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인사를 드리러 간 덕민(德旻·71) 스님의 방엔 때아닌 연분홍 꽃이 난만했다. 다육식물 종류라는데, 두껍고 육질이 많은 비취색의 잎은 옥 같았다. 청화백자 화분에 굵은 줄기를 뻗고 옥에 꽃을 피운 모양이 바로 만다라였다. 향기 있는 꽃은 빨리 스러지나 향기가 없는 꽃은 오래 간다고 한다.
“겨울에 피는 만다라야. 장자에 나오는 고목 같잖아.”
식물이 육중하여 과연 고목 같다. 혜자는 자기가 가진 가죽나무가 크지만 줄기가 뒤틀리고 옹이가 많아 쓸모없다고 장자의 철학에 빗대어 말했다. 쓸모를 너무 따지다 보면 큰 것을 보지 못한다. 들판의 나무 아래로 사람들이 한가로이 오가며 그늘에서 쉬지 않는가, 하고 장자는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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