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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기획] KLPGA 장타자 전성시대 

드라이버는 쇼이자 돈 

양준호 서울경제신문 기자
시즌 최고는 평균 256.72야드 박성현, 역대 최고는 266.94의 김세영… 여자골프 투어 코스 길어져 장타자의 우승 확률도 높아졌다

▎박성현은 올 시즌 드라이버로 평균 256.72야드를 날리고 있다. 171㎝의 큰 키를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유연성과 골반이 핵심이 되는 스윙을 앞세워 여자프로골프 대표 장타자 타이틀을 얻었다.
“골프에서 드라이버는 쇼, 퍼팅은 돈이다.(You drive for show, but putt for dough)” ‘퍼트의 달인’ 보비 로크(남아프리카공화국)가 남긴 말이다. 1987년 7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로크는 프로 통산 75승을 쌓았고, 이 가운데 브리티시 오픈(디 오픈 챔피언십) 우승만 네 번을 달성했다.

디 오픈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골프 대회로 역사와 전통에서 따라올 대회가 없는 특별한 메이저 대회다. 로크는 정교한 퍼트 감각을 무기로 155년 디 오픈 역사상 세 번째로 많은 트로피를 가져갔다. 최다 우승은 영국령 채널 제도 출신 해리 바든이 기록한 6승.

로크의 메시지는 간단하다. 호쾌한 드라이버샷에 목숨 걸지 말라는 뜻이다. 자기처럼 퍼트만 잘해도 우승은 저절로 따라온다고 말한다. 아마추어 골퍼들에게도 이 말은 그대로 적용된다. 드라이버샷을 멀리 펑펑 날리지만 퍼트에 다소 약한 사람보다 드라이버 거리는 짧아도 퍼트에 귀신인 사람이 내기 골프에서 돈을 따는 법이다.

로크의 ‘퍼팅 찬양론’은 올 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도 어느 정도 맞아떨어졌다. 드라이버샷 거리 공동 78위(평균 291.8야드)의 조던 스피스(미국)가 라운드당 퍼트 수 최소 1위(27.82개)의 퍼트를 무기로 최근 끝난 2014~15시즌 상금랭킹 1위(1203만 달러)에 오른 것이다. 스피스는 포스트시즌 격인 페덱스컵 플레이오프에서도 최종 우승해 1천만 달러 보너스를 거머쥐었고 세계랭킹 1위도 되찾았다.

하지만 드라이버로 평균 313.7야드(3위)를 날린 제이슨 데이(호주)가 스피스와 똑같이 시즌 5승을 올린 것도 큰 화제였다. 드라이버샷의 파괴력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데이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당장 다음 시즌부터 스피스의 왕좌를 거세게 위협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는 세계 주요 투어 가운데 장타자 득세 경향이 가장 뚜렷한 무대 중 하나다. 일단 드라이버샷을 멀리 날리고 보는 장타자들이 상금랭킹 상위권을 점령하고 있다. 상금랭킹 선두 전인지(21·하이트진로)는 드라이버샷 평균거리 248.26야드로 전체 9위에 올라 있고 상금 3위 이정민(23·비씨카드)도 249.8야드의 드라이버샷으로 전체 7위에 올라 있다. KLPGA 투어에서 드라이버는 쇼이자 돈인 셈이다. 여자 골퍼들의 화려한 외모와 아기자기한 플레이를 구경하러 온 갤러리들은 남자 아마추어를 압도하는 엄청난 거리에 매료되고 만다.

그린 변별력도 낮아져 장타자 득세

최근 KLPGA 투어 YTN·볼빅 여자오픈이 열렸던 경기 양주 레이크우드CC의 대회 코스 길이는 무려 6812야드(파72)였다. 국내남자프로골프 투어인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일부 대회장보다 코스 길이가 더 길다. 올해 KPGA 투어 매일유업 오픈 때 대회장인 대전 유성CC의 코스 길이는 6796야드(파72)였다.

