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종.심층취재

Home>월간중앙>특종.심층취재

널뛰기 영재교육 둘러싼 강남엄마들의 아우성 

사교육 없애고 ‘진짜 영재’ 뽑겠다며 교과부가 내놓은 ‘관찰추천제’는 허울뿐 

김소연 매경이코노미 기자 sky6592@mk.co.kr
매년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서울 강남의 수학·과학 학원가는 한겨울 날씨에도 뜨겁게 달아오른다. 초·중·고 영재교육원 시험을 대비한 특강반이 여기저기 수없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어릴 적부터 수학·과학 영재를 발굴해 한국을 먹여 살릴 인재로 키우겠다며 시작된 영재교육 정책의 결과물이다. 영재교육원은 특목중과 특목고를 가기 위한 ‘필수 스펙’으로 간주된다. 초등학교 4학년부터 시작되는 영재교육을 6학년까지 3년 연속 받은 학생은 모 국제중 서류전형 통과는 떼놓은 당상이란 말조차 나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많은 학부모가 자녀를 영재교육원에 합격시키려고 안간힘을 쓴다. 특히 ‘대한민국 사교육 1번지’ 강남·서초구에서는 그 양상이 상상을 뛰어넘을 정도다. 영재 교육을 둘러싼 천태만상을 들여다봤다.
서울 강남구에 사는 주부 A씨(38)는 요즘 밤마다 잠을 설친다. 침대에 누웠다가도 이리저리 뒤척이다 가슴이 답답해 벌떡벌떡 일어난 일이 한두 번이 아니다. 안면홍조 현상도 생겨났다. 식사하다, 누구와 얘기하다가도 시도 때도 없이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는 걸 느낄 정도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술 한잔 했나 여길 정도다. 홧병이 생겼다. 올해 초등학교 6학년에 올라가는 아들이 ‘강남교육청 3년 연속 영재원 합격’이란 꿈을 놓쳐버린 탓이다.



A씨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주변에 ‘스펙의 여왕’이란 소릴 들었다. 아들의 월등한 과학·글짓기 실력 때문이었다. 4, 5학년 때 강남교육청 영재원 과학부문에 2년 연속 합격했다. 교육청 초등 영재원은 4·5·6학년을 대상으로 수학·과학·정보 부문에서 학년 별로 20명씩 선발한다.(정보 부문은 6학년만 선발) 강남교육청 산하 강남·서초구 초등학교는 모두 52개 학교. 이 중 학교 대표로 뽑혀 시험을 치는 학생이 부문별로 170~180명가량 된다. 그중 20명만 최종 선발되니 대략 11대 1 정도 경쟁률이다. 그 좁은 문을 2년 연속 통과한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그의 자부심은 하늘을 찌를 정도였다.

※ 해당 기사는 유료콘텐트로 [ 온라인 유료회원 ] 서비스를 통해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201202호 (2012.02.01)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