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정당하게 받자’라는 슬로건의 아정당은 인터넷이나 휴대전화 개통, 가전 렌털, 이사, 청소 등 다양한 분야의 토탈솔루션을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김민기 아정네트웍스 대표는 지난 5월 8일 인터뷰에서 “토탈솔루션으로 생활을 이롭게 할 것”이란 포부를 밝혔다.
▎김민기 아정네트웍스 대표는 통신을 시작으로, 렌털, 이사, 금융 등 사업 영역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참신한 마케팅과 서비스로, 창업 4년 만에 24.4배 성장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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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통신·렌털 시장, 나만 손해보면 어떡하지?’ ‘이사·청소업체 고를 땐 뭐가 중요하지?’ 등 생활서비스에 대한 고민이 있을 때 필요한 플랫폼이 아정당이다. 아정당 플랫폼은 인터넷 가입 서비스의 아정당 통신을 시작으로 정수기, TV 등 가전제품을 렌털해주는 ‘아정당렌탈’, 포장이사와 입주청소·누수·배관청소 등 서비스 중개까지 제공하는 ‘아정당이사’로 나뉜다. 최근에는 금융사업에도 뛰어들었다.
1인 기업에서 연 매출 500억원을 달성하기까지김 대표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대기업에 다니던 회사원이었다. 사업을 할 마음도 전혀 없었는데, 사업의 시발점이 된 것은 그저 아버지의 용달업에서 중개수수료가 많다는 것을 발견하고 소비자와 용달 기사가 직거래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만든 것이었다.“아버지가 용달차를 운전하셨는데, 땀 흘려 움직이는 아버지보다 중개 업체가 더 많은 돈을 버는 것이 늘 안타까웠어요. 시스템상 무엇인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그래서 소비자와 용달 기사가 직거래할 수 있도록, 포털사이트에 커뮤니티를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자신이 큰 이윤을 욕심내기보다는 용달 기사들이 더 많은 수익을 가져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리고 아버지를 돕겠다는 마음으로, 1년 이상 무급으로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인내의 시간을 보냈다. 소일거리로 시작한 커뮤니티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회원 수가 4만 명을 훌쩍 뛰어넘었다. 그러자 여기저기서 광고 문의가 들어왔다. 김 대표는 커뮤니티에 광고를 무료로 게재하는 대신, 카페 회원들에게 많은 혜택을 줄 것을 광고주들에게 요구했다.“당시 무료로 받은 광고주 중에서 인터넷 가입 업체가 소비자들에게 혜택을 많이 주지 않았어요. 그래서 제가 직접 통신사업에 뛰어들어 인터넷 개통 시 소비자가 누릴 수 있는 다양한 혜택을 줘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전 이게 창업이라 생각하지 못했고, 그냥 많은 사람들에게 큰 혜택을 줘야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좋은 결과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김 대표는 2019년 자본금 100만원으로 창업했고, 회사 운영에 대한 확신이 없어 동시에 다니던 회사의 업무까지 병행했다. 하지만 이런 걱정도 기우에 불과했다. 밀려오는 전화 상담 때문에 가족에게 도움을 요청해 업무를 맡기고 김 대표가 마케팅을 담당했다. 그렇게 5개월이 흐르고, 월순익이 2,000만원이 되었을 때 그는 다니던 대기업을 그만두었다. 그리고 2021년 회사를 개인사업자에서 법인사업자로 전환했다. 아정네트웍스는 첫해 매출 21억원을 기록한 이후 매년 3배 성장했다. 매출액이 2021년에는 60억원, 2022년에는 183억원에 이어 2023년에는 513억원을 달성했다. 창업 첫해인 2020년과 2023년을 비교했을 때, 창업 4년 만에 약 24.4배 성장을 달성한 셈이다. 또 창업 당시 1인 기업에서 현재 직원 270여 명을 둔 회사로 성장했다. 현재 제휴업체로는 뱅크샐러드, 피터팬의 좋은방 구하기, 마미톡, 쿠쿠 등이 있다.회사가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 김 대표는 그 이유로 “참신한 마케팅과 서비스”를 꼽았다. 이제 막 창업한 회사가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알리기란 쉽지 않다. 아정당은 새로운 당을 창당한다는 창의적인 광고 캠페인으로, 소비자들에게 브랜드를 각인했고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페이스북, 네이버 TV, 브런치 등 SNS 채널에서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아정당 유튜브, 틱톡, 네이버 카페 등 주요 홍보 채널에서 회원 52만 명을 확보했다. 