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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키미스트 프로젝트] AI 기반 초임계 소재 | 연세대 이영국 교수 

기존 물성 넘어선 초임계 소재 개발 

노유선 기자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설계, 제조, 평가 등 공정 단계를 통합 설계해 이론 물성의 임계치(70%) 이상을 가지는 소재를 개발하면 미래 모빌리티뿐만 아니라 국내 소재 부품 및 제조 산업 수준이 획기적으로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 사진:KEIT
연세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주관하는 연구 컨소시엄(이하 연구팀)은 미래 모빌리티용 초임계 소재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초임계 소재는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설계, 제조, 평가 등 공정 단계를 통합 설계해 이론 물성의 임계치(70%) 이상을 가지는 소재를 말한다. 연구팀을 이끄는 이영국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교수는 “초임계 소재의 물성 향상으로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5년이면 물성 향상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합 AI 플랫폼으로 기술적 한계 극복


▎미래 모빌리티용 초임계 소재를 개발하는 이영국 교수 연구팀은 목표 물성 달성에 5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2030년 모빌리티 산업 규모는 반도체 시장의 3배에 이르는 1680조원이 될 전망이다. 특히 산업통상자원부의 ‘미래 자동차 확산 및 시장 선점 전략(2020년)’ 보고서에 따르면 미래 자동차 부품 시장에서 전고체 전지 및 자동차용 고장력강 시장 규모는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 교수는 “기존 소재의 물성을 뛰어넘는 초임계 소재의 혁신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미래 모빌리티에 사용될 가능성이 큰 초임계 소재들을 개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표적 초임계 소재로는 극한적 환경에서 사용 가능한 초내열 소재, 초단열 소재, 극저온 소재, 초고강도 소재, 초소성 소재 등이 있다.

하지만 초임계 소재 연구 과정에서 연구자의 지식, 경험, 직관에 의존하는 기존 연구 방식은 기술적으로 한계가 있었다. 소재 설계부터 제조, 평가 및 분석을 수행하기까지 상당히 많은 시간이 소요될 뿐 아니라 초임계 소재 개발 성공 확률도 낮았다. 연구팀은 초보적 단계에 머물러 있는 연구 방식을 혁신해 개발 속도를 높이고 정확성을 향상하는 데 주력했다. AI 기술을 도입하는 한편, 소재의 설계, 제조, 분석 및 평가 단계를 아우르는 ‘통합 AI 플랫폼’을 구축했다. 그 결과 효율적인 데이터 생성과 예측이 가능해졌다. 이 교수는 “통합 AI 플랫폼을 활용함으로써 목표 물성을 5년이라는 단기간에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포스코, 현대제철 등 참여

연구팀은 연구 과정을 3단계로 나눠 단계별 과제를 수행해나갔다. 연구가 다음 단계로 넘어갈 때마다 산업적 파급효과, 시장 규모, 목표 물성 달성 여부 등을 토대로 자체 평가를 수행했다. 1단계에서는 7가지 초임계 소재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단계별 목표 물성을 설정하고 목표 달성 유무를 파악했다.

2단계에서는 그중 4개 소재로 범위를 좁혔다. 순방향 알고리즘 개선으로 평균 오차율을 2%내로 줄였다. 실험 데이터 생산 플랫폼을 새롭게 구축, 활용했다. 3단계 과제에서는 최종 2개의 초임계 소재(초고장력강 및 초 이온전도체)를 선정했다. 초임계 소재 특성상 선행 연구 사례 및 공개된 실험 데이터가 거의 없기 때문에 효율적인 연구를 위한 플랫폼들(DOC·DOE)을 구축하게 됐다.

이 교수는 “최종적으로 미래 모빌리티에 사용될 가능성이 높은 2개의 초임계 소재를 집중 개발하기로 결정했다”며 “산업체 의견 등을 투명하게 공유하고 객관적인 기준으로 공정하게 평가했다”고 말했다.

초고장력강을 사용하면 미래 모빌리티의 보강재 및 배터리 케이스를 경량화하고, 차량 충돌 시 승객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 초고장력강 상용화를 위해서는 재료의 강도를 높일 뿐만 아니라 다양한 물성을 동시에 확보해야 한다.

초이온전도체는 높은 에너지밀도 및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미래 모빌리티용 전고체 전지를 개발하는데 필요하다. 실제 상용화를 위해서는 수분 안정성과 전도도 유지율이 모두 높아야 한다. 이 교수는 “초임계 소재의 물성 향상으로 미래 모빌리티 시장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글로벌 기술 패권을 선점하면 미래 신시장 및 신산업 부문에서 한국이 선두에 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 항공 소재와 국방 소재, 연료전지 부품, 차세대 에너지저장시스템 등 고부가가치 영역에서 부가적인 가치 창출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 교수는 “통합 AI 플랫폼은 설계 기법, 생산 연계, 특성 평가 분석 등 일련의 작업이 소프트웨어 기반으로 이루어져 신소재를 사용하는 타 산업 생산 분야로 쉽게 이전될 수 있다”며 “국내 소재 부품 및 제조 산업 수준이 획기적으로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편 포스코, 현대제철, 삼성SDI, 에코프로비엠 등 국내기업들이 본과제의 유료 멤버십 기업으로서 연구개발(R&D)에 참여했다. 연구팀은 이들을 통해 실제 산업 현장에서 제품 양산 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과 시장 수요 등에 대해 피드백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멤버십 기업들은 미래 모빌리티용 초임계 소재 기술의 IP(지식재산) 실시권에 우선협상자가 된다. 연구개발 기관들과 멤버십 기업들 간에 상호 협력적이고 유기적인 관계가 형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 노유선 기자 noh.yousun@joongang.co.kr·사진 정준희 기자

202206호 (2022.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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