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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 버번의 시간 

 

정소나 기자

미국 생산, 옥수수 함유랑 51% 이상, 불에 태운 새 오크통에서 숙성, 최종 증류 알코올 도수는 80% 이하, 숙성을 위해 오크통에 넣을 때는 알코올 도수 62.5% 이하, 병에 봉입할 때의 알코올 도수는 40% 이상, 조미료나 색소 등 어떤 첨가물도 넣지 않을 것. 온갖 까다로운 조건을 모두 통과하고 탄생한 버번위스키는 달콤한 풍미와 농밀한 텍스처가 특징이다. 위스키 열풍을 타고 다양한 위스키가쏟아지는 요즘. ‘친구는 가까이하고 버번위스키는 더 가까이하라’는 켄터키 속담처럼 여럿이 즐기면 더욱 맛있는, 술 애호가들이 추천하는 버번위스키 8.

1. 옐로우로즈 아웃로우 버번(Yellow Rose Outlaw Bourbon)

옐로우로즈를 대표하는 아웃로우 버번은 일반적인 버번위스키와 달리 100% 옥수수로 만들었다. 마치 찐 옥수수의 심지를 빨아 먹는 듯 진한 옥수수의 풍미를 느낄 수 있다. 한 잔의 니트(neat)로 천천히 음미하며 마시는 것도 좋지만, 통감자 치즈오븐구이를 곁들여 먹어보는 것도 추천한다. 입안에 감자의 포슬포슬함이 살아 있을 때 아웃로우 버번을 한 모금 같이 즐기면 치즈와 소금의 짭짤함에 달콤함이 어우러지면서 단짠단짠의 완벽한 궁합으로 즐길 수 있다. (노태현/옐로우로즈 브랜드 매니저)

2. 와일드 터키 101 8년(WILD TURKEY 101 8years)

팔색조란 이런 것일까? 와일드 터키 101 8년은 니트, 온더록스뿐 아니라 하이볼로 즐겨도 좋다. 엘리게이터 차르 배럴(Alligator Char Barrel)이라는 강한 풍미를 가진 오크 배럴에서 숙성한 와일드 터키의 강렬한 캐릭터는 고기와 함께 즐기면 맛이 배가되며, 특유의 스모키함은 캠핑의 모닥불을 떠올리게 한다. 와일드 터키 101 8년을 제대로 음미하고 싶다면 온더록스 글라스에 얼음 없이 마셔볼 것. 투박해 보일지 몰라도, 와일드 터키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눈을 감고 잔을 기울일 때마다 정통 버번위스키의 바닐라와 오크, 풍부한 꿀과 달콤한 과일의 맛이 코와 입을 가득 채운다. 길게 이어지는 우디함과 다크초콜릿의 피니시도 일품이다. (이미란/와일드 터키 브랜드 앰배서더)

3. 에반윌리엄스 싱글 배럴(Evan Williams Single Barrel)

에반윌리엄스는 훌륭한 가성비로 많은 위스키 애호가에게 사랑받는 버번위스키이다. 그중 ‘에반윌리엄스 싱글 배럴’은 뛰어난 버번위스키를 생산하는 헤븐힐 증류소의 켄터키 스트레이트 버번 중에서도 프리미엄 라인이다. 버번위스키 특유의 달콤하면서도 풍부한 캐러멜과 바닐라 향은 물론, 뒷맛에 스치는 스파이시함이 매력적이다. 또 스카치위스키처럼 부드러운 목넘김으로 감탄을 자아낸다. 하이볼, 칵테일 등 다양한 방법으로 마실 수 있지만 이 위스키를 온전히 느끼려면, 상온에 둔 위스키를 얼음 없이 천천히 음미하는 것을 추천한다. (김정현/신세계L&B 마케팅팀)

4. 납크릭(Knob Creek)


