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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한인 CEO가 매출 1억 달러 육포 브랜드를 키운 방법 

 

강유진 컨트리아처 대표는 부모님이 운영하는 주유소에서 편의점 매대를 채우면서 자랐다. 이제 미국에서 성장세가 손꼽히는 간식을 생산하는 강 대표는 자신의 제품으로 미국 전역의 매대를 채우고자 한다.

▎성장통 강유진 컨트리아처 대표는 “앞으로 5년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날지 제대로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 사진:COUNTRY ARCHER PROVISIONS
강유진 컨트리아처 대표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버나디노에 있는 육포 공장에 들어서자 생소고기 냄새, 식초와 간장의 알싸한 향이 코를 찔렀다. 바늘 100개로 중량이 2.2kg인 고기에 망고와 하바네로 양념을 주입한 다음 하룻밤 동안 고기를 재운 뒤 저온 저속 오븐으로 옮긴다. 컨트리아처는 이 시설에서 하루에 약 11톤, 매달 약 250톤에 달하는 육포를 생산한다.

강 대표는 “우리는 항상 고개를 푹 숙이고 일에만 집중한다”며 “자기 의견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2019년 포브스 30세 이하 30인에 선정됐다.

그런 그에게 최근 눈이 번쩍 뜨일 일이 많이 생겼다. 50만 달러에 컨트리아처를 인수한 지 13년도 더 지난 현재, 이 브랜드는 미국에서 다섯 번째로 큰 육포 회사로 성장했다. 잭링크스, 슬림짐 등 유서 깊은 브랜드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목초를 먹이고 설탕과 항생제를 거의 사용하지 않은 소고기로 건강에 더 좋은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다.

연 매출이 1억 달러가 넘는 컨트리아처는 이제 중요한 변곡점에 도달했다. 식품업계에서는 보통 회사 매출이 억 단위가 되면 인수되거나 상장한다. 지난해 49% 성장한 강 대표의 육포 사업은 주목할 만한 인수 대상이다. 그러나 컨트리아처는 계속 성장하고 있다. 연 매출 1억4000만 달러로 다음 순위의 경쟁사인 오리건주 소재 틸라묵 컨트리 스모커를 바짝 추적하고 있다. 세 가족이 소유했던 틸라묵은 2017년 사모펀드 인시그니아 캐피털 그룹에 인수된 이래 수익을 내고 있으며 머지않아 상장될 가능성이 있다. 강 대표의 가장 큰 경쟁자는 연 매출 10억 달러로 추정되는 위스콘신 소재 잭링크스와 연 매출 5억 달러로 추정되는 슬림짐이다.

강 사장은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지속될 진정성 있고 건강한 브랜드를 구축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육포 산업의 규모는 45억 달러로, 지난해 미국인 10명 중 7명이 육포를 구매했다. 강 사장은 “모든 편의점에서 컨트리아처 제품을 볼 수 있게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나 슬림짐 같은 거대 브랜드를 인수하려면 현금이 많이 필요할 것이다. 현재 슬림짐은 120억 달러 규모의 식품 대기업 콘아그라가 소유하고 있다. 그래도 컨트리아처는 자본구조가 효율적이고 수익성이 좋다. 추정 연간 수익은 3000만 달러에 달한다.

강 대표는 “다양한 것을 시도할 여유가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수익을 재투자해 2020년부터 임대한 6700㎡ 규모의 샌버나디노 공장에 올해 560㎡ 규모의 생산 공간을 추가로 건설하는 것이다.

남부 캘리포니아 사막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던 한국인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난 강 대표는 어렸을 때부터 가족이 운영하던 가게에 육포를 채워 넣으며 육포 산업을 공부해왔다. 강 대표와 그의 사업 파트너인 이모 수잔은 컨트리아처의 소유권 50%를 나눠서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는 사모펀드 투자사인 모노그램 캐피털이 소유하고 있다. 모노그램 캐피털은 강 대표가 취임하고 약 5년 후인 2016년부터 컨트리아처에 투자하기 시작하여 지난 7년 동안 약 3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컨트리아처는 다시 투자금을 유치할 필요가 없으며, 포브스는 컨트리아처의 기업가치를 최소 3억 달러로 추정한다.

꾸준한 매출 성장을 고려할 때 언젠가 컨트리아처가 매각될 수도 있다. 사탕 사업에서 벗어나 건강한 간식에 회사의 미래를 걸고 있는 500억 달러 규모의 비상장 식품 대기업 마즈(Mars) 같은 곳에서 컨트리아처를 인수하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 강 대표는 매각에 대한 부담은 없지만 컨트리아처가 계속 성장할 수 있는 거래라면 매각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모노그램은 또 다른 육포 투자 회사인 미주리주의 제조업체를 매각했는데, 이 회사는 컨트리아처의 막대형 육포와 인기 상품인 미니 막대형 육포, 경쟁사의 막대형 육포까지 만드는 회사였다.