KLPGA 투어의 코스 길이는 최근 몇 년 새 눈에 띄게 길어지는 추세다. 이 때문에 KLPGA 투어를 거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진출한 선수들은 거리 때문에 애를 먹는 일은 거의 없다. 이미 국내에서 긴 코스에 단련됐기 때문이다.

그린 변별력이 낮아지는 것도 장타자 득세에 한몫한다. 요즘 KLPGA 투어의 그린 스피드는 스팀프미터 3.5m 안팎인 경우가 많다. 스팀프미터는 그린 스피드를 측정하는 기구로, 1m 길이의 막대를 30도 정도 기울이고 그 위에서 공을 굴려 멈추기까지의 거리로 측정한다.

일반 아마추어들이 경험하는 골프장의 스팀프미터가 아무리 빨라도 3m는 되지 않는다는 점을 생각하면 3.5m는 어마어마한 스피드다. 마스터스 토너먼트가 열리는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GC의 그린 스피드와 맞먹는 수준. 최고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 기간 오거스타 내셔널GC의 그린은 ‘유리판’으로 악명 높다.

유리 위에서 공을 치는 것처럼 톡 갖다 대도 휙 굴러가버린다. 마스터스 수준의 그린 스피드라면 사실 누구에게나 어렵다. 드라이버샷보다 퍼트에 강점을 가진 선수들은 조금 불만일 수 있다.

반대로 장타자들은 길어진 코스에서 시원한 드라이버샷으로 훨씬 더 편한 경기를 펼치고 그린에서는 다같이 쩔쩔매니 크게 잃을 게 없다. 물론 장타자들이 퍼트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 섬세함까지 갖추는 일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장타자들의 우승이 잦아지고 돋보이는 현상이 이어지는 것이기도 하다.

지난해 12월 개막해 올 11월 끝나는 2014~15시즌 KLPGA 투어는 총 29개 대회로 운영된다. 총상금은 184억원으로 대회당 평균상금이 6억3천만원에 이른다. 대회 수는 지난 시즌에 비해 두 개 늘었고 총상금도 19억원이 많아졌다. KLPGA 투어에서 인기를 얻은 선수들이 시즌 뒤 미국으로 진출하는 일이 매년 계속되고 있지만 국내 투어 흥행에는 아직까지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화수분처럼 새로운 스타들이 끊이지 않고 탄생하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장타를 겸비한 젊은 선수들의 빠른 성장세는 KLPGA 투어를 떠받치는 대들보 역할을 하고 있다.

장타자 타이틀은 어떻게 얻어지는 것일까. 일단 KLPGA에서 집계하는 기록을 통해 장타 능력이 확인된다. KLPGA는 매 대회 1·2라운드에 참가 선수들의 드라이버샷 거리를 잰다. 측정 홀은 라운드당 2개 홀이다. 모든 선수가 드라이버를 잡을 만한 홀과 코스 경사가 평평해 선수들이 있는 힘껏 스윙할 만한 홀이 홀 선정 기준이다.

드라이버를 드는 모든 홀을 측정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선수 능력을 완벽하게 반영하지는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대회가 거듭되고 수치가 누적될수록 자료는 제법 대표성을 가지게 된다.

장타자 타이틀은 객관적인 기록과 함께 갤러리와 동료들의 인정을 통해서도 얻어진다. 대회에서는 보통 세 명이 한 조로 편성되는데 티샷 후 두 번째 샷 지점에는 크든 작든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갤러리들은 이 차이에 흥미를 느끼게 마련이다. ‘누가 누구보다 계속 10야드 이상 멀리 보내더라’는 등의 증언은 확산되는 법이다. 요즘 대회에서는 장타자들을 같은 조에 붙여놓는 게 흥행 공식이 된 분위기다.

