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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건강] 4050 중년의 다이어트 비법 

배 볼록한 ‘거미 아재’ 술·국물·폰부터 끊으세요! 

설렁탕 대신 미역국, 탄수화물은 맨 나중에
자가용보다 지하철, 근육은 속부터 단련을


▎중년 비만은 복부에 지방이 몰리는 특징을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이어지면서 ‘확찐자’(살이 확 찐 사람을 일컫는 신조어)가 많아졌다. 특히 4050세대의 ‘확찐 아재들’의 한숨이 깊다. 재택근무 등 실내 생활이 길어진 데다 헬스클럽 같은 집단 운동 시설마저도 문을 닫으면서 살이 부쩍 찌고 있기 때문이다.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강재헌 교수는 “40~50대는 20~30대보다 직장 내에서 맡은 역할이 큰 데다 업무상 회식이 잦아 살이 찌기 쉬운 환경에 놓여 있다”며 “여기에 기초대사량까지 감소하면서 조금만 먹어도 살이 찌는 체질이 되기 쉽다”고 설명했다. 기초대사량은 움직이지 않고도 하루에 저절로 소모되는 에너지 소모량을 말한다. 기초대사량은 일생에서 20~30세에 정점을 찍고 30세부터 매년 약 1%씩 감소한다.

중년층의 근육량 감소는 흔하고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대수롭지 않게 넘길 일은 아니다. 의학적으로는 ‘근감소증’이라고 해서 하나의 질환으로 본다. 일반적으로 체중에서 근육이 차지하는 비중이 일정 수준(남성 37%, 여성 28%) 이하면 근감소증으로 분류한다.

남성호르몬 분비량이 줄어드는 것도 기초대사량 감소와 함께 근육량이 줄어드는 원인 중 하나다. 남성은 30대부터 남성호르몬 분비가 매년 1% 감소한다는 보고가 있다. 남성호르몬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근육을 유지해 복부 비만을 예방한다. 그런데 남성 역시 갱년기가 오면 성호르몬 분비가 줄기 시작한다. 단백질을 생산·저장하는 능력이 떨어져 근육이 마르고 뼈가 약해진다.

특히 40대 이후 근육량이 줄어든 남성은 자칫 방심했다간 살이 찌면서 ‘거미형’ 체형이 되기 쉽다. 몸을 전체적으로 봤을 때 유독 배에 살이 집중적으로 찌면서 팔다리는 근육이 부족해 가느다란 상태다. 강 교수는 “몸속에 사용하고 남은 체지방을 안드로젠·테스토스테론 같은 남성호르몬이 내장에 차곡차곡 쌓아둔다”며 “결국 내장지방이 많아지면 복부 비만을 유발해 거미형 체형이 되고 만다”고 설명했다.

세 가지 음식부터 줄여라


▎서울의 한 고깃집에서 직장인들이 회식을 즐기고 있다. 알코올은 그 자체가 고칼로리 에너지원일 뿐 아니라 지방 분해를 방해한다.
다이어트를 원하는 아재들은 기존에 자신이 갖고 있던 근육라인은 살리면서 지방만 빼내 탄탄한 복부를 만들어내고 싶어 한다. 문제는 아재의 다이어트를 방해하는 요소가 곳곳에 도사린다는 것. 40~50대의 중년 남성은 사회생활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지위에 있는 경우가 많아 잦은 야근과 회식, 극심한 업무 스트레스에 시달리기 쉽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도 다이어트의 걸림돌로 작용한다. 강 교수는 “중년 남성은 올바른 식습관과 적정 수준 이상의 신체활동뿐 아니라 뱃살을 키우는 생활습관을 함께 개선해 다이어트에 도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봄 4050 아재를 위한 실패 없는 다이어트 비법을 식습관·신체활동 별로 알아본다.

술은 체중 증가와 복부비만의 일등공신이다. 평소 밥을 많이 먹지 않는데도 배가 불러온다면 음주 습관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술에 함유된 알코올은 1g당 약 7㎉로 고칼로리 에너지원이다. 생맥주 500㏄ 석 잔(555㎉)이 밥 두 공기(626㎉)에 맞먹는다. 알코올은 체내 흡수가 빨라 지방으로 쉽게 전환된다. 심지어 알코올은 지방 분해를 방해한다.

