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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준석·김서현 KPVC 공동대표 

해외시장서 뜨는 K팝 보컬 레슨 

장봄이 기자
K팝을 배우려는 전 세계 K팝 애호가들에게 온라인 1대1 화상강의와 동영상강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 주목받고 있다.

“2020년 말쯤 운영하던 유튜브 구독자에게 이메일로 K팝 보컬 온라인 레슨 요청을 받았다. 미국에 사는 한국 청년이었다.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입양된 친구였는데, 한국에서 오디션을 보고 싶다고 했다. 무료 레슨을 해주었고 그 친구가 회사의 첫 번째 고객이 됐다. 이후 보컬 레슨을 비즈니스화해보자는 제의가 들어와 시작하게 됐다.”

손준석 KPVC(K-Pop Vocal Coach) 대표가 회사를 창업하게 된 계기다. KPVC는 국내에서 유명 아티스트를 지도하는 보컬코치들이 영어권 국가 거주자를 대상으로 1대1 화상강의와 동영상강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오디션 준비반과 취미반으로 나눠 영상 강의를 진행한다. 지난 3월 14일 서울 여의도에서 손준석·김서현 공동대표를 만나 창업 스토리에 대해 물어봤다.

손준석 대표는 미국에서 유학 생활을 하다가 건강상 문제로 2019년 귀국했다고 한다. 손 대표는 “지인이 유튜브를 시작하자고 해서 영상을 촬영해 올렸는데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개설한 유튜브 채널이 업로드 당일 먹통이 될 정도로 많은 구독자가 유입됐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유튜브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처음에는 국내 K팝 보컬 트레이너가 연습생을 가르치는 영상을 업로드했는데, 조회수가 폭발적으로 나왔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유튜브를 시작하게 됐고, 2020년 말 구독자가 급증하면서 실제 레슨을 받고 싶다는 이메일까지 받게 된 것. 손 대표는 “무료 레슨을 진행하면서 충분히 해외에서 사업성이 있을 것 같다고 판단해 비즈니스화했다. 지난해 베타테스트를 통해 검증하고 5월 K팝 온라인강의 플랫폼을 오픈하면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유튜브 구독자 28만… 강의 플랫폼으로 확장


베타테스트 결과, 외국인들이 K팝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학원, 학교 등 오프라인 교육 인프라가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 기존에는 프리랜서 마켓 중심으로 구성된 온라인 K팝 교육업체들이 있었는데 퀄리티 낮은 교육 서비스와 학습 관리 부재로 인한 문제점들이 보였다. 특히 K팝에 대한 관심이 상당하지만 소득 수준이 낮은 개발도상국 젊은 층을 위한 저가 서비스도 없었다.

현재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30만 명에 근접했다. 최근에는 플랫폼 관리에 주력하느라 유튜브 채널에 이전보다 신경 쓰지 못하고 있다. 손 대표는 미국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경험을 살려 플랫폼 운영도 직접 맡고 있다. “대학교 다닐 때는 전공 공부가 너무 싫었다. 코딩 수업도 너무 어려웠는데 이렇게 플랫폼까지 운영하게 돼서 요즘 공부를 하고 있다. 지금도 많이 부족하다고 느껴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KPVC 회원 수는 300명이 넘었다. 오픈한 지 1년도 되지 않아 얻은 성과다. 손 대표는 “지금까지 사업에서 가장 자부심이 있는 부분은 첫달의 재결제율이 100%라는 점”이라며 “플랫폼을 이용한 가입자들은 한 명도 빠짐없이 모두 재결제를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손 대표가 꼽은 또 다른 강점은 보컬 선생님들의 뛰어난 실력이다. KPVC에는 보컬 트레이너 총 17명이 일하고 있는데 모두 유명 가수를 가르친 경험이 있거나 대형 엔터테인먼트에서 현직으로 근무하는 이들이다. 그는 “보컬 선생님 대부분이 15년 이상 경력을 가진 분들이다. 실력 있는 선생님을 확보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실력 있는 보컬강사 다수 포진

김서현 공동대표도 회사에서 보컬 트레이너를 겸직하고 있다. 10년 넘게 국내 대형 엔터테인먼트사에서 근무하다가 손 대표의 제안으로 KPVC 사업을 함께하게 되었다. 현재도 가끔 보컬 수업을 진행한다. 손 대표는 “김서현 대표가 제 의견에 가장 많이 동의해줬다. 주변 다른 분들에게도 사업을 제안했지만 대부분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컸다. 실제로 1년이 안 되는 시간 동안 프로젝트 10개를 시도해 9개가 실패했을 정도였다. 초기에는 자본금도 없고 인력도 없었는데 김 대표가 많이 시도해보고 실패하자는 데 뜻을 함께해주었다”고 말했다.

