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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들어가기 힘든 클럽 

 

몬태나의 드넓은 광야 외딴곳에는 900가구가 채 되지 않는 작은 커뮤니티가 하나 있다. 가장 대단한 부를 자랑하거나 가장 찬란한 명성을 누리는 이들만 들어올 수 있는 이 작은 커뮤니티의 거주민이 보유한 총재산은 무려 2900억 달러가 넘는다.

▎마크 저커버그, 멀린다 프렌치 게이츠, 저스틴 팀버레이크 / 사진:ILLUSTRATION BY BEN KIRCHNER FOR FORBES
5년 전, 기술 창업가이자 [샤크 탱크] 프로그램의 공동 진행자 로버트 헤이야비치는 옐로스톤 클럽(Yellowtone Club)과 사랑에 빠지고 말았다. 몬태나주 보즈먼에서 차를 타고 남쪽으로 한 시간은 달려야 도착할 수 있는 이곳은 옐로스톤 국립공원에서 북쪽으로 80㎞가량 떨어져 있다. 옐로스톤 클럽이 소유한 론 마운틴은 동부 해안의 킬링턴이나 스토우, 그 외 다른 어떤 리조트보다 훨씬 스키 타기 좋은 코스들을 제공한다. 헤이야비치는 “가족과 아이들을 데리고 오기 너무나 좋은 곳”이라고 열정적으로 말했다. 그는 자신의 6살 된 쌍둥이가 아내 킴보다 훨씬 스키를 잘 탄다는 점도 빼놓지 않고 말했다. TV 프로그램 [댄싱 위드 더 스타즈]에서 만나 부부의 연을 맺은 두 사람은 2019년 빅 스카이 스키 리조트 근처에 있는 옐로스톤 클럽의 콘도 한 채를 매입했다가 자신들만의 별장을 따로 짓기로 결심했다. 1254㎡ 부지를 확보한 부부는 이후 2800만 달러를 투자해서 3년에 걸쳐 침실 8개짜리 ‘드림 하우스’를 완공했다. 대성당 첨탑처럼 뾰족하게 올라온 로키산맥을 거실에서 조망할 수 있는 위치다. 헤이야비치는 “다양한 곳에 집이 있지만, 이 집을 가장 좋아합니다”라고 말했다.

옐로스톤과 사랑에 빠진 건 헤이야비치만이 아니다. 그가 들어간 초호화 옐로스톤 클럽에는 총 885명에 이르는 회원이 있다. 1만5000에이커 면적의 산악지대는 스키와 골프, 플라이 낚시와 승마를 즐길 수 있는 세계 최정상급 시설과 자연을 제공한다. 아이들을 위한 영화관뿐 아니라 스팅과 노라 존스, 제임스 테일러 등이 공연하는 콘서트장이 있고, 각종 캔디바와 스낵, 뜨거운 수프 등을 공짜로 제공하는 등 간식거리가 즐비한 ‘슈거 쉑(sugar shacks)’이 산과 초목지대 곳곳에 있다. 또 옐로스톤 클럽에는 리프트 21개, 곤돌라 1개가 설치되어 있고, 스키를 탈 수 있는 면적만 해도 2900에이커에 달한다. 어떤 리프트를 선택해도 바로 탑승 가능하다. 헤이야비치와 번지수가 동일한 구역에 저택을 가지고 있는 노스캐롤라이나의 부동산 거부 로이 캐롤은 이곳에서는 바쁘게 돌아다니는 사람을 보는 일이 거의 없다고 말한다. 캐롤은 “8세부터 80세까지 각자의 니즈에 잘 맞는 곳이기 때문에 여러 세대의 구성원을 둔 대가족에 아주 적합하다”고 말했다. 61세인 캐롤은 (평가가치) 3700만 달러 규모 저택을 지으면서 미래에 맞이하게 될 손주들을 위한 방까지 마련했다. “50년간 새로 생겨날 가족 구성원들을 모두 수용할 수 있는 집을 지었습니다.”