그런데 안주 없이 술만 마시면 살이 빠진다고 오해하는 사람이 많다. 실제로 술 마신 다음 날 몸무게를 재면 체중이 0.5~1.5㎏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단기적 이뇨작용에 의한 소변량 증가 및 수분 감소, 열 생산 촉진으로 에너지 소비가 증가해 나타난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다. ‘술배’가 고민이라면 금주가 답이지만, 회식 등 술을 마셔야 하는 상황이라면 도수가 낮은 술을 적당량 마시거나 과일·채소를 섭취해 포만감을 느낀 채 음주량을 최소화하는 것도 방법이다.

아재의 최애(最愛) 음식 중 줄여야 할 세 가지가 있다.

첫째, ‘국물음식’이다. 국물음식에 다이어트의 적(敵)인 나트륨이 많이 함유돼 있다. 나트륨이 많은 짠 음식을 많이 먹으면 지방 사이사이의 작은 혈관에서 조직액이 유출돼 부종이 발생한다. 부종이 반복해 생기면 근육 생성이 방해돼 체지방이 쉽게 쌓인다. 특히 설렁탕·갈비탕처럼 고기를 오래 푹 끓이는 국물류는 고기의 지방이 국물에 녹아 나와 국물의 지방 함량이 높다. 설렁탕 한 그릇의 칼로리(420㎉)가 밥 한 공기(313㎉)보다 높은 이유다. 여기에 깍두기·젓갈을 곁들이면 나트륨 섭취량이 급증한다. 국물을 포기하기 힘들다면 콩나물국이나 미역국처럼 열량이 비교적 낮은 국을 선택하는 게 좋다. 국물음식을 먹을 땐 건더기 위주로 먹는다.

아재가 줄여야 할 두 번째 대상은 ‘밀가루’다. 밀가루는 정제된 탄수화물이어서 혈당을 빠르게 높이고 과잉 섭취 시 체지방으로 바뀐다. 밀가루 섭취를 줄여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밀가루를 반죽할 때 소금이 첨가돼서다. 김치찌개(1962㎎)보다 해물 칼국수(2355㎎)의 나트륨 함량이 더 높은 것도 이 때문이다. 담백한 맛을 자랑하는 식빵에도 한 장에 나트륨이 약 170㎎ 들어 있다. 식빵 두 장을 먹으면 감자칩 1봉(80g, 340㎎) 수준의 나트륨을 먹는 셈이다. 밀가루 음식을 먹을 땐 나트륨 배출을 돕는 칼륨을 보충하는 게 좋다. 칼륨은 토마토나 깻잎·오이·시금치 등에 풍부하다.

아재가 줄여야 할 세 번째 대상은 ‘쌀밥’이다. 밥을 반으로 줄이기만 해도 탄수화물 섭취를 줄여 섭취 칼로리는 줄이면서 단백질·지방의 비율은 적정 수준까지 올릴 수 있다. 무조건 굶거나 초저열량 식단으로 다이어트를 할 경우 폭식과 요요 현상을 유발할 뿐 아니라 기초대사량이 감소해 살이 더 잘 찌는 체질로 변할 수 있다. 밥을 줄이지 않고 반찬을 줄이면 다른 영양소보다 탄수화물 섭취 비율이 늘어나 체지방이 쉽게 쌓이는 체질로 변한다. 반찬은 생선·채소 위주로 가짓수를 늘리고, 밥양을 평소보다 반으로 줄이는 게 뱃살 제거에 효과적이다.

밥상에 차려진 밥과 반찬 중 어느 것을 먼저 먹느냐에 따라 총 칼로리 섭취량이 달라질 수 있다. 강 교수는 “단백질·식이섬유를 먼저 먹고 탄수화물을 가급적 나중에 먹으면 포만감을 빠르게 느껴 탄수화물 섭취율을 낮추고 식사량 조절에 도움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생선과 샐러드·나물을 먼저 먹고 밥이나 면을 나중에 먹는 방식이다.


