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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이재명·윤석열 부동산 정책 뭐가 다를까 

이재명의 우클릭, 닮아가는 부동산 해법 

李, 공공주도 공급과 과세 강화에 방점, 尹 민간공급 중심에 세금·대출 완화 병행
누가 되든 文 정부가 파놓은 부동산 수렁에서 현명하게 빠져나올 방안 강구해야


▎야당인 윤석열 대선후보는 물론, 여당 이재명 대선후보도 부동산 정책에 관한 한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미세먼지로 뒤덮인 서울 아파트의 모습처럼 집값 안정화로 가는 길은 시계 제로다. / 사진:연합뉴스
대선 정국 초반 명확했던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부동산 공약 방향이 많이 달라지고 있다. 민주당 선대위는 12월 9일 부동산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세제 정책과 공급 방식 등에 관한 내부 이견으로 발표를 추후로 미루고, 논의를 이어가기로 선회한 상황이다. 이 와중에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는 12월 12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적 완화 가능성을 언급하며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를 강화하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부동산 정책도 ‘공급 강조, 세제 완화’라는 큰 틀만 서 있을 뿐, 구체적 방책은 미비하다.

두 후보 진영의 교집합은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을 반면교사로 삼겠다’는 인식에 있다. 다만 문제 해결을 위한 접근 방법에서 차이를 띤다. 문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한 성적표는 100%에 달하는 서울지역 아파트 가격 누적 상승률만 봐도 그 참담함을 짐작할 수 있다. 이렇게 참패를 거듭한 근본 원인은 시장의 역할을 무시하고 부정적인 측면에 매몰된 나머지, 시장을 통제의 대상으로만 접근한 데 있다. 문 정부의 가장 중요한 실수 세 가지는 다주택자에 대한 징벌적 정책 기조, 서울시 정비사업 억제로 서울대도시권 중심도시의 선호주택 공급 부족 야기, 그리고 임대료 규제의 길을 제대로 된 준비도 없이 시작했던 것 등을 꼽을 수 있다.

정권교체 여론 불러온 文 정부 부동산 실정

그중에서도 가장 큰 실패 원인은 다주택자를 향한 징벌적 조세 강화다. 다주택자나 고가주택에 대한 징벌적 조세는 결국 풍선효과를 일으켰다. 고가 주택의 가격 상승을 초래한 것은 물론, 조세 부담의 전가를 통해 서민들의 전·월세 부담을 가중시켰다. 이런 부작용에도 지속해서 강화됐던 다주택자에 대한 징벌적인 과세는 2020년 7·10 대책으로 정점을 찍었다. 다주택자에 대한 최고 세율 6%인 종부세, 12%인 취득세, 지방세까지 포함하면 82.5%인 양도소득세는 정의가 아닌 악몽을 현실화하는 과세의 틀로 변질됐다.

‘다주택자=투기꾼’이라는 프레임은 부동산 정치를 위한 불쏘시개로 활용됐다. 실제 투기적인 행태에 대한 판단은 쉽지 않다. 다만 그 간접적인 판단 기준 중 하나가 보유 기간이다. 독일에서는 10년 이상 보유하는 경우, 민간임대사업자의 양도세를 면제해준다.

최근 필자는 ‘서울시 아파트 보유 유형에 따른 보유 기간 차이에 대한 분석’을 수행했다. 그 결과, 다주택자의 소유 주택인 전·월세 주택의 보유 기간이 1주택자의 자가 주택 보유 기간보다 2배 정도 긴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1주택자들이 양도세 비과세 조건을 활용해 자본차익을 실현하려는 단기 매매가 상대적인 관점에서 많았음을 보여준다. 통념과 달리 대다수의 다주택자는 장기보유 및 장기임대를 유지해왔다. 이는 평균적인 다주택자를 단순히 투기꾼으로 치부하고 징벌적인 세금을 부과하는 선택이 합리적이지 못함을 증명한다.