옐로스톤 클럽의 최대 매력은 바로 아무나 쉽게 들어올 수 없다는 폐쇄성이다. 이곳에 들어오려면 VVIP로 인정받은 사람의 추천을 받아야만 하고, 상세한 신상확인 정보를 제출해서 심사 절차를 밟아야만 한다. 클럽이 붐비는 것을 막기 위해 최대 회원 수는 914명으로 제한한다. 또 클럽에 입성하려면 이곳의 토지나 저택, 콘도를 매입해야만 한다. 미개발 택지 매입에는 최소 1000만 달러가 필요하고, 콘도의 경우 700만 달러 미만도 가능하지만, 평균 가격은 1550만 달러다. 저택 가격은 최소 2000만 달러가 넘는다. 이에 더해 환불 불가 계약금 50만 달러를 내야 하고, 연간 회원비는 7만8000달러다. 회원이 되면 직계가족(부모와 자녀, 손주만 해당. 성인이 된 형제자매는 포함되지 않음)과 함께 스키와 골프를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고, 매년 최대 140일까지 손님을 초청할 수 있다.

다른 회원들의 신원을 알아내는 일은 클럽에 들어가는 것만큼 어렵다. 저스틴 팀버레이크와 제시카 비엘이 회원이라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다. 마크 저커버그와 톰 브래디도 회원이다. 그러나 다른 회원 다수는 지상낙원을 소유했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으려고 유한책임회사(LLC)를 통해 토지나 저택을 보유한다. 클럽의 상황을 잘 아는 주민의 정보에 따르면 억만장자 회원은 총 50명에서 80명 사이로 추정된다.

이에 포브스는 몬태나주 공공기록을 샅샅이 뒤져 300여 개 클럽 부동산을 조사하고 다양한 정보 출처를 동원해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억만장자 19명, 억만장자의 자녀 2명이 옐로스톤 클럽에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포브스가 새롭게 찾아낸 회원들 중에는 헤지펀드 기업가 빌 애크먼과 펠릭스 베이커,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 구단주 로버트 크래프트, 슬랙 창업주 스튜어트 버터필드, 와플 하우스 회장 조 로저스 주니어, 블랙스톤 회장 스티브 슈워츠먼의 아들이자 영화 제작자인 테디 슈워츠먼이 있다. 멀린다 프렌치 게이츠는 이혼 합의 중 일부로 옐로스톤 별장에 대한 소유권을 넘겨받았다.

“유명한 사람들이 회원으로 출몰하는 걸 꽤 자주 볼 수 있습니다.” 2018년 10억 달러를 받고 결제회사 카얀(Cayan)을 또 다른 결제회사 TSYS에 매각하고 회원권을 얻은 헨리 헬게슨이 말했다. “집 밖으로 나가기만 해도 사람들이 알아보고 귀찮게 굴어서 익명성을 즐길 수 없는 사람들이죠. 이곳에서만큼은 그들도 마음 편하게 거리를 오갈 수 있습니다.”

옐로스톤 클럽을 처음 구상한 사람은 억만장자였던 원목 사업가 팀 블릭세스다. 그는 1991년 옐로스톤 국립공원 근방의 토지 14만 에이커를 매입해서 옐로스톤 클럽을 위한 토지와 맞교환했다. 클럽은 1999년 문을 열었고, 블릭세스는 클럽을 담보로 해서 3억7500만 달러를 차입한 후 이 중 2억 달러를 투자해 최고급 레저 시설 공유 사업을 위해 요트와 화려한 별장 등을 매수했다. 안타깝게도 사업은 성공하지 못했고, 옐로스톤 클럽은 2008년 파산신청을 했다.

이때 클럽을 인수하겠다고 나선 회사가 보스턴에 본사를 둔 부동산 투자사 크로스하버 캐피털(CrossHarbor Capital)이다. 회사는 다른 옐로스톤 회원 40명과 함께 자본을 모아 2009년 1억1500만 달러에 클럽을 인수했다. 크로스하버의 샘 번 전무이사는 지난 15년간 클럽에 10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번은 “우리는 다른 어떤 곳에서도 할 수 없는 경험을 제공합니다”라고 말했다.