▎그림 B에서 초록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내장지방이다. 그림 A에서 초록색으로 표시된 부분은 피하지방까지 포함한 것이다.
아재들이 다이어트 할 때 많이 범하는 실수가 과일 섭취량을 늘리는 것이다. 살이 찔까 봐 한 끼를 과일로 채우는 경우도 허다하다. 과일로 비타민을 섭취한다고는 하지만 과일의 영양성분을 살펴보면 대부분은 당질이다. 당질은 체내에서 지방으로 바뀌어 저장된다.

강 교수는 “밥을 먹고 후식으로 과일을 먹는다면 이미 식사로 당을 충분히 섭취한 상태에서 과일로 당을 추가로 과잉 섭취하게 돼 뱃살이 늘게 된다”며 “하루에 과일은 50~100㎉로 바나나 반쪽이나 한 개 정도가 적당하다”고 말했다.

식단에서 단백질부터 챙겨 먹으면 좋은 이유는 또 있다. 포만감을 느끼기 전에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기 위해서다. 강 교수는 “중년 이후 기초대사량이 줄어드는 주된 이유가 근육량 감소”라며 “단백질은 중년 아재의 근육량 감소를 막아주는 ‘효자’나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단백질이 든 식품은 소화과정에서 지방·탄수화물보다 에너지를 더 많이 소모해 체지방 축적을 막아준다. 단, 단백질 식품 중에서도 지방·당 함량이 적은 부위인지 확인한다. 닭가슴살·생선·계란 등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을 챙겨 먹는다.

가까운 거리도 자가용을 애용하는 습관은 남성의 복부비만 위험을 높인다. 대중교통보다 자가용을 이용할수록 걷기 등 신체 활동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종일 앉아서 근무하는 직장인의 경우 출퇴근 시간마저 장시간 운전까지 해야 한다면 복부 비만 위험을 높일 수밖에 없다.

2017년 서울연구원이 발표한 ‘서울시민의 비만 추이와 결정요인’ 보고서에 따르면 집에서 지하철역까지 거리가 멀수록 뚱뚱해질 확률이 높았다. 연구팀은 “집과 지하철역이 가까울수록 자가용 대신 지하철을 이용해 신체 활동량이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직장인 2만 명의 통근 수단과 건강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영국의 한 연구에서도 승용차·택시를 이용해 출퇴근하는 사람의 비만율은 19%로, 도보족(15%)이나 자전거족(13%)보다 더 높았다. 출퇴근 시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한 두 정류장 먼저 내려 약간 숨이 찰 정도로 걷는 게 좋다. 단, 요즘 같은 시기엔 마스크 착용과 잦은 손 소독을 잊지 말아야 한다.

속 근육이 기초대사량 키우는 열쇠


자신보다 체중이 더 나가는데 훨씬 날씬해 보이거나 같은 사이즈의 옷을 입었는데 사이즈가 달라 보일 때가 있다. 이는 체형·체지방률이 다르기 때문이다. 잘못된 체형은 몸매를 보기 싫게 만들 뿐 아니라 만성 통증·피로를 동반한다.

올바른 체형을 유지하려면 몸의 가장 안쪽에서 뼈·관절을 잡아주는 코어근육(속 근육) 단련이 필요하다. 근육은 제 위치에서 본연의 역할을 할 때 칼로리 소모가 가장 높다. 코어근육은 우리 몸의 중심에서 올바른 체형을 유지해주는 근육이다. 코어 근육은 대사율이 높아 다이어트에 도움 된다. 이 근육은 천천히 반복하는 운동을 할 때 탄탄해진다. 코어근육을 키우면서 다른 근육까지 단련해나가면 기초대사량이 높아져 체중 조절에 도움이 된다.

운동 전후 스트레칭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많은 남성이 헬스장에서 유산소 운동과 웨이트 트레이닝에는 힘을 쏟지만, 스트레칭은 등한시하는 경우가 많다. 스트레칭은 단순히 몸풀기에 그치지 않는다. 스트레칭하면 많은 근육을 사용하게 된다. 근육을 자극할수록 지방이 연소한다. 이는 체지방 감소로 이어져 비만을 완화하는 데도 도움 된다.