동영상 강의료는 1개 패키지(35분, 12강) 기준으로 15.99달러(3만원)로 책정돼 있다. 보컬 테스트와 발성 연습 툴을 제공한다. 일대일 화상강의는 한 달 기준 레슨 4회(60분)에 299달러(약 39만원)다. 4월부터는 329달러(한화 43만원)로 인상된다. 일대일 온라인강의는 플랫폼에서 수수료 30%를 받는다. 99달러(약 13만원) 정도다. 동영상강의 수익은 강사와 플랫폼이 2 대 8로 분배한다.

특별히 벤치마킹한 사업은 없다. 손준석 대표는 “음악은 점수로 표현하기 굉장히 힘든 분야다. 그래서 음악과 가장 비슷한 분야가 언어라고 생각했다. 우리가 영어를 토플이나 토익으로 점수화할 수 있겠지만 사실 토익, 토플을 만점 받아도 그 사람의 실제 영어 수준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 않나”라고 말했다. 그래서 영어 교육 플랫폼을 많이 참고했다. 어차피 보컬 수업 플랫폼이 없었기 때문에 참고할 수 있는 비슷한 비즈니스 모델이 없다고 판단해 교육 사이트나 플랫폼을 많이 확인했다.

손 대표는 “기존 해외 프리랜서 마켓의 문제는 강사의 퀄리티, 교육 품질 등을 보장할 수 있느냐이다. 강사들이 허위 이력이나 프로필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지 교육 품질을 증명할 수 있을지가 한계점으로 보였다”고 설명했다. KPVC가 국내에서 검증된 강사진을 내세우는 이유다.

그는 또 수강생 관리 체계를 강조했다. “일주일에 한 번 수업이 진행된다면 한 번씩 중간 점검을 하면서 수업 과정이나 플랜 관리 등이 이뤄져야 한다. KPVC 강사들이 직접적으로 학생, 고객들과 소통하면서 고객관리에 힘쓴다. 내부에 고객관리 시스템도 있다. 온라인 수업이기 때문에 녹화본 링크를 보내주고 일주일 동안 복습할 수 있게 자료를 제공해준다.”

현재 마케팅은 진행하지 않고 있다. 오로지 K팝에 관심도가 높은 해외 팬들 사이에서 바이럴 마케팅으로 수강생을 늘려가고 있다. 손 대표는 “개발도상국이나 구매력이 약한 국가에서는 우리가 책정한 레슨비를 내기가 힘들다. 그런데 교육 사업에서는 무엇보다 최고 품질의 교육 서비스를 어떻게 하면 좋은 가격에 제공할 수 있을지가 가장 큰 숙제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올해 사업 목표는 일본 시장 진출이다. 일본은 일단 K팝 교육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매우 높기 때문. 일본인 멤버로만 구성된 K팝 그룹이 있고, 일본 내에서 K팝 인기가 굉장히 크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아티스트를 데뷔시킬 때 일본 멤버를 1명씩 포함하는 분위기라고 손 대표는 전했다. 그는 “일본 시장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현지화를 위해서는 팀에 일본 멤버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그래서 일본 시장 진출을 가장 기대하고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손 대표는 이어 “장기적으로는 댄스 플랫폼을 론칭하고 싶다. 먼저 현재 운영하고 있는 유튜브 채널을 활용하는 대형 콘텐트를 올해 기획하고 있다. [프로듀스 101]과 유사한 형식의 오디션 프로그램인데 유튜브 채널에서 리얼리티와 라이브를 강조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해외 학생들과 함께하는 장기 프로젝트도 기획하고 있다.

그는 사업 확장에 대해서는 손사래를 쳤다. “결과적으로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고객 성장이다. 요즘 사업 트렌드인 인공지능이나 메타버스 등 기술을 접목해서 사업을 확장하면 좋겠지만 지금으로서는 수강생들이 강의 플랫폼에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면 굳이 필요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 장봄이 기자 jang.bomyi@joongang.co.kr·사진 최기웅 기자

202304호 (2023.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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