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고급 주택 구매자들도 인스타그램에서 인테리어 아이디어를 찾고 <화이트 로터스> 같은 드라마를 보며 주거지를 고른다. 브랜드 레지던스, 유서 깊은 부동산, 친환경 옥상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UAE 두바이의 팜 주메이라에 자리한 아르마니 비치 레지던스. / 사진:DUBAI SOTHEBY’S INTERNATIONAL REALT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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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도금 시대(Gilded Age)는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는 1월과 2월에 발표되는 연말 럭셔리 보고서에서도 확인된다. 포브스는 세계 억만장자 순위에서 “100억 달러대 자산가들이 기록적인 한 해를 보내며 그 어느 때보다 규모가 커지고 부유해졌다”고 전했다.자금 흐름은 확실히 활발하다. 소더비 인터내셔널 리얼티의 2025 럭셔리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사일런트 세대와 베이비붐 세대(1928~1964년 출생)가 자녀와 손주들에게 물려줄 재산은 무려 84조 달러에 달한다.이들은 무엇을 구매하고 있을까? 물론 부동산이다. 프랑스 코트다쥐르에 있는 매력적인 마을들은 북미 구매자들이 선호하는 지역이며, 스페인과 더불어 HBO의 블랙코미디 <화이트 로터스(The White Lotus)>를 촬영한 모든 지역이 인기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부동산·인테리어 트렌드에 영향 미친 ‘화이트 로터스 효과’
▎이탈리아 소더비 인터내셔널 리얼티가 관리하는 베르바니아의 빌라 비아 코스탄자. / 사진:LUCA MATTIA MINCIOTTI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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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더비의 브래드 넬슨 최고마케팅책임자는 럭셔리 전망 보고서를 인용하며 “이를 ‘화이트 로터스 효과’라고 부른다”고 말했다.이탈리아 시칠리아의 매력적인 지역(타오르미나, 체팔루, 노토, 팔레르모 등)을 전 세계에 선보인 <화이트로터스> 시즌 2가 방영된 지 두 달 후, “이 지역을 찾는 미국·영국인 구매자가 두 배로 증가했다”고 소더비 인터내셔널 리얼티 이탈리아 주거 부문 대표인 딜레타 조르고로 스피놀라가 말했다.이러한 지역에서 부동산을 구매하는 밀레니얼 세대는 역사적인 특징을 유지하면서도 현대적인 인테리어를 갖춘 공간을 선호한다. 또한 넓은 부지가 있을수록 더 인기가 높고, 올리브나무 숲, 포도원, 과수원을 갖춘 부동산이 특히 인기다. 멕시코의 경우, 미국인 첫 주택 구매자들은 전통적으로 바로크양식과 신고전주의 건축물이 가득한 다채로운 색감의 도시 산미겔 데 아옌데를 선호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도시에서 약 48km 떨어진 유서 깊은 포도밭 부지가 새로운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고 CDR 산미겔의 부동산중개인 짐 돌란이 전했다.밀레니얼 세대 주택 구매자들은 무드 보드(특정 분위기를 표현한 판)를 좋아한다. 소더비에 따르면 이 세대는 인스타그램을 선호한다. 이들은 <세브란스: 단절>, 넷플릭스의 <퍼펙트 커플> 등 TV 드라마에 소개된 고급 주택들을 보여주는 게시물에 매료된다. 특히 <퍼펙트 커플>에는 눈에 띄는 벽지 디자인이 등장하는데, 이로 인해 주택 구매자들은 스칼라만드레나 모리스 앤드 컴퍼니의 카탈로그에서 그런 디자인을 찾는다.인스타그램의 영향을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는 대형 부엌, 아침 식사 공간, 부엌 옆 휴식 공간 등이 있다. 제틀린 소더비 인터내셔널 리얼티의 글로벌 부동산 고문 켈리 래드윅은 “고객들은 와인 저장 공간, 바, 야외 엔터테인먼트 공간이 있기를 기대하며, 집이 사운드·미디어 시스템을 갖췄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또한 골프 시뮬레이터, 음악실, 넓은 체육관, 전기차 충전기가 있는 차고 등도 필수 시설로 꼽힌다.