세금이 불러온 매물 잠김


▎문재인 대통령은 시종일관 부동산시장 참여자를 적폐처럼 취급했다. 그 결과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부동산 지옥’이 열렸다. / 사진:청와대사진기자단
다주택자 규제의 합리성을 떠나 7·10 대책에서 확정된 다주택자에 대한 최고 취득세 12%, 종부세 6%, 양도소득세 82.5%(75%+지방세 7.25%)의 조합이 현실적인 숫자인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전세로 3주택 이상을 임대하고, 10년 뒤 매각을 계획하고 있는 다주택 전세 임대사업자를 예로 들어보자. 한국만의 독특한 현상인 전세 임대는 (집주인 입장에서) 안정적인 월세를 포기하는 대신에 자기 투자금액을 줄임으로써 매각 시 발생하는 자본차익을 취하는 투자 방식이다. 그러나 바뀐 제도에서 다주택자는 일단 집을 사는 순간부터 주택 가액의 12%를 취득세로 지불해야 한다. 여기에다 종부세, 재산세 그리고 지역의료보험과 같은 준조세를 포함한 연간 보유세 비용을 1.5%로 가정하면 10년간 누적 15%이다. 따라서 총 27% 비용이 발생한다. 이 임대사업자가 (전세가 아닌 월세로 임대했을 때) 연간 투자수익률로 2%를 얻는다고 한다면 10년간 20%에 해당한다. 결론적으로 전세 임대사업자는 (시간 가치를 무시하더라도) 10년 후 매각 시 최소 47%(10년간 월세 20%+10년간 세금 27%)의 구매가격 대비 자본차익이 달성돼야 수지가 맞는다.

그러나 이 임대사업자에게는 차익의 82.5%에 달하는 극한의 양도세가 기다리고 있다. 다시 말해 이 사람이 최소한의 수익을 달성하려면 집값이 47%가 아니라 269%, 즉 3.7배 이상 올라야 한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설상가상으로 집값이 오를수록 보유세도 올라간다. 이것까지 고려해 계산하면, 누진과세를 무시하더라도 10년간 5.5배 이상 집값이 상승해야 손해를 면할 수 있다. 한마디로 임대사업자의 유입이 불가능한, 결코 지속가능하지 못한 과세의 틀이다. 어느 나라든 일정 규모의 민간임대주택시장이 안정적으로 유지돼야 한다. 이렇게 지속불가능한 조세제도가 지속될 것이라고 믿고 다주택자에게 투매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희망사항에 불과하다.

문 정부의 또 다른 중대한 오판은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을 비롯한 임대차법의 무리한 도입으로 돌이키기 힘든 부작용을 불러왔다는 것이다. 전·월세 상한제 및 계약갱신청구권 시행으로 예상보다 더 심각하게 전·월세 시장의 불안이 장기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월세 상한제에 해당하지 않는 신규계약) 전세가 상승이 심각한 수준으로 발생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갱신권 역시 매물 부족으로 규정된 5% 상승률을 넘어서는 임대인과 임차인 간 이면합의 계약이 횡행하고 있다. 이중가격을 넘어서 삼중가격이 형성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월세 계약으로의 전환이 가속화하며 그동안 안정적이었던 월세도 급등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 계속 이어진다면 전·월세 시장은 불법 및 탈법 계약이 성행할 수밖에 없다. 아울러 시장의 조절 기능 및 정부의 통제력이 상실된 상태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마지막 패착은 선호되는 도심 입지에 선호되는 주택인 아파트의 공급물량 확대를 만들어내지 못하게 막았던 정비사업 억제 정책이다. 도시재생사업에 올인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뉴타운 출구전략과 같은 잘못된 선택이 화를 키웠다. 재건축부담금 부과나 공공임대주택 공급 비중 확대와 같은 개발이익환수 장치의 과도함은 관련된 정비사업의 진행을 막는 부작용을 발생시켰다. 여기에 더해 재건축 안전진단제도의 강화와 같은 비현실적인 규제책의 강화가 병행됐다.

새 정부로 공 넘어간 임대차법의 폐해


▎이재명(가운데) 민주당 대선후보는 부동산 정책에 관해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을 거스르지 않으면서도 중도를 공략해야 하는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 사진:국회 사진기자단
정비사업 억제로 인한 부작용은 단순히 서울 아파트 가격의 급등으로 인한 단기적인 사회 갈등 문제로 한정되지 않는다. 서울에서 정비사업이 억제된 10년 이상의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서울대도시권 외곽의 주거 밀도가 높아졌다. 이로 인해 낭비적 통근이 심화되는 비효율적 도시공간 구조가 조성됐다. 도시가 존재하고 성장하는 가장 큰 힘은 모여 살기 때문에 발생하는 집적 효과와 교통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얼마나 최적화해서 관리하는가에 달려 있다. 효율적인 도시공간 구조는 도심의 밀도가 극도로 높고 외곽으로 갈수록 급하게 낮아진다. 그러나 서울대도시권의 주거 밀도를 보면 서울시와 서울시 인접 도시의 주거 밀도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용인이나 수원에 조성된 택지개발지구에서 50~60층 고밀고층 아파트 단지가 적잖이 눈에 띈다.