모노그램의 공동 설립자이자 파트너인 재러드 스틴은 “이 회사는 얼마나 더 성장할까? 이 브랜드는 스타벅스와 주요 파트너십을 맺고 시작한 방식까지 카인드와 매우 유사하다”고 말했다. 카인드는 2020년에 마즈가 50억 달러에 인수한 스낵바 브랜드다. 스틴은 “컨트리아처는 수준이 높다. 프리미엄이고 혁신적이다. 게다가 접근성도 좋다. 단백질이 주도하고 있는 간식 분야에서 대형 브랜드로 성장할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 브랜드는 육포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된 와중에도 선전하고 있다. 식료품 구매자들의 육포 주문이 전년보다 줄면서 지난해 육포 판매량은 4% 넘게 감소했다. 그러나 컨트리아처의 육포와 막대형 육포는 아주 빠르게 성장하며 다른 간식을 즐겨 먹던 일부 고객까지 끌어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료품 판매 데이터에 따르면 육포를 새로 구매하는 소비자 중 약 16%는 칩, 12%는 단백질 바, 9%는 씨앗·견과류 구매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리스티터, 웨그먼스, 스프라우츠, 아홀드 델레이즈, 앨버트슨 등 소매업체의 고객들은 목초를 먹이고 설탕을 넣지 않은 컨트리아처의 육포를 앞다퉈 원하고 있다. AMC 영화관, 아웃도어용품 업체 REI, 힐튼과 메리어트 같은 호텔 브랜드 등 비전통적인 소매업체들도 마찬가지다.

강 대표는 “우리는 적절한 인프라, 적절한 브랜드, 적절한 포지셔닝, 적절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충족되지 않은 소비자의 수요를 제대로 파악했다”며 “오늘날 육류 간식에도 4~5년 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소비자가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1981년 한국에서 캘리포니아로 이민을 온 강 대표의 아버지 윌리엄은 이듬해 18살 나이에 자신이 일하던 팜데일이라는 작은 마을의 주유소 주인을 설득해 가게를 임대받았다. 수익이 날 경우 자신이 챙겨도 된다는 조건이었다. 윌리엄은 결국 2만5000달러를 벌었고, 그 돈으로 자신의 가게를 구입했다. 그는 몇 년 동안 매장 세 개를 더 구입했는데, 어린 강 대표에게 이는 저마진 가족기업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보여주는 조기교육이 됐다.

강 대표는 아버지의 매장에서 일하면서 투자자의 인수가 식음료 업계를 지배하며, 매장에서 판매되는 제품은 그러한 거래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배웠다.

강 대표는 2001년 펩시코가 130억 달러를 들여 게토레이와 모회사인 퀘이커 오츠를 인수한 거래를 언급하며 “어느 날 매장에 프로펠을 진열하고 있었는데 어느새 진열되는 상품이 게토레이로 바뀌었던 것을 기억한다”고 돌이켰다. “그 변화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었죠. 브랜드가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항상 매료됐습니다.”


▎맛을 찾는 여정 강 대표는 컨트리아처의 신제품과 맛에 대해 “13년에 걸친 시행착오의 결정체”라고 말했다. / 사진:COUNTRY ARCHER PROVISIONS
이제는 최고의 경쟁자가 된 육포를 매대에 채워 넣기도 했다. 수십 년간 판매해왔던 제품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어렸을 때나 근무 시간에 육포를 간식으로 즐겨 먹었지만 부모님은 간식이 너무 비싸다고 꾸짖었다. 강 대표의 어머니는 “그거 내려놔. 공짜가 아니야. 먹지 마라. 그게 오늘 우리 수입이야”라고 그에게 말하곤 했다.

강 대표의 어린 시절 육포 사랑은 20대 초반 그랜드캐니언 여행 중 인생을 바꾸는 깨달음의 순간으로 이어졌다. 길가 가판대에서 강 대표는 셀레스티노 찰리 미라치라는 정육점 주인이 판매하는 육포를 발견했다. 미라치는 샌버나디노에서 작은 사업체를 운영하며 교통량이 많은 남부 캘리포니아의 고속도로 가판대에서 장인의 손길로 육포를 만들었다. 강 대표가 지금까지 맛본 육포 중 “압도적으로 가장 맛있는 육포”였다.

그 맛이 너무 좋아서 강 대표는 대학을 그만두고 2011년 이모 수잔과 함께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수잔은 자신의 이민자 아버지를 돕기 위해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대형 매장들을 돌아다니며 육포를 판매하면서 자랐다. 두 사람은 77세였던 미라치에게서 사업을 인수했다. 당시 연 매출은 36만 달러에 불과했고 미라치의 자녀들은 가업을 잇는 데 관심이 없었다. 강 대표와 수잔은 중소기업 대출을 받아 50만 달러를 지불했다.

