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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지지율 정체에 초비상 걸린 민주당 

 

최경호 월간중앙 기자
■ 지난해 10월부터 약 석 달 동안 31~37% 박스권에 갇혀
■ 李 사죄 행보 이어 송영길 대표는 차기 총선 불출마 선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월 24일 경기도 용인시 포은아트홀에서 경기도 정책 공약 발표에 앞서 민주당 의원들과 함께 큰절을 하고 있다.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이대로는 안 된다. 초비상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수도권 현역 의원은 월간중앙 전화 통화에서 긴 한숨부터 내쉬었다. “정체 상태가 굳어지고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이대로 가면 무난하게 진다.”

실제로 이 후보의 지지율은 박스권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갤럽의 지난해 10월 19~21일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이 후보는 34%를 기록했다. 이어 같은 기관의 11월 16~18일 조사에서 31%, 11월 30~12월 2일 조사에서 36%, 12월 14~16일 조사에서 36%, 올해 1월 4~6일 조사에서 36%, 1월 11~13일 조사에서 37%, 1월 18~20일 조사에서 34%로 나타나는 등 약 석 달 동안 지지율이 사실상 제자리걸음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민주당의 위기의식은 이재명 후보의 행보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이 후보는 1월 24일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경기도에서 지난해 11월에 이어 또 한 번 큰 절로 사죄했다. 이 후보와 동행했던 경기도 지역 의원들도 함께 무릎을 꿇었다.

이 후보는 우선 민주당의 ‘내로남불’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국민께서는 ‘내로남불’이란 이름으로 우리 당을 질책한다. 틀린 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행정 수반인 대통령직을 맡겼고, 총선에서 압도적 다수 의석으로 맡겨주셨다. 그 이전에 지방 권력의 대부분을 맡겼다”며 “아마도 국민께서는 민주당이 개혁 세력으로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들 것이라 기대한 것 같다. 그러나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대하신 바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인 듯하다”고 반성했다.

이 후보는 586세대 용퇴론으로 대변되는 인적 쇄신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특정 정치인들의 진퇴에 관한 문제를 제가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도 “우리 민주당이 국민의 기대에 맞춰서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586 용퇴론을 포함한 인적 쇄신 필요성에 공감한 발언으로 읽혔다.

이에 이 후보의 측근 그룹, 이른바 ‘7인회’로 불리는 민주당 정성호·김병욱·김영진·임종성·문진석·김남국 의원은 차기 정부에서 임명직을 맡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보수·진보의 진영을 넘어, 내 편·네 편 편 가르기를 넘어, 지역을 넘어, 오직 능력과 성실함을 기준으로 선택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후보의 최측근으로 분류돼, 소위 7인회로 불리는 저희부터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며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한 국회의원들부터 솔선수범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갤럽 대선후보 지지도 결과 추이. / 사진:한국갤럽
“설 연휴 이후 40%대 올라서야 승산” 전망도

이 후보에 이어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1월 25일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586그룹의 대표 격인 송 대표가 이 후보의 인적 쇄신 요구에 적극 화답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송 대표는 “선배가 된 우리(586세대)는 이제 다시 광야로 나설 때”라며 “국회의원 연속 3선 초과 금지 조항의 제도화를 추진하겠다”라고도 했다. 이어 송 대표는 3월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종로, 경기 안성, 청주 상당에 후보를 공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경기 안성·청주 상당은 민주당 현역이었던 이규민·정정순 의원이 선거법 위반 등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곳이다. ‘정치 1번지’인 서울 종로는 이낙연 전 대표가 경선 과정에서 의원직을 사퇴하면서 무주공산이 됐다.

이와 함께 송 대표는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2030당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2030 청년들을 파격적으로 대거 공천하겠다”고 했다.

후보는 눈물까지 흘리며 사죄 행보를 이어가고 대표는 차기 총선 불출마의 배수진을 쳤음에도, 이 후보 지지율 반등의 계기가 마련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민주당 관계자는 사견을 전제로 “이 후보의 눈물이 지지층 결속에서는 도움이 될지 모르겠으나 중도층을 끌어들이는 데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잘 모르겠다”면서 “설 연휴(1월 29일~2월 2일) 이후 40%대로 올라서야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최경호 월간중앙 기자 squeeze@joongang.co.kr

202203호 (2022.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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