이에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장거리 통근 증가가 초래하는 사회적 비용은 얼마일까. 2019년 말 출간된 서울시의회가 발주한 한 연구보고서에서 서울시의 뉴타운 출구전략으로 아파트 26만 호의 공급이 사라졌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서울시에서 담아내지 못한 이만큼의 주택공급은 결국 서울대도시권 외곽 신도시나 택지개발지구에 얹히게 된다. 서울시내 26만 호 아파트에 살았을 시민들이 외곽 택지개발지구로 이주해 장거리 통근으로 고생하며 살아가게 된 것이다. 2021년 말 출간될 2차 보고서에서는 ‘서울시내 정비사업 취소에 따라 발생한 시민들의 낭비적 통근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무려 연간 1조원을 넘어선다’는 분석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이를 종합할 때, 문재인 정부 부동산정책의 ‘오답노트’를 어떻게 쓰느냐에 이재명, 윤석열 두 대선후보의 희비가 갈릴 수 있다. 여론조사에서 정권교체 요구가 높은 배경에는 부동산 지옥을 탈출하고 싶다는 열망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동일한 숫자에서 대선용 부동산 공약을 시작한다. 두 후보 모두 ‘임기 내 250만 호’라는 대규모 주택 공급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2016~2020년 최근 5년간 민간에서 정부의 정책적 드라이브와 상관없이 이루어낸 주택준공물량이 270만 호다. 그러니 두 대선후보가 공유하고 있는 5년간 총 공급물량 250만 호는 사실 그리 욕심을 부린 숫자는 아니다.

그러나 조금만 더 뜯어보면 두 대선후보의 정책적 방향성은 전혀 다른 철학에 기반하고 있다. 이재명 대선후보는 전국의 토지를 대상으로 과세하는 ‘국토보유세’를 앞세우고 있다. 이에 반해 윤석열 대선후보는 종부세 폐지 혹은 재산세와의 통합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주택공급과 관련된 세부 내용도 방향성에 차이가 크다. 이 후보는 ‘기본주택 100만 가구를 포함한 주택 250만 호 이상을 공급하겠다’는 공공주도의 공급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반면 윤 후보는 ‘역세권 첫 집 주택’ 20만 호와 ‘청년 원가주택’ 30만 호 등 50만 호가 공공주도이고, 나머지는 민간주도라고 해석할 수 있는 공급 계획을 밝히고 있다.

먼저 이재명 대선후보의 대표적 공약은 ‘기본주택’이다. 기본주택을 공공주도로 공급해 중산층을 포함한 무주택자 누구나 건설원가 수준의 저렴한 임대료로 고품질 주택에서 30년 이상 평생 살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이를 통해 현재 전체 주택의 5% 수준인 장기 임대공공주택 비율을 임기 내 10%까지 늘린다는 야심 찬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기본주택 등을 위한 재원으로 ‘국토보유세’ 등을 신설하겠다는 것이다. 국토보유세는 토지를 가진 사람이 토지 가격의 일정 비율을 세금으로 내도록 하는 헨리 조지의 토지세 개념에 충실하다. 현실적 도입 가능성에 의문부호가 나오는 방향성이다. 어쨌든 현재 부동산 실효세율이 약 0.17% 수준인데, 이 후보는 ‘국토보유세’를 통해 이를 1%까지 올려 기본소득 지급 재원으로 활용하겠다는 셈법이다. 이 후보는 국토보유세가 토지를 가진 상위 10%의 세금으로 대다수 국민 90%가 수혜를 볼 수 있다고 주장하며, 투기수요 억제 효과도 동반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토보유세, 이재명표 기본소득의 재원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이 후보는 김포공항을 다른 곳으로 옮기고 해당 부지에 신도시를 개발하겠다는 공급 구상도 제시하고 있다. 이 밖에도 주택정책의 신속한 집행을 위해 부동산 전담기구인 ‘주택도시부(혹은 주택청)’를 신설하고 부동산감독원을 설치해 부동산 거래 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투기를 근절하겠다는 계획도 밝히고 있다.

