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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다 다이사쿠 칼럼] 세계의 대학을 SDGs의 추진 거점으로 

“대화와 이해는 새로운 힘을 창조한다” 

대학은 사회에 희망과 안도감 주는 ‘항구’로서 제 역할 해야
한국SGI 대학부도 20년 이상 ‘유니피스(UNIPEACE)’ 활동 중


▎전국 대학생 평화연합동아리 ‘유니피스’ 가 ‘그대가 세계를 바꾼다’는 주제로 평화전시회를 개최했다. / 사진:한국SGI
생명과 존엄을 위협받는 사람들을 누구도 소외시키지 않는 평화와 공생의 지구사회 건설을 목표로 하겠다는 비전을 내건 유엔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의 활동을 시작한 지 곧 5년째에 들어섭니다.

많은 분야에서 개선되고 있지만, 극도의 빈곤으로 괴로워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7억 명 이상에 이릅니다. 또 양성(兩性)을 둘러싼 불평등도 여전히 심각해 많은 여성이 차별과 사회적인 어려움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외에도 SDGs에는 ‘건강 보장과 모든 연령대 인구의 복지증진’ 등 17개 항목에 이르는 목표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달성하려면 국제사회의 일치된 행동을 더욱 넓혀야만 합니다.

그래서 저는 세계의 대학을 SDGs의 추진 거점으로 정하는 흐름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하는 바입니다. 유엔과 세계의 대학이 연계를 맺는 ‘유엔 아카데믹임팩트(UNAI)’를 2010년에 발족한 뒤로 약 140개국 1300개에 달하는 대학이 가입했습니다. 한국에서도 60개 이상의 대학이 참여하는 등 크게 공헌하고 있습니다. 이 아카데믹임팩트가 지난해 10월, 주목해야 할 중요한 발표를 했습니다.

유엔이 정한 SDGs의 17개 목표 각 분야에서 모범적으로 활동하는 세계의 17개 대학을 선정해 ‘허브(중심 거점)’ 역할을 담당할 대학으로 임명했습니다. 예를 들어 목표 2 ‘기아퇴치’에는 남아공의 프리토리아대학교를 선정했습니다.

프리토리아대학교는 식량문제와 영양에 관한 연구소를 두고 아프리카 여러 나라 및 국제기구와 협력해 연구를 추진하고 그 밖에도 식량 안전보장을 주제로 국제회의를 수년간 공동개최했습니다. 수업도 SDGs의 여러 지표에 맞춰 모든 학부의 교육과정을 우선으로 고려하고 있습니다.

목표 5 ‘양성평등’에는 수단의 아파드 여자대학교를 선정했습니다. 지역과 나라에서 활약할 여성을 목표로 교육하는 대학으로 ‘양성평등과 개발’ ‘양성평등과 평화연구’ 등 양성평등을 전문으로 하는 석사과정을 4개 개설하고 있습니다.

목표 6 ‘평화와 공정’에는 영국의 드몽포트대학교를 선정했습니다. 난민, 이주민과 공생을 목표로 하는 유엔 캠페인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맡은 대학으로서 젊은 난민들에게 교육 기회를 제공하면서 난민, 이주민의 존엄을 지키는 중요성을 주장하고 난민들의 경험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17개 대학이 임기 3년 동안 선정된 각 분야에서 SDGs가 내건 목표를 견인해 주기를 기대합니다.

유엔 홍보국에서 아카데믹임팩트 책임을 맡은 라무다 모다란 의장은 ‘학문은 타인을 이롭게 하고 대학생은 무엇인가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SDGs에 힘쓰는 대학만큼 이 조합이 극적인 효과를 발휘하는 곳은 없다’고 강조했는데 저도 대학의 무한한 가능성을 강하게 느낍니다.

대학은 사회의 ‘희망과 안도감을 주는 항구’로서 힘을 갖추고 있어 그 힘을 인류 이익을 위해 발휘하는 의의는 매우 큽니다. 그래서 저는 각 목표의 중심 거점으로 선정한 이 17개 대학을 중심으로 아카데믹임팩트에 가맹한 대학을 비롯해 많은 대학이 중점을 둘 SDGs의 목표를 표명하고 의욕적으로 도전하는 캠페인을 추진하면 어떨지 제안합니다.

