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부터 임상병리사 권익 보호에 앞장장 협회장은 대학에서 임상병리학을 전공하고 대학병원 진단검사의학과에서 30여 년간 근무한 임상병리사다. 이후 대학 교수로 자리를 옮겨 풍부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후학 양성에 힘을 쏟아왔다. 대한 임상검사정도관리협회 이사회 의장, 한국보건의료인 국가시험원 임상병리사 시험위원장, 상지대 보건과학대학장 등을 지냈고 현재는 대한의료기사단체총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다. 대한임상병리사협회장직은 2018년부터 수행하고 있으며 3년 임기를 마친 지난해 연임에 성공했다. 그는 협회장으로서 임상병리사의 권익 보호와 처우 개선을 위해 솔선수범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임상병리사라는 직업이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질병의 진단부터 진료, 치료 분야에서 많은 역할을 합니다. 조직검사, 각종 생리기능검사, 수면다원검사, 도핑테스트, 검시에 투입됩니다. 유일하게 임상병리사만 진행할 수 있는 검사 분야도 있습니다. 폐기능검사가 대표적이죠. 하지만 임상병리사의 역할과 중요도에 비해 처우나 지원이 턱없이 부족한 편입니다.”일례로 해외 다른 선진국의 경우 감염 관리실에 근무하는 전담 인력으로 임상병리사를 배치하지만 국내에선 그렇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장 협회장은 “현행 의료법 및 동 시행규칙 46조에 따르면 감염관리실에는 ‘감염관리 경험과 지식이 있는 의사, 간호사 및 경험과 지식이 있는 사람 중 해당 의료기관장이 인정하는 사람으로서 각각 1인 이상’ 두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하지만 수가 등의 문제로 대부분의 의료기관에서 간호사(수가 가산 적용)가 근무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따라서 그는 수년째 ‘임상병리사의 감염 관리실 전담 인력 배치’ 법제화를 주장하고 있다. 감염관리위원회 위원장이었던 12년 전에 시작한 일이다. 자신이 시작한 일인 만큼 임기 내에 꼭 매듭을 짓고 싶다고 말했다. 장 협회장은 인재 양성, 인재 유입에도 힘쓰고 있다. 현재 임상병리학과의 4년제화, 대학평가원 도입 등을 추진 중이다.“임상병리학과가 있는 25여 개 대학이 4년제이지만 아직 3년제인 곳도 있습니다. 의료 현장에서 전문의와 함께 질병을 진단하는 전문 인력인 만큼 철저한 공부가 필요한데 3년은 너무 짧다고 생각합니다. 관계자들을 만나 임상병리학과를 4년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의대, 간호대, 한의대 등엔 모두 대학평가원 제도가 있지만 임상병리학과엔 없었어요. 대학평가원은 대학의 커리큘럼을 평가하고 제대로 수행되고 있는지 평가하는 시스템으로, 결과가 좋지 않으면 교육기관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판단해 입학생을 뽑지 못하게 하는 제도입니다. 임상병리학도 전문 지식을 배우는 학과인 만큼 평가원 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한국임상병리교육 평가원을 개원했고, 교육부 인정기관 허가를 받기 위한 기반을 구축할 계획입니다.”장 협회장은 제도적인 보완도 중요하지만 협회 차원에서 임상병리사의 역할과 비전을 알리는 데도 힘쓸 예정이라고 말했다.“올해 초 정부가 바이오헬스산업에서 성장성이 높은 세포·유전자 치료제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2024년부터 2031년까지 8년간 총 6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임상병리사에게 큰 호재입니다. 염기서열 등을 공부하고 분석할 수 있는 임상병리사는 유전자 연구분야에서 꼭 필요한 인력이기 때문이죠. 이미 많은 임상병리사가 유전자 연구센터에서 일하고 있어요. 이 외에도 기업, 식약처, 과학수사연구원, 보건복지부 등에서 활약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임상병리사가 전도유망한 전문 직종이라는 점을 널리 알려 우리 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 있도록 협회에서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신윤애 기자 shin.yunae@joongang.co.kr·사진 김경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