윤석열 대선후보의 공약은 크게 나눠보면 부동산 세제·규제 개편 그리고 부동산 공급이라는 투 트랙이다. 부동산 세제 및 규제 개편에 관해서는 ‘1주택자 양도소득세, 재산세 축소’에 대한 공약을 내세웠다. 이 외에 종부세 전면 재검토를 주장하고 있다. 최근 강도 높은 대출 규제로 인해 일반 실소유자는 물론이고, 결혼을 앞둔 신혼부부까지 전세대란에 신음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이 부분에 대한 대출 완화를 고려하고 있다.

부동산 공급 확대와 관련해서는 신규주택 250만 호와 더불어 민간 재개발, 재건축 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앞세우고 있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공공을 앞세운 접근 방식에서 탈피해 민간의 역할을 강조하는 차별성을 제시하고 있다. 이런 방향성의 전환과는 별개로 3기 신도시 정책은 기존 정부의 정책을 그대로 이행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특징적으로 ‘원가주택’ 30만 호 공급이라고 해서 주택을 원가 수준으로 시중에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원가주택’은 무주택 청년 가구가 주택을 시세보다 낮은 원가로 분양받아 5년 이상 거주한 뒤, 국가에 매각해 차익의 70%까지 가져갈 수 있도록 설계된 개념이다. 또 청년과 신혼부부 등을 위한 공약인 ‘역세권 첫 집’ 20만 호 공급도 언급했다. 민간 재건축 단지의 용적률을 300%에서 500%로 올리고, 높아진 용적률의 50%에 해당하는 물량을 기부채납 형식으로 받아 공급하는 형태다.

마지막으로 2020년 7월 시행되기 시작한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으로 인한 전·월세 시장의 혼란을 해결하기 위한 관련 제도의 개정을 예고하고 있다. 아직 그 구체적인 그림을 제시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 종착역은 전·월세 상한제 폐지와 그에 걸맞은 계약갱신청구권 조정이 유력하다.

이재명 대선후보의 공약 중 가장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후보 자신이 “국민이 원하지 않으면 포기할 수 있다”고 언급한 국토보유세다. 국토보유세는 19세기 미국의 경제학자 헨리 조지의 토지세 개념에 근거한다. 헨리 조지의 사상은 ‘토지의 공급이 고정돼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토지 위에 더해진 자본이 아닌 토지 자체에 대한 과세는 ‘자원의 배분을 왜곡시키지 않고, 토지임차인에게 전가되지 않고, 고스란히 토지소유주에게 부담 지워져 토지 위에서 이뤄지는 경제 활동의 잉여가 모두 사회로 환수될 수 있다’는 개념이다.

윤석열표 부동산 정책 축은 공급과 규제 완화


▎윤석열(왼쪽)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당선되면 오세훈(가운데) 서울시장과의 공조를 통한 재개발·재건축 활성화가 유력할 전망이다. / 사진:국회 사진기자단
그러나 토지의 공급은 한정된 것이 아니다. 우리의 관심사가 되는 도시적 토지 이용은 전체 국토면적의 일부에 불과하다. 도시적 토지의 용도별 공급은 수요 증가에 따라 가변적일 수 있다. 따라서 기본적인 전제부터 성립되지 않는다. 게다가 상가나 주택 임대료를 토지분과 건물분으로 명확히 분리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무엇보다도 이미 종부세 강화로 인해 전·월세가 앙등하고, 주거용을 업무용이나 상가로 용도 전환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현실은 토지세의 중립성과 비전가성이 수용하기 힘든 가설임을 보여준다. 따라서 국토보유세를 통한 재원 확보가 불가능해지면 기본주택의 공급도 힘들어진다.