운동 기간과 횟수는 일주일에 1~2일 몰아 몇 시간씩 무리하게 하는 것보다 주 3~5회 규칙적으로 최소 3~5개월은 꾸준히 해야 체중 감량에 도움된다. 유산소 운동은 다소 힘들다고 느낄 정도로, 무산소운동은 1~3세트를 기준으로 12~15회 반복할 수 있는 정도의 강도면 무난하다. 운동시간은 30~90분이 적당하다.

[박스기사] 중년 비만, 암·치매로 이어지는 ‘질병 도미노’ - 복부비만이 전립선암 발병률 1.32배 높인다

대사증후군 발병률은 10배까지 높아져… 정상 체중도 위험

4050세대는 평생 건강의 분수령이다. 장기 기능이 녹슬기 시작하고 여러 질병에 취약해진다. 특히 기초대사량이 줄어들고 호르몬 분비가 감소하면서 만병의 근원인 비만에 노출되기 쉽다. 비만은 그 자체보다 합병증이 더 무서운 질병이다. 노년을 향하는 길목에서 건강을 잘 관리해야 심혈관 질환과 암, 치매 같은 건강 악재를 예방할 수 있다.

비만하면서 근육량이 감소하는 근감소증을 가진 중년 남성의 경우, 골절 위험이 최대 2.6배까지 높아진다는 연구결과(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신찬수·김정희 교수팀, 2017)가 있다. 40세 이상 성인 4800여 명을 대상으로 평균 9년여 동안 분석한 결과다. 근육이 감소하면 뼈와 관절이 약해지기 쉽다. 근육이 지탱하던 힘이 그대로 관절에 전달되기 때문이다. 연골 손상과 관절염, 낙상 등으로 이어진다.

더욱이 중년에 찾아오는 비만은 2030대의 비만과 같지 않다. 팔다리는 가는 반면, 배만 불룩하게 나오는 복부비만으로 나타나는 경향이 강하다. 본문에서 살펴봤듯, 성호르몬 분비가 줄어드는 현상과 관련이 깊다. 복부비만이 위험한 건 내장 곳곳에 지방이 쌓여있다는 걸 의미해서다.

강북삼성병원 이은정 교수(내분비내과)는 “복부 지방(내장 지방)에서 분비되는 독소(유리지방산)가 혈류를 타고 돌아다니면서 지방간, 근육 내 지방, 심장 주변 지방의 원인이 된다”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중년의 복부비만은 동반 질환 발병률이 높다. 복부 비만이 있는 성인의 대사증후군 발병률은 복부 비만이 없는 군보다 6~10배 높다. 대사증후군은 고혈당·고혈압·고지혈증·비만 같은 여러 질환이 한꺼번에 나타나는 상태를 말한다. 복부비만이 있는 사람에게 고혈압·당뇨병 위험이 5배 이상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체중이나 체질량지수(BMI)가 정상이어도 복부비만이 있으면 질병의 위험이 커진다.

중년의 비만이 위험한 또 다른 이유는 심뇌혈관 질환과 암, 치매 같은 중증 질환 발병을 가속하는 연결고리가 되기 때문이다. 특히 남성의 전립선암 위험을 크게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년 비만은 뇌도 늙게 한다

대한비뇨기종양학회에 따르면 복부비만이나 만성질환(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 등)이 있는 50대 남성은 전립선암 고위험군이다. 특별한 질환이 없어도 복부 둘레 90㎝ 이상으로 복부비만이면 전립선암 발생률은 복부비만이 없는 남성보다 1.32배 높다. 전립선을 둘러싼 지방이 암의 성장을 촉진하는 환경을 제공한다는 연구 보고가 있다.

중년에 비만하면 뇌가 빨리 늙는다. 치매 발생 위험을 두 배 가까이 높인다. 비만 자체가 심혈관 질환·대사성 질환의 위험을 높이는데 이들이 모두 치매의 위험 요인이다. 지방 조직이 분비하는 ‘아디포카인’이라는 호르몬도 문제다. 염증성 물질(사이토카인)인 아디포카인은 체내 염증 반응을 일으켜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고, 심혈관·대사질환을 일으켜 그 합병증으로 치매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엔 대사 증후군과 인지 장애가 함께 나타나는 ‘대사성-인지 기능 장애 증후군’에 관한 연구가 활발하다.

- 정심교·이민영 중앙일보 기자 simk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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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호 (2020.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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