켄터키주에 자리한 짐 빔 증류소에서 생산되는 납크릭은 대다수의 버번위스키보다 더 긴, 9년의 숙성 기간을 가진다. 덕분에 다른 버번위스키들에 비해 깊게 그을린 오크통의 자연산 당분을 충분히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널리 알려진 입문용 버번 3대장을 모두 마셨다면 다음 단계는 납크릭이라고 할 수 있다. 납크릭을 온전히 느끼기 위해서는 니트로 마시는 것을 추천한다. 납크릭 특유의 달콤하고 고소한 풍미를 즐길 수 있다면 입문자를 넘어 자랑스럽게 버번 마니아라고 할 수 있겠다. (김홍배/빔산토리 코리아 마케팅 과장)

5 옐로우로즈 해리스 카운티(Yellow Rose Harris County)

나무마다 풍성히 열매를 맺는 가을, 옐로우로즈 해리스 카운티 버번에서 느껴지는 피칸파이, 너트, 카라멜의 풍미가 이런 가을의 정취를 연상케 한다. 올가을에는 글레이즈드 도넛에 해리스 카운티 버번을 적셔 먹어보길 추천한다.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빵을 럼에 절여 크림을 얹어 먹는 디저트인 럼바바(rum baba)를 간편하게 변형한 방식이다. 부드럽고 촉촉한 식감에 달달하고 고소한 버번의 풍미가 어우러져 풍성한 가을의 느낌을 입안 가득 느낄 수 있다. (김도현/옐로우로즈 브랜드 앰배서더)

6. 불렛 버번(BULLEIT BOURBON)

스카치 하이볼로 뜨거운 여름을 견디었다면, 풍요로운 가을에는 달콤하고 톡톡 튀는 스파이시한 향신료의 풍미를 가진 아메리칸 버번위스키가 어떨까? 불렛 버번위스키는 다른 버번과 달리 아주 높은 28% 호밀을 사용했으며, 메이플시럽, 캐러멜, 너트메그, 후추 등의 풍미가 달콤하고 부드러워 니트나 온더록스로 제격이다. 숯 향 가득한 바비큐와 진한 소스의 스테이크와곁들이면 찰떡궁합이다. 불렛 버번의 또 다른 매력은 올드 패션드 칵테일에서 느낄 수 있다. 먼저 얼음이 담긴 온더록스 글라스에 불렛 버번위스키 45ml, 설탕 시럽 10ml, 앙고스트라 비터 3~5방울을 넣고 잘 저어준다. 오렌지 가니시를 더하면 스파이시와 오크의 맛과 향이 부드럽고 달콤하게 느껴져 언제 어디서나 잘 어울린다. (성중용/디아지오코리아 시니어 브랜드 앰배서더)

7. 메이커스마크(Maker’s Mark)

메이커스마크는 핸드메이드에 대한 고집과 집념을 고수하는 프리미엄 버번위스키다. 소량 생산과 단식 증류에 더해 모든 과정을 전문가들이 수제로 진행하는 메이커스마크의 자부심은 ‘Handmade’라는 마크와 빨간 왁스 봉인에서 엿볼 수 있다. 메이커스마크를 즐기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칵테일 바에 가서 올드 패션드 칵테일로 즐기는 걸 추천한다. 바텐더가 정성스레 만든 메이커스마크 베이스의 올드 패션드 한 잔은 버번 칵테일 입문에 필수적인 코스이다. (김홍배/빔산토리 코리아 마케팅 과장)

8. 제임스 크리 스트레이트 버번위스키 4년(JAME’S CREE’S STRAIGHT BOURBON WHISKEY AGED 4YEARS)

200년 가까이 위스키만 제조하던 제임스와 크리 두 가문이 만나 탄생시킨 버번위스키로, 부담 없는 가격과 좋은 퀄리티 덕분에 데일리로 즐기기 좋다. 가벼운 목넘김과 달콤한 오렌지 향이 감도는 섬세한 시트러스 아로마 향이 특징이며, 생굴, 촙스테이크, 프라이드치킨 등과 두루 어울린다. 전용 하이볼 잔에 얼음을 채우고 제임스 크리 30ml, 진저에일 120ml, 기호에 따라 레몬 가니시를 첨가에 하이볼로 마시거나, 진저에일 대신 콜라 90ml를 넣어 버번콕으로 마시면 맛이 배가된다. (김운용/나라 셀라 마케팅 기획 차장)

- 정소나 기자 jung.sona@joongang.co.kr

202309호 (2023.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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