이재명 대선후보는 같은 맥락에서 대장동 개발 사태에 대한 비판적 국민 정서를 정치적인 돌파구로 활용하고자 ‘개발이익환수 100%’라는 구호를 앞세워왔다. 이미 문재인 정부 들어 개발이익이나 개인의 투자수익을 지나친 잣대로 조정하고자 하는 시도들이 있었다. 그때마다 시장은 부작용으로 엇나갔다. 일례로 재건축부담금으로까지 변모한 개발이익환수제는 필요한 시점, 필요한 장소에 시장에서 요구되던 정비사업들을 지연시켰다. 그 결과 도시 외곽의 주거 밀도가 서울 도심의 주거 밀도보다 높아지는 기형적인 토지이용 상태를 조장했다. 결국 합리적이지 못한 개발이익환수 장치는 도시성장 과정에서 토지개발과 관련된 시장의 선택을 왜곡 시킴으로써 심각한 사회적인 비용을 초래하고 있다. 부동산 과세와 개발이익환수 강도를 무작정 높이는 것이 득보다 실이 많을 수 있는 선택임을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윤석열 대선후보 역시 부동산 공약이 최종 확정되지 못한 상태다. 다만 문재인 정부에서 강화된 규제로 인해 망가진 주택시장을 정상화하겠다는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비정상적으로 강화된 규제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불러올 휘발성 강한 부동산시장 관련 논란은 예기치 못한 국민의 정서적인 반발을 초래할 수도 있다. 어찌 보면 문재인 정부 기간 초래된 가장 큰 문제점은 망가진 부동산시장 자체만이 아니라 이와 관련된 정치적 갈라치기로 국민 정서가 균형감을 잃었다는 점일 것이다.

얼마 전 젊은 기자 몇 명과 저녁을 할 기회가 있었다. 화두는 강남에 아파트 3채를 가진 다주택자의 2억원을 넘어서는 종부세와 관련된 기사였다. 그들의 반응은 ‘100억원에 가까운 자산가가 2억원 정도의 종부세는 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었다. 이런 파괴적인 국민 정서를 달래며 시장 정상화를 추진할 혜안이 필요하지만, 아직 윤 후보 측에서 그런 실력을 찾긴 힘들다.

한 가지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은 윤 후보의 ‘원가주택’ 실효성에 대한 것이다. 수익공유형 주택의 허상은 최근 발생한 신혼부부 특별단지의 청약미달 사태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2021년 12월 1~3일 진행된 과천 주암지구 분양은 1421가구 모집에 730명만 신청했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우면동과 가까워 사실상 ‘강남 생활권’으로 통하지만, 흥행에 참패한 것이다. 같은 기간 과천 주암지구 내 공공분양 아파트가 경쟁률 29.2:1을 기록한 것과 비교된다. 면적이 좁은 이유도 있었겠지만, 나중에 팔 때 시세 차익의 최대 절반을 내놓도록 한 ‘수익 공유’ 조건이 실수요자의 외면을 불러온 것이다.

이재명, 국토보유세 포기 가능성 열어둬

매각 시점의 실질적인 의미는 다른 주택으로 주거 이동하는 시점이기도 하다. 가격이 올라 자본차익의 일부를 제하고 나면 동일한 규모의 다른 주택으로 이주를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주택가격이라는 것이 자산인 동시에 주거비용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피할 수 없는 현상이다. 일단 인기영합적인 선택을 하고, 발생할 수 있는 문제는 미래 시점으로 미루는 윤 후보의 정책 방향성은 그리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한 달 전만 하더라도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의 부동산 공약은 상반되는 방향으로 달리면서 각각 진보 진영과 보수 진영의 명확히 대립하는 정책적 입지를 보여주는 듯했다. 그러나 지금은 아직 두 후보의 확정된 부동산 공약이 제시되지 못한 상태임을 고려해도, 그 색깔이 많이 흐려졌다. 최근 이재명 후보는 “국토보유세는 토지 이익 배당인데 역시 저는 필요하다고 보지만 국민의 동의하에 하겠다”고 밝히면서 이를 포기할 가능성마저 열어두고 있는 상황이다. 심지어 12월 12일에는 민주당에서 거둬들였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적 완화 카드도 불쑥 내밀었다. 중도층을 흡수하고자 하는 이 후보의 변심이 얼마나 가능하고 유효할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문재인 정부 기간 부동산시장에 너무 많은 실험이 무모하게 진행됐다. 그 실험의 대부분은 그 답을 굳이 확인할 필요조차 없는 교과서적인 부작용을 초래했을 뿐이다. 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든, 새 정부는 출범하자마자 문 정부가 파놓은 부동산 수렁에 더 깊게 빠져들지 말고 현명하게 빠져나오는 방안부터 강구해야 할 상황이다.

-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 changmoo@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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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호 (2021.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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