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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갈피] 두뇌 근육 단련하면 숫자가 반가워진다 

‘수포자’서 수학자가 된 공부 꿀팁 

좌뇌·우뇌 교차 사용 등 10가지 비법 제시
어렵다고 미루기, 답 보고 풀기 등은 금물


한국에선 수학·과학만 잘해도 진학이나 취업에 ‘장밋빛 미래’를 꿈꿔 볼 수 있다. 전 세계 공통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어디 그게 쉬운 일인가.

[이과형 두뇌 활용법]은 수포자나 다름없었던 저자가 최고의 수학자·과학자로 변모하기까지 자신의 힘든 경험담을 담았다. 지은이 바버라 오클리 미국 오클랜드대 공학부 교수는 고등학교 시절 내내 수학과 과학 낙제를 밥 먹듯이 했고 그 과목들을 증오하기까지 했다. 숫자나 방정식을 치명적인 질병처럼 여겼고 어디에 쓸모가 있는지도 몰랐던 그가 열역학·전자기학·음향학·물리화학에 대한 광범위한 지식을 갖추고 박사과정 땐 식은 죽 먹기로 완벽한 성적을 받게 된 놀라운 비법이 어디에 있었을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엇이 그를 전기공학 학사, 전기컴퓨터공학 석사, 시스템공학 박사를 거쳐 지금은 뇌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느냐를 연구하는 첨단 공학 교수로 만들게 했을까.

이 책에는 오클리 교수 자신이 체득한 공부 잘하는 비법뿐 아니라 다른 유명 교수들이나 이과생들을 인터뷰해 얻은 실전용 노하우 등 꿀팁들이 다양하게 소개돼 있다. 집중모드와 분석모드의 적절한 전환과 활용, 좌뇌와 우뇌의 교차 사용 이점을 뇌연구 전문가답게 설득력 있게 잘 설명했다. 고교생·대학생은 물론 교사나 교수 등 전문가들에게도 이 책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오클리 교수가 추천하는 ‘수학·과학 근육 만들기 10가지 비법’을 살펴보자.

먼저, 내용을 안 보고 떠올려보기다. 내면에서 개념을 생성하는 일은 훌륭한 학습법이다.

시험은 그 자체가 엄청나게 강력한 학습도구다. 플래시 카드를 통해 자체 시험을 진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문제와 답을 덩어리 지어 생각해 보라. 이런 식으로 문제 풀이의 모든 단계가 자연스럽게 떠오를 때까지 연습해 보자.

운동선수처럼 무슨 과목이든 매일 조금씩 분산해서 공부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은 두뇌 근육을 단련시키는 효과적인 훈련법이다.

문제를 다양한 방법으로 풀어 보는 연습도 중요하다. 한 가지 문제 풀이 기법만 너무 오래 연습해선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휴식은 보약이다. 수학이나 과학 문제를 풀다가 막히면 일단 쉬면서 두뇌의 또 다른 영역이 배경에서 활동하게 해 보자.

쉬운 설명과 단순한 비유를 활용하면 쉽게 개념을 이해할 수 있다.

스마트폰을 끄고 25분만 집중해서 공부해 보자. 진도를 나가는데 큰 도움을 받을 것이다.

어려운 과제를 뒤로 미루지 말고 먼저 해치우자. 그러다 막히면 잠시 쉬운 문제를 먼저 풀고 다시 어려운 문제로 돌아가면 의외로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상상을 통한 비교법’도 공부를 잘하게 해 줄 것이다.

잘못된 학습법은 공부를 망칠 수도 있다. 가만히 앉아서 수동적으로 눈으로만 읽고 또 읽는 방법은 피해야 한다. 문제의 답을 먼저 훑어보고 풀이법을 안다는 착각에 빠질 수도 있다. 이미 풀이법을 아는 문제 유형만 반복해서 푸는 것도 좋지 않다.

수학을 두려워하거나 제대로 된 수학 공부법을 몰라서 헤매는 사람에게 이 책은 훌륭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학교나 학원에서도 수학·과학 문제를 잘 푸는 방법을 배울 수 있지만 먼저 이 책을 읽고 도전한다면 더 큰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한경환 기자 han.kyunghwan@joongagn.co.kr

※ 이 기사는 중앙콘텐트랩에서 월간중앙과 중앙SUNDAY에 모두 공급합니다.

202104호 (2021.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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