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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중앙·타임리서치 공동기획] 새정연 대의원 1048명에게 물었다! 선호하는 차기 대선주자는 누구? 

0.2%P 차 초접전, 문재인의 대안은 손학규? 

여권 잠룡 중 대선에서 가장 버거울 것 같은 상대는 반기문 사무총장… 응답자 54.7% “내년 총선에서 새정연 현역의원 최소 30% 물갈이해야

▎새정치민주연합 대의원 104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대표와 손학규 전 상임고문에 대한 대선후보 지지도가 불과 0.2%P 차이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경선에 참여한 손 전 고문(왼쪽)과 문 대표가 의자에서 떨어진 명찰을 줍고 있다. / 사진·뉴시스
월간중앙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타임리서치’와 공동으로 ‘2015 주요 정치현안 관련 여론조사 보고서’를 작성했다.


조사는 새정치민주연합 대의원만을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전체 대의원 1만2천여 명 가운데 1048명이 설문에 응했다. 새정연 당원 260만 명 가운데 당비를 납부하는 권리당원은 25만 명이며 이 중 대의원은 1만2천여 명이다. 대의원들로 구성된 전국대의원대회는 당헌(黨憲) 개정, 합당·해산 등을 결정하는 당의 최고의사결정기구다. 대의원은 당의 ‘백두대간’이며, 이들만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는 전례가 거의 없었다. 이번 조사는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2.9%P다.

1. 야권의 차기 대선주자는 누구?


▎새정치민주연합 제1차 정기대의원대회가 지난 2월 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렸다. 원혜영·정세균·김한길·안철수 의원(왼쪽부터)이 최고위원 후보자들의 연설을 듣고 있다. / 사진·중앙포토
야권 대선후보 지지도는 문재인≒손학규>박원순>김부겸·안희정·안철수 순이었다. 문 대표(28.5%)와 손 전 고문(28.3%)이라는 응답이 절반을 넘었고, 박원순 서울시장(16.8%), 김부겸 전 의원(5.8%), 안희정 충남지사(5.6%), 안철수 전 새정연 공동대표(5.5%)로 나타났다.

문 대표는 부산·울산·경남(45.8%)과 대구·경북(30.0%) 등 영남권과 대전·충남·충북·세종(38.2%) 등 충청권, 강원·제주(46.8%)에서, 손 전 고문은 인천(46.4%), 광주(36.7%), 전남(56.8%)에서 크게 앞섰다.

박 시장은 일반국민 여론조사에서는 대중적 인기와 인지도를 바탕으로 지지도가 대체로 높게 나타나지만 대의원들 사이에서는 존재감이 다소 미흡했다. 서울에서도 박 시장에 대한 지지도(20.6%)는 손 전 고문(28.6%)에게 8%P 뒤졌다.

박해성 타임리서치 대표는 “문 대표와 손 전 고문에 대한 지지는 영남과 호남에서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매우 근소한 차이이긴 하지만 안 전 공동대표가 꼴찌인 것도 주목할 만 하다”고 분석했다.


2. 새누리당 예비 대선주자들 중 가장 어려울 것 같은 상대는?


새누리당의 잠룡(潛龍)으로 거론되는 인물 가운데는 반기문 UN 사무총장(2016년 12월 31일 임기 종료 후 입당 전제)이 가장 위협적일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에 46.3%가 반 총장을 꼽았고, 다음으로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18.2%), 오세훈 전 서울시장(8.6%), 김문수 전 경기지사(4.9%), 남경필 경기지사(3.8%), 최경환 경제부총리(3.0%) 순이었다. 무응답은 15.2%였다.


권역별로는 모든 지역의 대의원들이 반 총장이 ‘가장 이기기 어려운 상대’일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인천(59.4%)과 대전·충남·충북·세종(53.6%)에서는 과반수의 대의원이 ‘반 총장’이라고 답했다.

야권 대선후보 지지도 문항에서 김부겸·손학규·안철수를 지지한 대의원들은 반 총장이 여권후보로 출마할 경우 가장 이기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 비율이 다른 후보 지지층에 비해 조금 높게 나타났다.(김부겸 50.9%, 손학규 51.1%, 안철수 50.4%) 반면 문재인 대표 지지층에서는 반 총장이라는 응답이 42.6%로 가장 적었다. 대의원들의 47.3%는 ‘현 문재인 대표 체제를 유지하며 총선을 치르는 것이 낫다’고 응답한 반면 46.0%는 ‘조기 통합전당대회를 열어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것이 낫다’고 답했다.

문 대표의 지역구인 사상구가 포함된 부산을 비롯해 울산·경남에서는 ‘현 체제 유지’ 의견이 62.7%로 가장 높았고, ‘새 지도부 선출’ 의견은 전남에서 59.5%로 최고를 기록했다. 광주 대의원들의 경우 ‘잘 모르겠다’고 응답한 ‘유보의견’이 14.3%로 전체평균(6.7%)보다 갑절 이상 많았다.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에서는 ‘새 지도부 선출’ 49.9%, ‘현 지도체제 유지’ 41.5%로 지도체제에 대한 변화 요구가 좀 더 높았다.