올 시즌 KLPGA 투어 최고 장타자는 박성현(22·넵스)이다. 지난 시즌 우승 없이 상금랭킹 34위에 그쳤던 박성현은 올 시즌은 전인지의 상금왕 등극을 위협할 위치에까지 올라와 있다.

지난 시즌 상금인 1억2천만원은 올 시즌은 시즌 초반인 6월에 이미 넘어섰다. 6월 롯데칸타타 여자오픈 마지막 18번 홀에서 1m짜리 버디 퍼트를 넣지 못해 연장을 허용했고 결국 역전 우승을 내줬지만 2주 뒤 메이저 대회인 기아자동차 제29회 한국여자오픈에서 데뷔 첫 승을 올리고 그 후로도 승수를 쌓아가고 있다.

박성현은 올 시즌 드라이버로 평균 256.72야드를 날리고 있다. 171㎝의 큰 키를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유연성과 골반이 핵심이 되는 스윙을 앞세워 여자프로골프 대표 장타자 타이틀을 얻었다.

2부 투어 상금왕을 거쳐 지난 시즌 KLPGA 투어에 데뷔한 박성현은 데뷔 첫해에는 10위 내 진입이 세 번뿐일 정도로 자리를 잡지 못했다. 혹독한 1부 투어 적응기였다. 원인은 드라이버샷에 있었다. 100% 힘을 들이지 않고도 250~260야드를 너끈히 날리는 박성현은 그러나 가운데로 공을 보내지 못했다. 한 라운드에도 몇 번이고 반복해 코스를 벗어나는 아웃오브바운스(OB)가 났다.

강한 멘탈이 미사일 샷을 얻는다


▎올 시즌 상금랭킹 선두 전인지(아래 사진)는 드라이버 샷 평균거리 248.26야드로 전체 9위에 올라 있고, 상금 3위 이정민도 249.8야드의 드라이버샷으로 전체 7위에 올라 있다.
OB는 장타자에게 피할 수 없는 운명과도 같다. 세게 멀리 보내려다 보면 OB가 많은 것은 당연한 이치다. 박성현은 이미 고교 시절 OB 탓에 큰 시련을 겪었던 경험이 있다. 구미 현일고 2학년 때부터 3년간이나 드라이버 입스(yips:샷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한 불안 증세)에 시달린 것. 한 라운드에 10개씩 OB가 나기도 했다.

입스는 멘탈의 문제다. 피아니스트의 손가락이 갑자기 굳어버린 데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하의 타이거 우즈도 지난해 말부터 칩샷 입스 증상을 보였다. 뒤땅을 치거나 볼 윗부분을 때렸다. 야구에서는 ‘스티브 블래스 증후군’이라 부른다.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리츠 투수 스티브 블래스가 갑자기 볼넷을 남발한 데서 비롯됐다.

입스의 처방은 따로 없다. 스스로 극복하는 수밖에. 박성현은 수 년 전 찾아온 입스 때 정면돌파로 악몽을 탈출했다. “공을 많이 치면 결국에는 고쳐진다는 생각으로 매달렸다”고 했다. 그때의 경험이 박성현을 최고 장타자로 만들었다. 제대로 맞히면 270야드 이상도 나가고 3번 우드로도 240야드를 쉽게 보낸다.

박성현은 “공을 달래서 치지 않고 와일드하게 쳐야 한다. 그렇게 치면 오히려 방향성도 좋아진다”고 말했다. 지난시즌 OB와 스코어를 의식한 나머지 제 스윙을 하지 못했던 박성현은 올시즌 들어서는 티잉 그라운드에 설 때마다 두려움 없는 자신감 있는 스윙으로 팬들의 탄성을 불러일으킨다.

요즘도 가끔 OB가 나 한꺼번에 많은 타수를 잃기도 하지만 바로 다음 홀에서 만회하는 능력이 생겼다. 지난 시즌과 가장 큰 차이점이다. OB가 났다고 해서 다음 홀에서 페어웨이를 지키는 데 급급한 스윙으로 돌아섰다면 지금 같은 성적을 내지 못했을지 모른다.

