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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라이벌’ 신동빈·정용진의 다른 행보 

 

최경호 월간중앙 기자
■ 롯데, 미니스톱 인수 등 과감한 M&A… 신세계는 오너 리스크 우려
■ “기업인은 정치적 오해 살 만한 언행 자제하는 게 불문율” 지적도


▎정용진(왼쪽)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빈(67) 회장의 롯데지주가 한국 미니스톱을 품었다. 롯데의 세븐일레븐이 CU와 GS25의 양강 체제에 도전장을 낸 것이다. 한편으로는 편의점 업계의 덩치 면에서 정용진(54)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이마트24와의 격차를 더 벌릴 수 있게 됐다.

롯데지주는 한국 미니스톱 지분 100%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1월 21일 밝혔다. 롯데가 미니스톱을 인수하면 지난해 기준 매장 수 1만1173개인 세븐일레븐은 약 1만4000개로 점포 수를 늘릴 수 있다. 업계 1위를 다투는 GS25와 CU는 1만5000~1만6000개, 이마트24는 5800여 개의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미니스톱의 강점으로 시장 초기에 선점한 우수 입지와 경쟁사 대비 넓은 면적 등이 꼽힌다. 롯데지주는 미니스톱을 전기 오토바이 충전, 금융, 가전 케어, 세탁 서비스 등 소비자 편의 향상을 위한 공간으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정용진 부회장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논란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 부회장의 ‘SNS 놀음’에 신세계 계열사의 주가가 출렁이기도 했다. ‘오너 리스크’란 말도 나왔다.

급기야 전국이마트노동조합(이마트 노조)는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은 자유이나 그 여파가 수만 명의 신세계, 이마트 직원들과 그 가족들에게 미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정 부회장을 비판했다.

이에 정 부회장은 사과의 뜻을 표했다. 그는 “나로 인해 동료와 고객이 한 명이라도 발길을 돌린다면 어떤 것도 정당성을 잃는다”며 “제 자유로 상처받은 분이 있다면 전적으로 제 부족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정 부회장의 SNS 활동은 초기부터 논란의 대상이었다. 적극적인 소통으로 신세계 홍보 역할을 하기도 했지만, 그의 언행은 여러 차례 파문을 일으켰다.

일각에서는 정 부회장의 ‘멸공 논란’이 실도 있었지만, 득도 있었다고 주장한다. 멸공 발언이 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반대하는 이들로부터는 지지는 끌어냈다는 것이다.

문제는 정 부회장의 SNS 활동 이후 신세계그룹에 덧씌워진 정치적 이미지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인은 정치적으로 중립이어야 할 뿐 아니라 정치적으로 오해를 살 만한 언행은 자제하는 게 불문율이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정 부회장의 SNS 활동은 아쉬움이 남는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종 결과를 떠나 최근 행보를 보면 신동빈 회장은 과감한 M&A(인수·합병)와 승부, 정 부회장은 불필요한 SNS 논란 자초로 볼 수 있다”면서 “정 부회장은 이마트 노조의 성명을 새겨볼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 최경호 월간중앙 기자 squeez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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