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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북극서클’ 창시자 그림손 아이슬란드 대통령 

“북극에서 한국의 역할 확대 기대” 

최경호 기자 squeeze@joongang.co.kr
지난해 양국 수교 53년 만에 최초로 방한해 박근혜 대통령과 정상회담

▎올라퓌르 라그나르 그림손 아이슬란드 대통령은 북극서클의 창시자다. 퇴임 후에도 북극을 위해 일하겠다는 그는 <월간중앙>과의 인터뷰에서 “북극에서 한국의 적극적인 역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올라퓌르 라그나르 그림손(73) 아이슬란드 대통령과 ‘북극서클’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그는 2013년 각국 정부와 학계, 기업의 북극 전문가들로 구성된 포럼인 ‘북극서클’을 출범시킨 주인공이다.

아이슬란드는 한국이 2013년 5월 정식 옵서버로 가입한 ‘북극이사회’ 이사국이자 노르웨이·덴마크·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들의 의회 간 협력기구인 ‘노르딕 이사회’ 회원국이다.

그림손 대통령은 지난해 10월에는 아이슬란드의 수도 레이캬비크에서 개최된 ‘제3차 북극서클’ 당시 첫 문화행사로 열린 ‘한국의 밤’에 참석하기도 했다. 이어 같은 해 11월에는 한국을 방문해 박근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1962년 양국 수교 이후 아이슬란드 대통령의 방한은 그림손 대통령이 처음이었다.

두 정상은 회담에서 한·아이슬란드 관계와 북극 관련 실질 협력 강화 방안, 기후변화 분야에서의 글로벌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또 동북아와 유럽 등 지역 정세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5월 17~19일 그린란드 누크에서 열린 ‘2016 북극서클’에 참석한 그림손 대통령을 <월간중앙>이 만났다. 1996년부터 내리 5선에 성공한 그림손 대통령은 “한국을 비롯한 옵서버 국가들이 북극의 미래에 있어 역할을 확대하는 데 가장 좋은 수단이 북극서클”이라고 강조했다.

북극서클을 발족시킨 주인공이다. 포럼의 역할과 의미는 무엇인가?

“북극은 수천 년 동안 지구상에서 철저하게 고립된 채 존재해왔다. 20세기가 시작되면서 유럽과 미국에서 처음으로 북극 탐험을 시작했다. 북극에 관한 과학적 연구는 고작 100년 된 셈이다. 그런데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반세기 동안의 냉전기간에는 서방국가들과 구(舊) 소련의 군사적 대치로 북극은 폐쇄됐었다. 그렇게 보면 북극에서 국가들 간의 협력이 이뤄진 것은 25~30년밖에 안 된다. 나를 비롯한 북극 주변의 파트너들은 4~5년 전부터 새로운 글로벌 플랫폼의 필요성을 느꼈다.”

한국을 비롯한 옵서버 국가들의 역할에 대해 설명해달라.

“북극권 국가와 옵서버 국가, 이렇게 두 갈래로 구성된 북극 서클은 정부·기업인·과학자 등 여러 분야의 참가자로 넘쳐난다. 이 포럼에서는 한국 등 옵서버 국가들도 주체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북극서클은 한국을 비롯한 옵서버 국가들이 북극의 미래에 있어 역할을 확대하는 데 가장 좋은 수단이다.”

“한국 국민의 아이슬란드 관심에 감사”

북극권 전체에서 그린란드가 갖는 가치는 무엇인가?

“그린란드의 반쪽만이 서유럽에 속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린란드 사람들은 전부 토착민들이고 헌법과 합당한 권리를 토대로 자신들의 정부를 세웠다. 따라서 그린란드는 북극권의 미래에 있어서 전략적으로 큰 가치를 갖는 곳이다. 또 그린란드는 매우 부요(富饒)한 땅이다. 그린란드는 단지 북극에서만 중요한 곳이 아니라 국제경제의 미래에서 매우 중요한 곳이다.”

최근 한국의 한 TV 프로그램에 아이슬란드가 소개된 뒤로 한국민들이 아이슬란드에 대해 친근감을 갖고 있다.

“그런 현상에 대해 매우 만족하고 감사한다. 양국은 오랫동안 교역을 이어오고 있다. 나는 한국과 아이슬란드의 교류·협력이 북극을 위한 새로운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또 한국의 적극적인 북극정책에 매우 힘을 얻는다. 결론적으로 이 같은 북극에 대한 새로운 관심이 전과 달리 양국을 하나로 묶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

- 최경호 기자 squeeze@joongang.co.kr

201607호 (2016.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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