눈에 띄는 외모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안신애(25·해운대 비치골프리조트).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살을 찌웠다. 호주 브리즈번 겨울훈련 기간 체중을 4㎏ 늘렸다. 덕분에 드라이버샷 거리가 10야드 정도 늘어 편안하게 250야드를 보낼 수 있게 됐다.

안신애는 9월 이수그룹 제37회 KLPGA 챔피언십에서 4년 우승 가뭄을 끝냈다. “시즌 전부터 샷 감이 정말 좋아 올해는 자신감이 있었다”는 설명. 2라운드에서 1타 차로 가까스로 예선을 통과한 그는 3라운드까지 선두에 7타나 뒤져 우승 가능성이 작아 보였다. 하지만 마지막 4라운드에서 몰아치기에 성공했고 4차 연장 혈투 끝에 2010년 이후 처음으로 승수를 보탰다.

2009년 신인왕 출신인 안신애는 이듬해 2승을 거둬 상금 랭킹 3위에 올랐으나 이후 부상과 부진이 거듭되며 슬럼프를 겪었다. 이 사이 연예인과의 열애설 등 골프 외적인 뉴스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일이 더 많았다. 그렇게 잊혀가는 듯했으나 안신애는 몸매를 포기하면서까지 승부수를 던졌고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우승으로 4년간 시드(풀타임 출전권) 걱정 없이 투어생활을 하게 됐다.

하루에 달걀 30개 먹고 체중 8㎏ 늘리기도

안신애보다 더 독한 선수도 있다. 김해림(26·롯데)은 드라이버샷 거리를 늘리기 위해 3개월 동안 노른자를 뺀 달걀을 하루 30개씩 먹어치우기까지 했다. 그 결과 체중이 8㎏ 늘었고 평균 250야드 안팎을 날리게 됐다.

체격이 크고 체중이 많이 나가면 장타에 유리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박성현도 키는 크지만 마른 체형이다. 지금은 LPGA 투어에서 뛰는 김세영(22·미래에셋) 또한 아담한 체구에서 불 같은 장타를 뿜는다. 타고났거나 다른 운동으로 몸을 단련시킨 케이스다.

김세영은 태권도장 관장을 했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태권도를 10년 넘게 배운 공인 3단이며 박성현은 어머니가 태권도 공인 3단이다. 2008년 KLPGA 투어 신인왕 출신 최혜용(25·BNK금융그룹)은 독특한 방법으로 거리를 늘렸다. 체중을 늘리거나 태권도를 배운 것도 아니다. 철봉 매달리기로 효과를 봤다. 어깨 넓이로 팔을 벌려 철봉을 잡고 오래 매달리는 게 전부다. 손목부터 팔뚝, 어깨까지 골프 스윙에 있어 핵심적인 부분의 근력이 좋아진다는 설명. 악력이 강해져 임팩트 때 그립을 더 단단하게 쥘 수도 있다.

어찌됐든 장타의 핵심은 헤드 스피드다. 살을 찌웠든 다른 운동으로 근력을 길렀든 결국은 헤드 스피드가 빨라져서 거리가 늘었다고 보면 된다. 박성현과 전인지의 드라이버 헤드 스피드는 시속 100마일에 가깝다. 여자프로골퍼 평균보다 10마일이나 빠르다. LPGA 투어 선수 평균인 94마일보다도 높은 수치다. PGA 투어 선수들의 평균 헤드 스피드는 112마일이다.

드라이버샷 거리를 측정하기 시작한 2008년부터 지금까지 시즌 평균거리 역대 1위는 김세영이다. 2013시즌 266.94야드를 쳤다. 당시 장하나(23·비씨카드)와의 장타왕 경쟁은 상금왕 경쟁만큼이나 관심을 모았다. 김세영은 상금왕은 장하나에게 내주고 2위에 만족해야 했지만 장하나와 공동 다승왕(3승)에 장타왕 타이틀까지 차지했다. 2위 장하나의 기록은 266.42야드였다.

