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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용석의 ‘자전거를 타! 보고서’⑥ 

 

눈도, 입도 즐거운 제주환상자전거길 라이딩

▎제주도 라이딩 첫날 우중 라이딩 모습. 사진 오용석
5월은 제주도 자전거 라이딩의 달이다. 이 시기에 많은 자전거 마니아들이 제주도를 방문한다. 지역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서울에서는 주로 바이크트립의 자전거 이동서비스나 제주항공의 자전거 캐링백 서비스를 이용한다.

자전거를 1주일 전에 미리 바이크트립에 맡기고 제주도에서 찾는 것이 불편하면 캐링백서비스를 이용하면 되지만, 바퀴 및 안장을 분리해야 한다. 앞바퀴 분리는 간단하지만, 안장 분리 결합 시 본인 자전거 안장 토크 강도를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 구매한 자전거 매장에 문의하면 알려줄 것이다. 필자가 속한 동호회는 5월 13일부터 15일까지 제주도를 다녀왔다. 2박 3일 동안 234km의 제주환상자전거길 라이딩이다. 제주공항에서 출발해 해안도로를 따라 라이딩하는 코스이다. 우리는 바이크트립 자전거 완차 이동서비스로 18대를 옮겼고, 나머지 4대는 제주항공의 캐링백서비스를 이용했다.


▎제주 송악산 주차장에서 비가 많이 내려 자전거를 서포트카에 올리고 있는 모습. 사진 오용석
비 쏟아져도 멈출 수 없는 ‘제주 라이딩’

첫날 아침 제주공항에 도착해 보니 비가 내리고 있었다. 많은 양의 비는 아니었으나 오래 서 있으면 옷이 젖을 만큼의 양이었다. 서울에서는 비가 내려면 바로 라이딩을 멈추거나 비 소식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애초에 타질 않는다.

하지만 제주도 라이딩은 그럴 수가 없다. 힘들게 휴가를 내고 어렵사리 찾아왔는데 다시 돌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비가 더 많이 내리면 가까운 커피숍에 들어가 비를 피하기로 하고, 비가 보슬보슬 약하게 내리면 출발하기로 했다. 조심해서 타는 것으로 하고 천천히 출발했다. 그렇게 시작된 우중 라이딩. 우리는 선호하는 항속(라이딩 중 꾸준히 유지되는 속도) 속도별로 4개 조로 나눠 라이딩했다. 제주공항에서부터 바다를 오른쪽에 두고 해안도로를 따라 바다 뷰 맛집 애월, 한림을 지나 협재해수욕장에 도착했다.

협재해수욕장에 식당들이 많아 각 조별로 선호하는 식당을 찾아 점심을 먹었다. 애초에 먹고 싶었던 쪼물락상회의 해물 라면은 임시 휴무로 인해 먹지 못하고 급하게 알아본 고기국수를 선택했다.

협재에서 다시 출발해 서귀포시 대정읍에 있는 ‘미쁜제과’라는 맛있는 빵집으로 다시 모였다. 규모가 있는 빵집이라 전원이 다 모여서 빵과 커피를 보급했다. 다시 송악산으로 출발했다. 송악산으로 출발할 때까지만 해도 비가 보슬보슬 내려 덥지 않게, 시원하게 라이딩을 했다. 그런데 송악산에 도착하자마자 비가 많이 쏟아졌다. 비 맞으며 라이딩하는 것은 평소보다 몇 배는 더 힘들다.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힘들기 때문에 송악산 주차장에서 비를 피하다가 비가 좀처럼 그치지 않자, 위험하다고 판단해 몇몇 라이더들은 서포트 카에 자전거를 맡기고 숙소까지 택시를 타기로 했다. 비 오는 날 무리하는 것보다 현명하다.


▎비가 많이 내려도 즐거운 닷아웃크루. 사진 오용석
라이딩 전 브레이크 확인은 ‘필수’

자전거 브레이크 시스템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림 브레이크, 또 하나는 디스크 브레이크이다. 디스크 브레이크는 무게가 림 브레이크에 비해 무겁지만, 유압으로 피스톤을 미는 구조다. 짧은 가동 범위, 딱딱한 패드를 이용해 금속 로터에 직접 제동을 가하기 때문에 제동력이 더 강하다.

반면 림 브레이크는 바퀴의 림(테두리) 부분을 패드로 잡아주는 방식으로 제동한다. 손아귀 힘으로 조여서 제동을 하는 방식이라 내리막이 길고 경사가 심한 도로에서는 제동하는 데 애를 먹는 경우가 많다. 특히 비 오는 날에는 비를 맞으면 제동 반응 속도가 확연히 줄어들어 위험할 수 있다. 특히 림 브레이크 자전거를 타는 분들이 많아 서포트 카에 자전거를 올려 실었다. 아주 잘한 결정이었다. 제주도 라이딩 첫날 총 88km 코스 중 송악산에서 중문으로 가는 코스 끝에 긴 내리막이 몇 곳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우중 라이딩을 마치고 첫날 숙소인 중문 리조트로 모여 서포트 카에서 개인 짐을 내리고 젖은 몸도 씻고, 자전거도 물로 세척했다. 자전거에 묻은 흙탕물과 이물질 탓에 브레이킹이 잘 안 되는 경우가 있어 우중 라이딩 후에는 깨끗한 물로 자전거를 세척해 주는 편이 좋다.

지친 몸에 영양분을 공급해주기 위해 특별히 준비한 제주 흑돼지를 먹으며 우중 라이딩에 있었던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며, 먹는 즐거움을 한껏 누렸다. 그리고 우리는 다음날 새벽에 오를 1100고지를 위해 일찍 잠을 청했다.

(다음에 계속)


※필자 소개: 유럽 자전거·스키·테니스 전문 브랜드 국내 유통, 생존수영 교육 및 스키캠프 운영 사업을 하는 ㈜아세로 대표이사. 남서울대에서 스포츠경영학을 전공했고, 스키·탁구 등의 지도자 자격을 갖췄다. 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에서 광고홍보학을 전공하며 배움의 지평을 넓혔다. 자전거·테니스·스키·야구·스킨스쿠버·골프 등을 사시사철 즐기는 자타공인 만능 스포츠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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