또 같은 분야에 힘쓰는 대학이 서로 협력해 대학생의 국제적인 연대를 넓히는 의의를 담아 유엔 창설 75주년을 맞는 내년에 ‘SDGs를 위한 세계대학회의’를 개최하자고 제안하는 바입니다.

청년의 역할을 중시하는 유엔의 ‘청년 2030’ 전략에서는 창설 75주년 등으로 유엔이 정상회의를 개최할 때 청년의 목소리를 강화하고 유엔 사무총장과 청년들이 정기적으로 대화하는 자리를 마련하기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그 일환으로 각국 교육자와 대학생 대표가 참여하는 세계대학회의를 개최해 SDGs를 추진하는 기운을 높이고 ‘유엔사무총장과 대학생의 대화 포럼’을 실현하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저는 소카(創價)대학교 창립자로서 한국과 중국을 비롯해 세계 많은 대학과의 ‘대학교류 추진’에 힘을 쏟으면서 세계 여러 대학 총장과 ‘대학의 사회적 사명’을 주제로 거듭 대화했습니다.

17개 대학 중 하나인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대학교와도 교류했습니다. 오랫동안 총장을 역임한 오스칼 박사와 만났을 때 제 오랜 심정을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저는 ‘대학 간 교류’로 전 세계의 더 좋은 미래를 위한 ‘새로운 지혜’와 ‘새로운 가치’가 생겨나기를 기대합니다. 대화와 상호이해야말로 무언가 ‘새로운 힘’과 ‘새로운 이상의 방향성’이 창조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무한한 가능성 지닌 존재

그러자 슈베로프 박사는 “세계의 대학은 공통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그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 대학은 힘을 합쳐야 합니다”라고 공감하면서 ‘교육자는 가장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에게 도움의 손길을 뻗어야 한다’고 말한 신념이 가슴 깊이 남았습니다.

이번 거점대학 발표를 새로운 계기로 삼아 세계의 더 많은 대학이 SDGs 추진을 위해 더욱 힘을 쏟아 각자가 쌓은 경험을 공유하면서 누구도 소외시키지 않는 지구사회를 구축하기 위한 행동 연대를 굳게 다져야 하지 않을까요.

지금까지 우리 SGI는 지구 규모의 과제에 관한 전시를 주로 세계 각지 대학에서 개최했습니다. 왜냐하면 대학이야말로 문제 해결을 위해 영지(英智)를 결집해 새로운 접근방법을 기르는 요람이고 시대를 변혁하는 강력한 에너지는 청년 그중에서도 대학생들이 만들어낸다고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한국SGI 대학부도 20년 이상에 걸쳐 평화전시 활동인 ‘유니피스(UNIPEACE)’를 실시하고 있는데 올해는 전국 124개 대학 등에서 전시했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존극(尊極)한 생명과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존재이므로 국제사회의 혹독한 현실을 바꾸기 어렵다고 여기고, 어쩔 수 없이 계속 받아들여야 하는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고 말입니다. 저는 지난해 6월,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아돌포에스키벨 박사와 공동성명을 발표했는데 거기에도 청년과 대학생에 대한 만감의 기대를 담았습니다.

공동성명에서 저는 박사와 함께 ‘세계시민교육을 통한 청년 임파워먼트(권한 이양)’를 추진할 것을 제창하고 그 기둥으로 다음 세 가지를 들었습니다.

①비참한 사건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역사의 기억’을 가슴에 새기고 공통의식을 기른다.

②지구는 본디 인간이 ‘함께 사는 집’이고 차이에 따른 배제를 허용하면 안 된다는 점을 배운다.

③정치나 경제를 ‘인도적 방향’으로 돌려 지속가능한 미래를 열기 위한 영지를 연마한다.

앞으로도 세계의 대학들과 깊이 연계해 ‘세계시민교육을 통한 청년의 임파워먼트’의 저변을 착실히 넓히면서 SDGs의 달성을 향한 큰 추진력으로 만들어 가겠습니다.

※ 이케다 다이사쿠 - 1928년 1월 2일 도쿄 출생. 창가학회인터내셔널 회장. 소카대학·소카학원·민주음악협회·도쿄후지미술관·동양철학연구소 등 설립. 유엔평화상·한국화관문화훈장 등 24개국으로부터 29개 훈장, 세계계관시인 등 수상 다수. 전 세계 대학으로부터 392개의 명예박사·명예교수 칭호 수여. 토인비 박사와 대담집 [21세기를 여는 대화]를 비롯한 저서 다수.

201912호 (2019.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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