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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국내 시총 100대 기업 

 

이진원 기자
2022년 불어닥친 거시경제의 충격은 국내외 주요 기업들의 주가에 반영됐다. 상장사의 시가총액에서 수조 달러가 사라졌고 투자 열기는 수그러들었다. 소비자는 물가상승으로 허리띠를 졸라맸다. 그 결과 글로벌기업의 대다수가 이런 대외변수로 인해 시총과 시장점유율의 급격한 하락을 경험했다. 포브스코리아는 기업 시총 분석 서비스 컴퍼니스마켓캡닷컴(companiesmarketcap.com)의 데이터를 시각화하고 글로벌과 국내 시총 100대 기업을 분석했다.

▎※ 차트상 기업별 면적은 2023년 1월 16일 기준 시가총액에 비례함. 원데이터 출처 컴퍼니스마켓캡닷컴
글로벌 시총 100대 기업

2023년 1월 현시점에서 세계 최대 시가총액 기업은 2조704억 달러(2476조원) 가치를 보유한 애플이다. 아이폰 제조사인 애플은 지난 1월 3일 거래에서 주가가 3% 넘게 하락하며 한때 2조 달러가 붕괴해 1조9900달러까지 떨어졌으나 1월 16일 기준으로 다시 2조 달러를 회복했다. 애플은 2020년 8월에 처음으로 기업가치 2조 달러를 달성했다. 팬데믹으로 인한 원격근무 및 학교용 컴퓨터, 휴대폰 판매가 급증한 덕택이었다. 2022년 1월 거래에서는 3조 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애플은 현시점에서 세계에서 유일한 시총 2조 달러 이상 기업이다. 앞서 마이크로소프트가 2조 달러를 달성했으나 2022년에 다시 1조 달러대로 뒷걸음질쳤다.

지난해 애플의 주가는 27%가량 하락했다. 중국 주요 공장에서 코로나19 봉쇄로 인해 공급에 차질이 생겨 아이폰14 pro 출하에 어려움을 겪은 영향을 받았다. 그리고 투자자들도 금리상승과 소비자 신뢰도 하락이 애플의 고가 제품에 대한 수요를 저해한다고 분석했다.

2023년 1월 기준 시총 1조 달러 클럽에는 애플을 포함해 4개 기업만 남았다. 2위 마이크로 소프트(1조8546억 달러), 3위 사우디아람코(1조6931억 달러), 4위 알파벳(구글, 1조1453억 달러)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해 PC 수요 감소와 미 달러의 강세로 실적 둔화를 겪었다. MS 전체 매출의 약 50%가 해외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MS는 애저 및 기타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해 전년 대비 성장 수치를 공개할 뿐 매출을 명시하지 않았다. 구글이 수집한 MS에 대한 내부 추정치가 최근 유출됐는데, 지난 6월 30일 기준 회계연도에 애저의 매출은 290억 달러 미만이었고, 이는 월스트리트 분석가들의 예측보다 적은 규모였다. 구글 내부문서에 따르면 2022년 회계연도에 약 30억 달러 영업손실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50억 달러 이상 손실에서 감소한 규모다. 애저의 마케팅 비용은 100억 달러에 달하며 애저 매출의 34%, 회사 전체 마케팅의 11%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석유 국영기업 사우디아람코는 상위 10위 안에 든, 유일한 비미국 기업이다. 아람코는 치솟는 에너지 가격으로 수익이 증가하면서 지난해 5월 한때 시총 2조1600억 달러를 기록해 글로벌 최고 시총 기업 자리를 차지하기도 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세계 최대 석유 수출국이며 2022년 성장률은 세계에서 비교적 높은 수준인 7.6%를 기록했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지난해 시가총액이 7870억 달러 감소해 아마존 다음으로 가장 큰 하락폭(금액 단위)을 보였다. 알파벳은 지난해 1/20의 주식분할 이후에도 주가가 30% 넘게 하락했다. 2022년 수익 성장이 둔화되고 투자자들이 검색광고 트렌드 약화를 우려하면서다.

