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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문재인이 본 지난 5년 “새로운 시대 열었다” 

 

최경호 월간중앙 기자
■ 5월 3일 국무위원 30여 명과 청와대 오찬 자리에서 밝혀
■ 현 정부 마지막 국무회의에서는 ‘검수완박’ 법안 의결·공포


▎5월 3일 청와대 세종실에서 열린 제20회 국무회의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이 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은 봄에 취임했다가 봄에 떠나는 유일한 ‘대통령’이다. 1987년 직선제 이후 13대 노태우 대통령부터 17대 이명박 대통령까지 5명은 모두 겨울(2월 말)에 취임했고, 겨울에 떠났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치러진 2017년 5·9 대선을 통해 청와대에 입성했고, 5년이 지난 2022년 5월 9일 임기를 다한다.

문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까지 지지율 40% 안팎을 기록한 유일한 대통령이다. 한편으로는 이른바 정권 교체 10년 주기설을 깬 첫 번째 대통령이기도 하다. 노태우-김영삼(1988~1998), 김대중-노무현(1998~2008), 이명박-박근혜(2008~2017) 등 역대 대통령들은 보수 10년, 진보 10년, 보수 10년 공식을 지켜왔다.

문 대통령은 보수 10년(박근혜 전 대통령 임기 약 1년 단축으로 정확히는 9년)에 이어 제3기 진보 정권 5년을 열었지만, 정권 재창출에는 실패했다.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은 한때 호기롭게 “20년 정권론”을 외치기도 했지만, 민주당 정권의 임기는 정확히 5년이었다.

문 대통령은 최근 JTBC 인터뷰에서 정권 재창출 실패와 관련해 “우리 정부에 대한 평가가 작용했을 것”이라면서도 “그 점은 인정하지만 억울한 점도 있다. 저는 한 번도 링 위에 올라가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입도 뻥긋 못 했는데 ‘마치 선거 졌다’ 이렇게 말하는 건 문제가 있다”면서 “이번 대선은 지나치게 비호감도, 네거티브적인 선거였다. 민주당 후보가 가진 강점인 정책 등 우위점이 묻혀버린 결과가 됐다”고도 진단했다.

대선 결과에 대한 아쉬움과는 별개로 문재인 대통령이 돌아본 지난 5년은 “새로운 시대”였다. 문 대통령은 5월 3일 청와대에서 김부겸 국무총리 및 국무위원, 장관급 위원장 등 30여 명을 초청해 마지막 오찬을 하면서 “문재인 정부가 대한민국의 새로운 시대를 연 정부로 평가되고 기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밝혔다.

문 대통령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 대해서는 “(우리 정부에서) 검찰총장을 했던 분이 야당의 후보가 돼서 대통령에 당선된 게 결과적으로 이상한 모양새가 된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2017년 5월 11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경내를 거닐며 참모진과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국 민정수석, 권혁기 춘추관장, 문 대통령, 이정도 총무비서관, 조현옥 인사수석, 송인배 전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일정총괄팀장, 윤영찬 홍보수석,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 청와대사진기자단
임기 엿새 남겨놓고 ‘검수완박’ 법안 발효 버튼

문 대통령은 윤 당선인이 지명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대해 “반드시 막겠다”고 한 것과 관련해서는 “표현 자체가 굉장히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조 전 장관과 그 가족에 대해서는 “그 사람, 그 가족들이 겪었던 고통은 마음이 아프다”며 “그분들이 잘못한 게 있어서 잘못에 대한 벌을 받는 것이 맞다 하더라도, 결국은 우리 정부에서 민정수석이 되고 법무부 장관으로 발탁이 되고 하는 바람에 그런 상황이 된 것이라, 그런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국무위원들과 오찬 이후인 오후 2시께 본관으로 이동해 임기 내 마지막 국무회의를 주재했다. 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검수완박’ 법안을 의결·공포했다. 1826일의 5년 임기를 엿새 남겨놓은 문 대통령이 법안의 발효 버튼을 누른 것이다. 법안은 4개월 뒤인 9월부터 시행된다.

- 최경호 월간중앙 기자 squeez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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