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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의 삶] 아프간 전장에 희망의 씨앗 뿌린 권순영 NEI 회장 

“양귀비 심던 메마른 땅에 콩을 심게 했죠” 

임산부 6명 중 1명이 죽고, 영아 4명 중 1명이 5세 이전 목숨을 잃는다. 총이나 폭탄 때문이 아니다. 굶주림 때문이다. 전쟁이 할퀴고 간 아프가니스탄의 슬픈 현실이다. 입에 풀칠을 하기 위해 국제사회가 말리는 양귀비를 재배하던 이곳 농민에게 새 희망을 심어준 한국인이 있다. 아프간에 콩 농사법을 처음으로 전수해 기아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자 유엔도 그를 돕고 나섰다.
“제가 알던 작은 지식을 보태고자 했습니다. 제 업무가 의료식품 관련이니 정부 보건 관계자나 전문가들을 모아놓고 영양부족 상황에서 콩이 얼마나 유용한 식품인지 알려주고자 했을 뿐입니다. 그것만으로 제 역할은 다하는 셈이라고 생각했죠.”



2003년 6월 아프가니스탄 카불(Kabul)을 떠나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향하는 비행기 안. 재미 영양학자 권순영(64) 박사는 좁은 좌석에서 이리저리 몸을 뒤척였다. 지난 며칠간의 강행군에서 얻은 육신의 피로감 때문만은 아니었다. 엉겁결에 떠맡은 일의 부담감이 더 큰 원인이었다. “두 어깨에 커다란 짐을 얹은 듯했다”고 권 박사는 그때를 돌이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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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호 (2024.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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