당시에는 회사 이름이 없었지만, 미라치의 직원 10명이 직접 육포를 썰던 샌버나디노의 185㎡ 크기 건물 옆에 ‘Country Archer’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강 대표는 이 문구를 회사 이름으로 삼았다. 그 후 강 대표는 미라치 밑에서 1년간 견습생으로 일했다. 미라치는 그로부터 2년 뒤, 강 대표가 풍미가 뛰어난 육포를 기계화하여 생산하는 방법을 터득했을 무렵 세상을 떠났다.

강 대표는 고기가 자동으로 얇게 썰어져 구워지는 컨베이어벨트 옆을 지나며 “지금 보이는 것은 13년에 걸친 시행착오의 결정체”라고 말했다.

컨트리아처의 사업 시작 시기는 완벽했다. 고급 육포 브랜드 크레이브는 2015년 허쉬에 3억 달러에 매각됐고, 그 직후 제너럴밀스는 목초를 먹인 들소를 공급하는 것으로 유명한 바·소뼈 육수 브랜드 에픽 프로비전스에 1억 달러를 투자했다.

강 대표는 이런 투기 열풍에 휩쓸릴 뻔했다. 그에게 현실을 깨우쳐준 것은 아버지였다. 한 번은 아버지에게 경쟁사 중 하나인 크레이브가 수익성 없이도 매출의 약 6배에 달하는 거액에 인수되었다는 사실을 설명하다가 자신의 설명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강 대표가 아버지에게 “요즘에는 수익성이 없어도 된다”고 말하자, 아버지는 혼란스러워하며 “그러면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느냐”고 물었다.

강 대표는 “마치 내가 중국어를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고 돌이켰다. “아버지에게 그 말은 용납할 수 없는 내용이었죠. 그 원칙은 항상 제 머릿속에 남아 있습니다. 사업을 하려면 아주 큰 책임감을 가져야 하고, 재정적으로 건전해야 합니다.”

강 대표는 마케팅도 현명하게 진행했다. 브랜드 론칭 당시 강 대표는 레드불이 캔 보관용 쿨러를 무료로 제공하여 매장 운영자들의 호감을 얻으려 했던 것을 떠올리며 이 방법을 따라 했다. 강 대표는 기존 유명 브랜드의 자리를 내주려 하지 않는 매장 주인들을 위해 맞춤형 육포 진열대를 제작해 제공했다. 강 대표는 “나는 그런 환경에서 자랐다. 부모님이 공짜를 좋아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소비자의 눈에 띄는 방법을 잘 파악한 덕분에 비즈니스는 급격히 성장했다. 2019년 강 대표가 포브스 30세 이하 30인으로 선정됐을 때, 컨트리아처는 스타벅스와 홀푸즈 등 미국 전역의 2만5000개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었고 캐나다에도 막 진출한 상태였다. 그해 매출은 3500만 달러를 향해 순조롭게 나아가고 있었다.

건강식 육포 경쟁사 상당수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컨트리아처는 그 어떤 업체보다 굳건하다. 허쉬에 인수된 크레이브의 실적이 악화되자 설립자가 2020년 식품 사모펀드 투자 회사를 통해 허쉬로부터 회사를 다시 인수했다. 하지만 크레이브는 셰프스컷 육포를 인수한 후에도 계속 흔들리고 있다. 남아프리카식 빌통 육포 제조업체인 스트라이브도 무너졌다. 2021년에 백지수표로 상장한 후 수익성이 없는 스트라이브는 현재 1달러 미만의 저가주로 거래되고 있다.

어려움을 겪는 일부 경쟁업체와 달리 컨트리아처가 비교적 빠르게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다양한 종류의 간식으로 사업을 다각화한 것이다. 현재 이 회사의 육포는 미주리주와 아이오와주의 계약 제조업체에서 생산하는 막대형 육포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팔린다. 강 대표는 이 부문의 성장에 대해 “앞으로 5년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날지 제대로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크레이브가 허쉬에 매각되기 전까지 크레이브의 이사였다가 현재 컨트리아처의 이사로 재직 중인 브래드 반혼은 “지난 10년 동안 컨트리아처는 프리미엄 육류 스낵 카테고리를 틈새시장에서 성장을 주도하는 강자로 바꿔놓았다”며 “목초 사육 소고기, 좋은 재료, 대담한 맛을 위해 노력한 덕분에 컨트리아처는 건강한 스낵의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

앞으로 강 대표는 육포 업계의 판도를 뒤엎고 더 건강한 육류 간식을 만들고자 한다. 컨트리아처의 들소 육포가 곧 출시될 예정이며, 간이나 염통 같은 부위를 더 잘 섭취할 방법을 찾는 육식주의자들을 위해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방식대로 장기를 혼합하여 만든 막대형 간식도 출시할 계획이다.

컨트리아처의 매출은 올해 두 배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강 대표는 세 배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강 대표가 부모님과 함께 일하며 자란 편의점, 마트, 주유소 등으로 컨트리아처를 더 확장할 때 진정한 시험이 시작될 것이다. 강 대표는 “주유소 진출이 곧 시작될 것”이라며 “우리는 진정으로 도전하고 탐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 Chloe Sorvino 포브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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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호 (2024.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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