마케팅을 블로그에서 유튜브로 전환했을 때 실제 매출은 세 배 이상 증가하기도 했다.“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채널이 바뀔 때마다 홍보의 위기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매번 새로운 마케팅 채널을 찾아냈고, 그에 맞는 원 소스 멀티유즈(One Source Multi-Use) 콘텐트를 개발했습니다. 이렇게 하나의 소재를 서로 다른 채널에 적용해, 정보의 홍수 속에서 소비자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었습니다.”단순한 제품 비교나 홍보 외에 휴대전화 느릴 때 빨라지게 하는 방법, 중간 요금제, 하루 종일 에어컨을 가동해도 전기세를 줄이는 법 등 알아두면 좋을 상식을 콘텐트로 제작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알지 못했던 정보들을 얻을 수 있으니, 아정당의 콘텐트를 보며 손해보는 것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김 대표는 “고객 중에는 아정당이 만든 콘텐트를 보고 브랜드를 알게 된 경우도 다수”라고 설명했다. 다양한 콘텐트를 제작하는 특성상 영상 제작 교육 등에도 아낌없이 투자했고 회사 설립 후부터 지금까지 제작한 콘텐트는 아정당의 아카이브이자 든든한 자산이 됐다.
직원 교육과 재투자로 성장 이끌어
▎아정당은 소비자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SNS 채널에 맞는 콘텐트로 제공하고 있다. 김민기 대표는 “아정당의 아카이브이자 든든한 자산”이라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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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회사의 꾸준한 성장에 만족하지 않고, 매출의 일정 부분을 재투자하고 있다. 가령 140여 명이 넘는 CS 담당 직원의 고객 응대가 한 명이 대답하는 것처럼 일관성을 유지하도록 매뉴얼을 제작했다. 또 CS 담당 직원이 해야 하는 단순 업무부터 고차원적인 업무까지 많은 업무를 자동화했다. 이 덕분에 CRM 프로그램 개발을 포함해 저작권, 소프트웨어권, 상표권, 특허권 등 지식재산권 20여 개를 보유 중이다. 김 대표는 “직원들의 성장에 대한 투자야말로, 빠르게 변하는 사회에서 한 발짝 앞서나가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가 이런 운영 철학으로 회사를 이끌어온 덕분에 아정당은 2023년 중소벤처기업부 ‘인재육성형 중소기업’, 부산시 ‘벤처기업인상 광역시장 표창 수상’, 2024년 부산경제진흥원 ‘청끌(청년이 끌리는)기업’, 고용노동부 ‘강소기업’으로 선정됐다.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일까. 소비자가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무언가가 떠올랐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인터넷, 정수기, 이사 등 다양한 업종으로 사업을 확장한 이유도 소비자가 아정당 플랫폼을 더 자주 방문해주길 원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아정당 사업 아이템은 생필품처럼 지속적으로 소비하는 물품이 아니라, 휴대전화나 인터넷, 이사 등 이벤트성 소비입니다. 우리 회사에서 생활에 도움 될 만한 정보로 콘텐트를 제작하지 않는다면 소비자에게 잊히기 마련입니다.” 이와 더불어 직원들에게는 자랑스러운 회사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대기업에 재직하는 회사원들은 기업 점퍼나 사원증을 자랑스럽게 착용하고 다니는데, 이처럼 자랑할 수 있는 기업과 기업문화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앞으로 더 많은 인재가 아정당과 함께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회사 운영에서 중요한 건 멈추지 않고 지속하는 힘과 인내라고 생각합니다. 외부에서 아정당을 바라봤을 때, 빠르게 성장한 기업으로 보이겠지만 회사가 어려웠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이때마다 직원들과 회사의 방향과 비전을 공유하며 어려움을 극복해나갔습니다. 서울, 부산에 이어 대구에도 서비스를 확대하고 올해에는 서울, 내년에는 부산 신사옥을 완공할 계획입니다. 경쟁업체도 많지만, ‘제대로 된 물건을 사용하고 싶다’는 고객의 간절함이 있는 한 늘 함께할 아정당의 모습을 기대해주세요.”- 여경미 기자 yeo.kyeongmi@joongang.co.kr _ 사진 박종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