한편, 주가분석서비스 시킹알파가 지난해 말 발표한 상위 10개 기술주의 2022년 시가총액 하락폭은 아마존 8560억 달러(시가총액의 거의 절반), 알파벳 7870억 달러, 애플 7550억 달러, MS 7260억 달러, 메타플랫폼 4500억 달러, 엔비디아 3730억 달러, 대만 반도체 1930억 달러, 텐센트 홀딩스 1500억 달러, 알리바바 820억 달러, 브로드컴 450억 달러 순이었다.


글로벌 시총 100대 기업에는 미국 기업이 59개로 절반 이상이었고, 이어 중국 13개, 프랑스 5개, 스위스 3개, 네덜란드 2개, 그리고 한국 기업으로는 삼성(25위)이 유일하게 포함됐다.

한편 글로벌 매출(지난 4개 분기 누적) 100대 기업에는 월마트가 6001억 달러로 1위를 차지했으며, 이어 2위 사우디아람코(5523억달러), 3위 아마존(5022억 달러), 4위 시노펙(4809억 달러), 5위 페트로차이나(4807억 달러), 6위 애플(3943억 달러), 7위 엑슨모빌(3868억 달러), 8위 셸(3653억 달러), 9위 중국국가건설공학(3160억 달러), 10위 CVS헬스(3152억 달러) 순이었다. 한국 기업으로는 삼성전자가 2416억 달러로 19위에, 현대가 1051억 달러로 78위, SK그룹이 993억 달러로 86위에 올랐다.

국내 시총 100대 기업


▎※ 차트상 기업별 면적은 2023년 1월 기준 지난 4개 분기 누적 매출액에 비례함. 원데이터 출처 컴퍼니스마켓캡닷컴
2022년 국내기업들도 시가총액이 급락하며 시총 100대 기업의 순위가 엎치락뒤치락했다. 특히 코스피시장 시가총액 상위권 순위 변동이 컸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을 살펴보면 4개 종목이 자리를 지켰고 6개 종목 순위가 뒤바뀌었다. 한국거래소는 “금리 급등과 경기침체 우려로 대부분의 업종이 부진한 가운데 기술주 및 경기순환주(경제 변화에 가격이 영향을 받는 주식) 중심으로 하락폭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우선 국내 시총 1위이자 글로벌 시총 100대 기업에 유일하게 포함된 삼성전자는 2022년 한 해 동안 29.37%가 증발했다. 지난해 반도체 업황에 대한 생산 우려가 커지면서다. 하지만 삼성은 파운드리 사업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2022년 3분기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이러한 추세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2위를 기록한 2차전지주 LG에너지솔루션은 새롭게 상위 10개 종목에 편입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2년 1월 신규 상장했는데 상장 첫날 시가총액 2위로 직행하며 화려하게 증시에 입성했다.

삼성전자와 같은 반도체 대표주로 분류되는 SK하이닉스는 2021년 2위에서 지난해 3위로 추락했다. 가전,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 등 사업을 다각화한 삼성전자에 비해 메모리 반도체 비중이 큰 SK하이닉스가 악화된 반도체 업황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외 4위 삼성바이오로직스, 5위 LG화학, 6위 삼성SDI, 7위 현대, 8위 쿠팡, 9위 네이버, 10위 카카오로 상위 10위권이 형성됐다.

한편, 성장 기술주로 분류되는 네이버, 카카오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특히 크게 하락했다. 2021년 시가총액 순위 3위를 기록한 네이버는 9위까지 추락했다. 6위를 기록했던 카카오는 현재 10위로 내려앉았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긴축 사이클이 점진적으로 끝날 것이라는 기대감에 지난해말부터 한국 기술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고 올해 연초까지 이어가고 있다. 올해 1월 2일부터 10일까지 2조원 가까이 순매수했다. 특히 외국인은 최근 실적 우려로 ‘바닥론’이 제기된 반도체 대장주를 중심으로 매집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시총 최상위 그룹에 속한 삼성전자, LG에너지솔루션, SK하이닉스 등 주요 기술주를 집중 매수했다. 1월초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국내 종목은 삼성전자 1조9700억원이었으며, 이어 LG에너지솔루션 1조1300억원, 삼성SDI 1조200억원, SK하이닉스 6500억원 순이었다.

