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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 서연의 생태산문] 먼 산에는 거짓이 많은가 

소실점 저편으로 사라지는 생명의 숨소리…지각 없는 농부의 두 눈이여!
대지가 여윈 몸을 뒤척일 적에② 



높이 나는 새는 사람의 눈에 그저 검은 점으로 보일 뿐… 원근법을 잊은 자는 먼 곳에 숨은 사물의 본질을 쉬 잊는다. 그러나 엎드려 밭에 있는 흙 한 줌을 눈여겨보라. 그 안에 생동하는 생명의 서사를 느껴보라.도토리나 밤톨은 홀로 뚝뚝 떨어지지만, 붉은 고추나 늙은 호박 따위는 인간의 손을 타야 한다. 만추였다. 바람은 종일 소슬했고, 새벽에는 덤불에 서리가 하얗다. 옥수수 밭 고랑에는 또 산비둘기의 피 묻은 깃털이 곳곳에 흩뿌려져 있었다. 황조롱이가 무슨 일을 저지른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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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호 (2024.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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