명성과 변치 않는 가치를 전달하는 브랜드 레지던스
▎1898년경 뉴욕시 5번가 170번지의 펜트하우스. / 사진:ITALY SOTHEBY’S INTERNATIONAL REALTY, EITAN GAMLIEL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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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브랜드와 연결된 풀옵션 서비스형 주거 공간을 원하는 이들 사이에서는 브랜드 레지던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전통적으로 럭셔리 호텔들이 시장을 주도해왔지만, 최근에는 까발리, 아르마니, 펜디 같은 고급 패션 브랜드와 벤틀리, 포르쉐, 애스턴 마틴 등 명품 자동차 브랜드도 브랜드 타워를 건설하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브랜드 레지던스의 성장세는 2020년 이후 더욱 거세졌다. 소더비에 따르면 마이애미, 플로리다, 두바이 등이 브랜드 레지던스 시장의 주요 거점으로 떠올랐다. 럭셔리 트렌드를 다루는 럭소노미는 현재 브랜드 부동산 시장의 가치를 660억 달러로 추산했다.
브랜드 레지던스의 메카인 두바이에서 불가리 라이트하우스 레지던스에 최대 25%의 프리미엄이 붙는 이유는 뭘까? 소더비는 이에 대해 지속적인 가치의 보증을 가장 큰 매력으로 꼽았다. 여기에 최상의 서비스와 부대시설까지 더해져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브랜드 레지던스의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마이애미의 돌체앤가바나 레지던스 앤드 호텔. / 사진:LL&CO AND RECENT SPAC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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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돌체앤가바나 레지던스는 입주자들에게 이탈리아 명품 패션 하우스로서의 유산과 완벽한 스타일 감각을 자랑하는 브랜드를 연계하여 제공한다. 모든 구매자가 고급 패션 브랜드에 매력을 느끼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레지던스는 세련된 도시적 라이프스타일을 상징하는 공간이 될 수 있다. 이와 유사하게 마치 건축예술 작품처럼 반짝이는 쌍둥이 타워인 마이애미의 바카라 레지던스는 건물을 “삶이 영원히 반짝이는 곳”이라고 홍보한다.돌체앤가바나의 90층짜리 마이애미 타워는 이 브랜드의 첫 미국 레지던스 프로젝트다. 소더비에 따르면 이곳에는 이탈리아산 트래버틴 대리석 바닥이 깔려 있으며, 입구는 브랜드의 목걸이와 핸드백 장식에서 영감을 받은 황금빛 장식 비즈로 꾸며져 있다. 가격은 210만 달러부터 시작한다. 호텔급 편의시설로는 372㎡ 규모의 풀 데크, 시그니처 레스토랑 세 곳, 돌체앤가바나 브랜드 스파, 시가 룸, 피트니스 센터 등이 있으며, 특히 마이애미의 패션 애호가들을 위한 맞춤 재단 서비스도 제공한다.
지속가능한 럭셔리: 녹색 지붕, 태양광 패널, 재활용 자재
▎식물로 뒤덮인 중국 상하이의 1000 트리스 단지를 상공에서 본 모습. 히더윅 스튜디오에서 설계했다. / 사진:VCG VIA GETTY IMAG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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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을 중시하는 젊은 구매자들은 하이브리드 자동차 등 친환경적 요소와 첨단 기술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홈에 점점 더 끌리고 있다. 녹색 지붕, 빗물 채집 시스템, 태양광 패널, 재활용 자재 등이 이러한 주택의 필수 요소로 자리 잡았다.하와이 마우이의 아일랜드 소더비 인터내셔널 리얼티 소유주이자 대표 중개인인 라이언 맥로클린은 “우리가 고급 주택 시장에서 판매하는 모든 주택에는 어떤 형태로든 지속가능한 기능이 포함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런 특징은 관리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자산가치를 높인다.
방수막 위로 식물이 자라는 녹색 지붕은 최근 주택 구매자들 사이에서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자연과 건축이 조화를 이루는 이러한 디자인은 환경 친화적인 소비자들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한다. 또한 녹색 지붕은 단열 성능을 높이고 빗물 처리를 자연스럽게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포르타 누오바에 자리한 고층 수직 숲 레지던스인 보스코 베르티칼레. 보에리 스튜디오에서 설계했다. / 사진:GETT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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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 사례로는 중국 상하이의 1000 트리스가 있다. 이 복합 개발 단지는 나무가 심어진 기둥 1000개로 이뤄져 있어 상하이판 공중 정원이라 불린다. 또 싱가포르 센토사섬에 자리한 미라 스카이 가든 하우스는 층마다 접근 가능한 세 개의 녹색 지붕을 갖추었으며, 열대기후에 맞춰 설계된 잔디로 덮인 곡선형 지붕이 특징이다. 소더비의 브래드 넬슨은 터크스 케이커스 제도의 신축 빌라에 요르크 브로이닝이 설계한 곡선형 녹색 지붕이 적용됐다고 말했다.- R. Daniel Foster 포브스 기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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