▎제19대 총선이 치러졌던 2012년 4월 11일, 투표 종료 직후 서울 영등포 당사에 모인 한명숙 대표, 이용득 최고위원, 박선숙 선거대책본부장(가운데에서 왼쪽으로)이 심각한 표정으로 개표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과반의석을 기대했던 민주통합당은 127석에 그치며 새누리당(152석)에 완패했다. / 사진·중앙포토
정현복 타임리서치 책임연구원은 “잇단 재·보선 패배 이후 당 지도부에 대한 대의원들의 누적된 불만이 반영된 결과”라며 “당의 심장인 광주에서 유보의견이 높았던 것은 어느 쪽을 택하든 총선에서 그만큼 위험부담이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해석했다.

지난 8월 10일 새정연 혁신위원회는 제8차 혁신안에서 국회의원 평가를 통해 하위 20%는 20대 총선 공천에서 배제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내년 총선에서 현직 국회의원이 어느 정도 물갈이되는 것이 적당하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은 결과 응답자의 28.8%는 ‘절반 이상’, 25.9%는 ‘30~40% 수준’, 22.9%는 ‘20% 수준’, 18.4%는 ‘인위적인 물갈이는 필요 없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54.7%)이 최소 30% 물갈이를 요구한 셈이다.


▎노무현 대통령 후보가 2002년 12월 19일 밤 당선이 확실시되자 지지자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화갑 의원, 권양숙 여사, 노 후보, 정대철 의원. / 사진·중앙포토
호남지역 대의원들은 ‘인위적인 물갈이는 필요없다’는 인식이 다른 지역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광주 32.7%, 전남 35.1%, 전북 38.5%) 반면 ‘절반 이상 물갈이돼야 한다’는 의견은 현역의원 수가 적은 부산·울산·경남(38.7%), 대구·경북(38.0%) 등 영남권과 강원·제주(42.6%)에서 많았다.

박해성 대표는 “호남지역의 경우 ‘지역위원장=현역의원’이기 때문에 의원들의 속내가 대의원들의 응답에 고스란히 투영됐다”고 설명했다.


내년 총선에서 선거인단 구성을 국민공천단 100%로 하는 혁신안에 대한 찬반을 물은 결과 53.8%는 찬성했고, 33.5%는 반대했다. 12.7%는 의견을 유보했다.

권역별로 보면 광주와 전남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국민공천단 100% 혁신안에 찬성한다는 의견이 다수였으며, 특히 부산·울산·경남(70.4%), 대전·충남·충북·세종(69.1%), 대구·경북(62.0%) 등 새정연의 당세(黨勢)가 약한 지역에서 찬성 의견이 높았다.


광주 대의원들은 찬반 입장이 오차범위(±2.9%P) 내에서 팽팽히 엇갈렸고, 전남에서는 유일하게 찬성(32.4%)보다 반대(56.8%)의견이 많았다. 정현복 책임연구원은 “광주·전남에서 문재인 대표와 당 지도부에 대한 비호감도가 높아진 결과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갤럽이 11월 13일 공개한 11월 둘째 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문 대표의 호남지지율은 5%로 박원순 서울시장(26%)과 안철수 전 공동대표(14%)는 물론이고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9%)보다도 낮았다. 비록 오차범위(±10%) 내의 차이라고는 하지만 야당대표가 텃밭에서 여당대표에게조차 밀린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가 1997년 12월 19일 국회의사당 본관 앞에서 열린 ‘새정치국민회의-자유민주연합 대통령 당선 환영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김 당선자의 왼쪽은 김종필 자민련 명예총재, 오른쪽은 박태준 자민련 총재. / 사진·중앙포토
천정배 무소속 의원이 최근 창당추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구체적인 일정을 밝히는 등 야권 일각에서는 신당 창당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대의원들의 24.4%만이 신당의 성공 가능성을 전망했을 뿐, 64.8%는 실패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봤다.

신당에 대해서 대부분의 권역에서는 실패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했으나 천 의원의 고향(신안)인 전남지역의 경우 성공(43.2%)과 실패(47.3%)에 대한 전망이 팽팽히 엇갈렸다. 야권 대선후보 지지도 문항에서 문재인 대표를 선택한 대의원들이 신당의 실패 가능성(84.2%)을 가장 높게 봤으며, 손학규 전 고문과 안철수 전 공동대표를 지지하는 대의원의 경우 ‘실패’ 가능성이 ‘성공’을 근소하게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손학규: 성공 40.2%·실패 47.8%, 안철수: 성공 39.5%·실패 47.9%)

박해성 대표는 “당 내부적으로 균열이 심해지면서 ‘권력지도’가 바뀌고 있다. 당의 전통적 지지기반인 호남이 현 지도부뿐만 아니라 당의 제도·규정에 대해서도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문재인 대표에 대해 비판적인 세력들은 정계은퇴를 선언한 손학규 전 고문을 그 대안으로 생각하고 있다. 호남에서 시작된 이런 인식이 서울·경기 등 수도권으로 확산되는 조짐이 드러났다. 대의원들 사이에서는 안철수 전 공동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의 존재감이 아직은 약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 최경호 월간중앙 기자

201512호 (2015.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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