장하나는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인정한 ‘장타소녀’로 유명하다. 2004년 제주 라온 골프장 개장 행사 참석차 우즈는 한국을 찾았다. 당시 꿈나무 클리닉에 뽑힌 장하나는 우즈로부터 “가르칠 게 없다. 기회가 되면 미국으로 가자”는 극찬을 들었다. 초등학교 6학년이던 장하나는 당시에도 260야드를 날렸다.

단단한 하체에서 헤드 스피드 ‘폭발’


▎1. 김해림은 샷 거리를 늘리기 위해 3개월 동안 달걀을 하루 30개씩 먹어 치우기까지 했다. 그 결과 체중이 8㎏ 늘었고 평균 250야드 안팎을 날리게 됐다. / 2. 드라이버샷 거리를 측정하기 시작한 2008년부터 지금까지 시즌 평균거리(266.94야드) 1위인 김세영. / 3. 김세영과 함께 장타 경쟁을 벌이고 있는 장하나의 평균은 266.42야드이다. / 4. 성은정은 175㎝의 키에 단단한 몸으로 장타에 최적화된 선수라는 평가를 받는다. / 5. 원조 ‘장타여왕’은 안선주다. 그는 2009년 265.83야드를 날렸다.
한눈에 봐도 든든한 체구의 장하나에 비하면 김세영은 왜소해 보이기까지 한다. 그럼에도 역대 가장 치열한 장타왕 경쟁을 벌였고 근소한 차이로 이겼다. 김세영은 “정확한 타깃 선정과 스위트 스폿 맞히기(정타)가 장타에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떨어뜨릴 곳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스윙에 들어가야 합니다. 대부분의 아마추어 골퍼들은 이것도 지키지 않고 스윙만 고치려 하거든요. 스윙은 자신의 몸에 편하면 그만입니다.” 김세영은 또 달리기와 등산으로 하체 단련을 꾸준히 해온 게 장타의 진짜 비결이라고 덧붙였다.

김세영은 2014시즌에도 264.71야드로 드라이버샷 1위를 지켜 장타왕 2연패를 달성했다. 그리고는 그해 겨울 수능 격인 퀄리파잉 스쿨을 통과해 LPGA 투어에 진출했다. 덩치 큰 LPGA 투어 선수들 사이에서도 전혀 기죽지 않은 김세영은 첫해부터 우승을 경험하며 신인왕 경쟁에서 앞서나가고 있다.

원조 ‘장타여왕’은 안선주(28)다. 2009년 265.83야드를 날렸다. 국내 무대에서 7승을 올린 뒤 일본 투어로 건너간 안선주는 일본에서도 2010년부터 2년 연속에 지난해까지 상금왕을 3차례나 거머쥐며 맹활약하고 있다.

최근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투수 유희관과의 교제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됐던 양수진(24·파리게이츠)도 소문난 장타자다. 2011년 256.06야드, 2012년 259.03야드로 2년 연속 장타왕에 올랐다. 양수진 역시 몸집이 큰 편은 아니지만 간결한 백스윙과 부드러운 몸통 회전을 이용해 기술적으로 장타를 날리는 스타일이다.

요즘 골프계는 국가대표 출신 아마추어 성은정(16·금호중앙여고)을 주목한다. 7월 US여자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성은정은 270~280야드를 쉽게 날린다. 나이가 어려 KLPGA 투어 회원 자격을 아직 얻지 못했지만 추천선수 형식으로 간간이 투어 대회에도 출전하고 있다.

농구선수 출신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성은정은 175㎝의 키에 단단한 몸으로 장타에 최적화된 선수라는 평가를 받는다. LPGA 투어 진출이 목표라 김세영·장하나와의 경쟁도 벌써 기대를 모은다.

- 양준호 서울경제신문 기자

201511호 (2015.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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