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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 국립극단의 <오이디푸스> 

불확실성의 파급 효과 

염혜원 문화칼럼니스트 [byeyum@empal.com]
2010년 재단법인으로 바뀐 국립극단이 이번 신년에 야심 차게 내놓은 첫 번째 작품은 바로 소포클레스의 비극 다. 작품의 내용이나 주제를 감안했을 때 하필 이 작품을 극단의 창단공연으로 삼았는지가 궁금해진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이야기는 신이 내린 운명을 거부하려다 본전은커녕 자신의 모든 것을 다 잃어버리는 인간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비극성을 새삼 거론하기에는 매일 불거져나오는 세상의 소식들로도 충분하지 않은가. 하지만 ‘한 치 앞도 모르는 운명’이라는 대목에서 시선이 집중된다. 혹시 인간은 한 치 앞도 모르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극복하기 위해 살아가는 게 아닐까?



사실 몇 해 전 영국의 모 신문이 내놓은 한 해의 전망으로 나온 쉬운 단어 중에 하나가 바로 ‘불확실성’이었다. 이 단어의 의미가 유례 없이 강해진 것은 지금 이 시대를 공유하는 많은 사람의 위기감 내지는 불안감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사람은 약 한 세기를 넘게 사는 경우가 드물며 따라서 과거에 느꼈던 강한 불확실성에 대한 체감지수를 비교할 길은 없다. 하지만 불확실성의 시기를 여러 번 넘기면서 약한 불확실성의 학습 효과는 있겠지만 이렇게 강력하다고 느껴지는 불확실성이 그 지배력을 발휘하는 듯한, 아니 지배하고 있다고 믿어지는 현실에서 어떤 해결책을 찾을 것인가는 매우 절박한 문제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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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호 (2011.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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