멀린다 프렌치 게이츠


멀린다는 빌 게이츠와 2021년 이혼 후 굽이굽이 이어진 안데사이트 리지 로드에 위치한 (침실 8개, 욕실 9개의) 4000만 달러짜리 별장을 재산 분배로 받았다. 이와 함께 근방의 4개 이상 필지에 걸쳐 있는 18에이커 토지에 대한 소유권도 같이 넘겨받았다. 5월에 멀린다는 산 정상이 눈으로 덮인 빅 스카이의 론산맥을 배경으로 활짝 웃는 셀카 사진을 찍어 페이스북에 올렸다. 사진과 함께 올린 글은 “2024년은 지금까지 이곳에서”다.

론 버클


로스앤젤레스 투자사 유카이파 컴퍼니즈(Yucaipa Companies)의 창업주이자 경영 파트너, 동시에 프라이빗 클럽 소호 하우스(Soho House)의 회장이기도 한 론 버클은 옐로스톤 클럽에 약 7500만 달러로 평가받은 46에이커 토지를 갖고 있다. 이 토지 위에 별장 여러 채를 지었는데, 그중 한 저택은 연면적 706㎡에 침실 9개를 갖춘 대저택이다. 유카이파 컴퍼니즈는 2010년 5500만 달러를 내고 옐로스톤 클럽의 지분 33%를 인수했고, 2021년 이 지분을 매입가의 5배에 달하는 가격에 매도했다.

에릭 슈미트


구글 전임 CEO 슈미트는 매년 7월의 셋째 주말에 옐로스톤 클럽에서 소규모 회의를 개최한다. 이 회의는 (겸손히 말해서) ‘세계에서 가장 똑똑하고 흥미로운 사람들의 모임’으로 불린다. 참석자 면면을 보면 레이디 가가부터 언론인 로넌 패로, 작가 아담 그랜트, 유라시아 그룹 경제학자 이언 브레먼까지 다양하다. 행사는 마을에서 매년 열리는 프로급 황소타기 로데오 축제와 동일한 시기에 열린다고 하니, 참으로 신기한 조합이 아닐 수 없다.

스튜어트 버터필드와 젠 루비오


기업용 메시징 앱 슬랙의 억만장자 창업주 버터필드(51)와 여행용 가방 브랜드 어웨이(Away)를 창업한 그의 아내 젠 루비오는 2021년 옐로스톤 클럽에 저택 한 채를 매입했다. 2021년은 세일즈포스가 280억 달러를 주고 슬랙을 인수한 바로 그해다. 이들이 구매한 저택의 현재 가격은 3800만 달러다.

톰 브래디


은퇴한 NFL 스타 쿼터백이자 슈퍼모델 지젤 번천의 전 남편 브래디는 2022년 번천과 이혼하면서 옐로스톤의 별장을 챙긴 듯하다. 그가 이 별장을 얼마나 즐기고 있는지 보면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브래디는 매년 여름 부모님과 두 자녀를 데리고 이곳에 와서 아이들이 나무 사이를 연결한 로프 다리를 걷는 동안 자신은 암벽등반을 하는 사진을 올린다. 페트리어츠 팀원들을 초대해서 굽이굽이 이어지는 클럽의 하이킹 경로를 함께 산악자전거로 오가는 사진도 종종 올린다.

닉 우드먼


스포츠를 즐기는 모습을 생생하게 촬영할 수 있는 고프로(GoPro)를 만든 억만장자 닉 우드먼은 2011년 옐로스톤 클럽에 저택을 매입해서 2018년 아예 이곳으로 이주했다. 우드먼과 그의 아내 질은 함께 400만 달러를 기부해서 빅 스카이 커뮤니티와 레크리에이션 센터를 창설하는 데 앞장서기도 했다. 그는 2019년 센터 착공식에서 옐로스톤 클럽이 “가족과 함께 사는 건 물론이고 내가 가본 장소 중 가장 특별한 곳”이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옐로스톤 클럽의 거물들


옐로스톤 클럽의 회원으로 확인된 억만장자 19명의 재산을 파악해 순위를 매겨봤다. 조사에서 밝혀지지 않은 옐로스톤 억만장자는 분명 이보다 더 많을 것이다.


- Kerry A. Dolan With Stephen Pastis and Alicia Park 포브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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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호 (2024.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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