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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NUAL BRIEF 2024] 기고 | 전하진 SDX재단 이사장 

기후위기와 인공지능, ESGG 

새해 들어 기업들은 경제 전망이나 소비자의 특성 변화, 공급망 변화, 정치 상황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하여 경영전략을 수립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크게 고려하지 않았던 몇 가지 변수가 기업의 생존을 좌우하는 중요한 변수로 등장했다.

기존 성장 방식은 폐기 처분해야

흔히들 지속가능성, 디지털전환,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을 메가트렌드로 지목하지만, 필자는 지속가능발전(SD)과 디지털전환(DX)을 리드하는 가치관의 변화를 가장 중요한 변수로 꼽는다. 가치관의 변화가 중요한 이유는 앞으로의 대전환은 지금의 가치관을 깨야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지난 수백 년간 인류는 양적성장에 올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이런 성장 과정에서 그것이 지속가능하지 않으리라는 예측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1972년 로마클럽에서 출간한 [성장의 한계] 라는 책은 당시에 큰 파장을 일으켰고 지금까지도 수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끼쳤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양적성장을 거듭해온 인류는 결국 그들 예측대로 성장의 한계에 봉착했다.

기후위기는 양적성장의 결과이다. 따라서 자원을 낭비하고 양적성장을 추구하는 일은 이제 더는 가능하지 않다. 더 많이 생산하고, 판매하고, 소비하는 성장 방식은 이제 폐기 처분되어야 할 낡은 공식이다. 기후위기는 바로 이러한 양적성장이 초래한 심각한 병적 증세이며 데드라인이 얼마 남지 않은 긴박한 상황이다. 따라서 아주 빠르게 저탄소 경제로의 대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것은 인류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이며 이를 감안하지 않는 어떤 미래도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질적 성장의 추구

인류는 이런 위기를 예견한 듯 디지털전환이라는 돌파구를 마련해왔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5G, 블록체인 등 수많은 디지털 관련 기술이 우리에게 새로운 세계를 열어준 것이다. 그 세계는 다름 아닌 질적 세계요, 더 나아가 영적 세계요, 탈물질화 세계이다. 우리는 디지털전환을 통해 양적성장의 한계를 뛰어넘는 질적 성장을 추구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인공지능은 그 발전 속도가 광속으로 이루어져 이제는 인공지능을 개발한 과학자들조차도 인공지능이 어떻게 답을 도출하는지 알 수 없는 정도에 이르렀다. 이는 새로운 지적 생명체가 인간에 의해 탄생된 것과 마찬가지다.

인공지능이 각 분야에 적용되는 속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그 과정에서 우리 삶은 요동친다. 일자리가 사라지고 또 다른 일자리가 생겨난다. 우리 삶은 매우 정교해지고 최적화되고 탈물질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인공지능 통제할 지구적 윤리관

이는 고탄소 경제를 저탄소 경제로, 즉 지속가능한 경제로의 전환을 가속화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런 하드웨어적인 진화 과정과 더불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소프트웨어, 즉 새로운 가치관은 여전히 성숙되지 않은 상태로 머물러 있다.

아직 인류가 이를 소화할 전 지구적 윤리관과 지구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지향해야 할 가치가 상식이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여전히 지구공동체를 파괴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애국 차원에서 전쟁이 치러지고 있고, 지구적 문제 해결은 난망한 상황이다.

따라서 우리는 지구적 윤리관(Ethical)에 따라 지속가능한(Sustainable) 방법으로 지구적 선(Global Good)을 추구하는 ‘ESGG’라는 새로운 삶의 방식과 가치관을 장착해야 한다. 이를 통해 지구공동체 시민으로 거듭 태어나야 한다. 전 인류가 하루빨리 변신해야 기후위기를 극복하고 인공지능을 통제할 지구적 윤리관도 정립할 수 있다.

개인은 물론이고 기업이나 국가 모두 ESGG를 실천해야 지구공동체를 건설하고 새로운 문명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미래 전략을 고려할 때 역사가 말해주듯이 미래에 도전하는 자들이 새로운 문명사회에서 기회를 얻고 리더가 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것이 곧 위기에서 기회를 얻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 전하진 SDX재단 이사장은…인하대 산업공학과 졸업, 연세대 경영전문대학원 석사, 한글과컴퓨터 대표,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겸임교수, 19대 국회의원, SDX재단 이사장(현)

202402호 (2024.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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