영업이익률·P/E 비율 1위에 HMM


▎※ 차트상 기업별 면적은 2023년 1월 16일 기준 시가총액에 비례함. 원데이터 출처 컴퍼니스마켓캡닷컴
영업이익률(매출액에서 발생한 영업수익에 대한 영업이익의 비율) 상위 100대 기업도 뽑아봤다. 컴퍼니스마켓캡닷컴에 따르면 국내기업 중 지난 4개 분기 누적 영업이익률 1위는 HMM으로, 58.21%를 기록했다. 이어 2위에 SD바이오센서 55.37%, 3위 크래프톤 51.14%로, 상위 3개 기업이 영업이익률 50% 이상 클럽에 속했다.

HMM은 지난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 15조589억원, 영업이익 8조6867억원, 당기순이익 8조6701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HMM은 유가 상승 등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컨테이너 시황 강세, 수익성 개선 노력, 주요 화주 영업 강화 등이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체외진단 전문기업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코로나19 팬데믹 종료라는 부정적인 시장 기대치에도 불구하고,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중 사상 처음으로 연 3조원 매출을 달성할 전망이다. 회사 전체 매출의 90%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했다.


국내 상장 게임사 중 시총 1위인 크래프톤은 2022년 1분기 영업이익률 59.6%를 기록했고 지난 3분기에는 32.3%를 유지해 업계 최고 수준의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

그 외 10위권에는 6위 카카오(39.14%), 10위 ㈜ LG(32.23%)를 제외하고 모두 금융사가 차지했다. 은행을 중심으로 한 금융사들은 지난해에도 역대급 실적 행진을 이어갔다. 코로나19 기간 대출자산이 크게 성장한 가운데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자이익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4위 하나금융그룹(44.47%), 5위 기업은행(39.94%), 7위 우리금융그룹(38.78%), 8위 카카오뱅크(34.9%), 9위 KB금융그룹(34.43%)이 톱 10에 올랐다.



한편, 국내 주가수익비율*(P/E 비율, 지난 4개 분기 누적) 상위 기업을 살펴보면 영업이익률 상위 기업과 일부 매칭된다. 영업이익률 1위 HMM, 2위 SD바이오센서가 그대로 P/E 비율 1, 2위에 올랐다. 이어 3위 금호석유화학(2.80), 4위 우리금융그룹(2.88), 5위 현대(3.06), 6위 SK이노베이션(3.23), 7위 기업은행(3.50), 8위 포스코(3.69), 9위 LG전자(4.08), 10위 롯데물산(4.11) 순이었다.


▎※ 차트상 기업별 면적은 2023년 1월 기준 지난 4개 분기 누적 영업이익률에 비례함. 원데이터 출처 컴퍼니스마켓캡닷컴
시킹알파는 “한국 주식투자는 P/E 비율 기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저가 수준”이라며 “2022년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조치가 요인이 되어 한국 주식시장을 최악의 한 해로 만들었지만, 중국이 최근 코로나19 제한을 완화하면서 지난해 역풍이 2023년에는 사라질 징조를 보인다”라고 말했다.

*주가수익비율(P/E 비율 )은 기업별 주가와 주당 순이익 간의 관계를 측정한다. P/E 비율이 양수이며 수치가 낮을수록, 현재 밸류에이션 대비 높은 수익을 창출하고 있으나 저평가된 기업을 의미한다. 반면 음수이며 0에 가까우면 현재 밸류에이션 대비 손실이 큰 기업을 의미한다.

- 이진원 기자 lee.zinone@joongang.co.kr

202302호 (2023.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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