 날에는 쉬면서 대비하는 방식으로 팀을 이끌었고, 아문센은 날씨가 좋든 좋지 않든 하루에 20마일씩 꾸준히 걸었다. 결국 아문센이 승리했고 스콧 팀은 전원 사망하는 최후를 맞았다.

그렇다면 ‘70% 공격 경영’에서 ‘공격’은 무엇을 의미할까? 경영 관점에서 보면 ‘변화’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잘하고 있는 것을 통째로 바꾸기는 상당히 어렵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변화하지 않으면 혁신은 절대 나올 수 없고, 혁신이 없으면 기업은 천천히 말라 죽는다.

회사가 좋은 상황일 때 한 내부 임원이 말했다. “우리는 잘되는 이 프로젝트에 리소스를 100% 투입하고 전사적으로 이를 유지해야 합니다.” 어느 날 회사가 좋지 않은 상황일 때 또 다른 임원이 말했다. “우리가 하고 있는 이 일이 맞을까요? 전사적으로 100% 방향성을 틀어야 합니다.” 좋은 의견이고 충분히 멋진 조언이다. 하지만 우리는 더 멀리 봐야 하고 더 오래가야 한다. 일희일비하면 회사뿐 아니라 경영자 스스로도 버티지 못한다.

111퍼센트는 어떤 상황에서도 회사 전체 리소스가 100%일 때, 70%는 ‘변화’에 투입하고, 30%는 현 상황 ‘유지’에 투입해왔다. 대부분의 매출은 30%인 유지에서 나온다. 하지만 이 유지는 그 직전 연도의 변화에 따른 결과물이었다. 우리는 그렇게 매년 생존하고 성장해왔다.

202201호 (2021.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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