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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습內戰… 살벌한 형제 

기획특집 | <후계자 김정은>의 저자가 말하는 ‘김정일 후계 막전막후’
김정남 암살 거듭 실패… 후계 공표 후 兄 “세습 반대” 직격탄
김정은 내부 전열 갖추고 중국 알현 행차 준비… ‘맏형 불씨’ 여전히 남아 

이영종 중앙일보 정치부문 기자 [yjlee@joongang.co.kr]
‘청년대장’으로 불리다 하루아침에 북한군 대장으로 등장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셋째 아들 김정은. 그는 연일 공석에 등장하며 대내외에 얼굴 알리기를 하고 있다. 9월 말 노동당 대표자회를 계기로 새로 짠 권력지도는 김정은 시대를 준비할 파워엘리트들로 채워졌다. 아버지의 후광을 업은 김정은이 후계자로서의 지위 굳히기에 들어간 형국이다. 하지만 낙관은 이르다. 후계구도를 둘러싸고 권력 투쟁의 분위기가 감도는 등 이상조짐이 곳곳에서 감지되기 때문이다. 후계구도에서 밀린 이복형 김정남은 “3대 세습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김정은에게 절대 권력이 쏠린 건 사실이지만 김정남 변수도 완전히 무시하기는 어렵다. 후계자 문제를 둘러 싸고 출렁이는 김정일 패밀리 그룹과 북한 핵심 권력층의 내막을 최근 출간된 <후계자 김정은>의 저자 이영종 중앙일보 기자의 눈으로 짚어본다.
북한의 후계구도를 둘러싸고 평양 로열 패밀리 형제가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미 김정일 위원장의 막내아들 김정은으로 사실상 굳어진 후계자 지위에 대해 장남 김정남이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김정남은 10월 9일 베이징(北京)에서 일본 아사히TV와인터뷰를 가졌다. 하루 뒤 방영된 인터뷰에서 김정남은 “개인적으로 3대 세습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김정남은“언제든지 난 동생을 도울 것”이란 말도 꺼냈다. 강·온 양면의 이중적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하지만 북한 관측통들은 ‘세습 반대’ 발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런 언급은 노동당 대표자회를 계기로 후계자 김정은의 지지 기반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는 김정일은 물론 당사자인 김정은에게 직격탄을 날린 것으로 해석됐다. 후계구도에서 멀어진 것으로 보이는 김정남의 발언에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김정은과의 악연 때문이다. 김정남은 김정일이 여배우 성혜림과 낳은 아들이다. 김정은의 경우 재일교포 무용수 출신인 고영희 소생의 두 아들 중 막내다. 형 정철은 한때 후계자 후보로 거론됐으나 호르몬계 이상 등의 질환으로 탈락했다. 결국 어머니가 다른 김정남과 김정은이 후계 문제를 놓고 충돌하는 양상이 빚어진 것이다.



두 사람은 이미 후계자 지명 과정에서 심각한 갈등을 노출한 바 있다. ‘우암각 습격사건’이 대표적 사례다. 지난해 4월 초 평양 중심가인 중구역에 자리한 특각에 북한의 최고 정보기관인 국가안전보위부 요원들이 들이닥쳤다. 김정일 일가만 사용 권한이 있는 초호화 별장인 이곳에 들어선 베테랑 요원들은 거침없이 집안 곳곳을 뒤졌다. 급작스러운 가택 수색에 제대로 저항조차 못하던 관리요원들과 체류 인사들이 끌려가다시피 차에 태워졌다. 놀랍게도 이 사건을 지시한 건 김정은이었다. 우암각으로 불리는 이 별장은 김정남이 평양에 들어와 머물 때 찾는 안가였다. 김정남이 이곳을 거점으로 삼은 것은 1997년께부터인 것으로 전해진다. 2002년 숨진 생모 성혜림이 살던 본가보다 우암각을 즐겨 찾았다는 것이다. 김정남은 아버지의 비밀연회를 흉내 낸 ‘파티정치’를 벌였는데 실제로는 김정남 지지 세력들의 모임이었다. 이런 움직임을 간파한 김정은이 자신의 후계구도에 장애물이 될지도 모를 싹을 자른다는 차원에서 우암각을 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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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호 (2010.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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