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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특집] 국민의힘 주목받는 ‘젊은 피’ 김병민 전 비대위원 

“분열 아닌 화합 위한 윤활유 역할 수행할 것” 

최은석 월간중앙 기자
“최고위원 당선돼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 승리 이끌겠다”
“민주당 텃밭 광진구갑 재도전해 정권 교체 완성하고파”


▎김병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이 2월 8일 서울 광진구 자신의 사무실에서 월간중앙과 인터뷰하고 있다. / 사진:김상선 기자
김병민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은 올해 41세다. 서울 광진구 중곡동에서 태어나 용마초등학교, 용곡중학교, 대원고등학교를 졸업한 ‘중곡 토박이’다. 국민의힘 최고위원에 출마한 그는 서울에서 ‘민주당 텃밭’으로 꼽히는 광진갑 지역구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다. 최고위원을 넘어 내년 총선에 재출마해 국민의힘이 국회 과반의석을 확보하는 데 힘을 보태겠다는 각오다. 김 전 비대위원은 “국민의힘이 분열 대신 화합의 길로 가는 윤활유 역할을 수행할 적임자로 자부한다”며 “국민의힘을 젊은 당으로 체질 개선하는 것은 물론 내년 총선에서 승리해 정권 교체를 완성하는 데 온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번의 비대위원 경험… 위기 때 당 추슬러


▎서울 광진갑 당협위원장이기도 한 김병민 비대위원은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물론 내년 총선에도 도전할 생각이다. 김 위원은 2020년 제21대 총선에서 서울 광진갑에 출마한 바 있다. / 사진:김상선 기자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했다. 도전 이유가 뭔가?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바라는 정권 교체의 완성은 내년 총선 승리다. 국회 과반 의석을 확보하려면 제 지역구인 광진갑처럼 민주당 텃밭으로 불리는 험지에서의 승리 없이는 불가능하다. 최근 우리 당 전당대회 과정을 살펴보면 저처럼 험지에서 총선 승리를 이끌겠다는 명확한 비전 메시지가 보이지 않았다. 저는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했던 막중한 연대 책임이 있다. 정권 교체를 반드시 완성해야 하고, 내년 총선에서 지역구 당선도 돼야 한다. 이 두 개의 교집합을 달성하기 위해 두 번의 비대위원으로 안정적당 지도 경험을 지닌 제가 수도권 선거 승리를 이끌어낼 수 있는 지도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이 생겼다.”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캠프 대변인을 맡았던 만큼 친윤계로 분류된다. ‘윤심 확인 전당대회’라는 지적도 있는데 부담은 없나?

“많은 분이 아직도 저를 윤석열 캠프 대변인으로 기억한다. 윤 대통령과 함께 정치를 해왔던 기록을 다 알고 계신 상황인 만큼 저에게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정치 여정이었다. 다만 이제 정치하는 입장에서 단순히 누구와 가깝다는 것만 내세우는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이른바 친윤, 비윤 등 대통령을 중심에 둔 갈등만 부각되는 것 같아 아쉽다. 뜻을 함께하는 사람들이 기적 같은 정권 교체를 이뤄냈고, 새 정부가 출범했으면 같은 생각을 구현하기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 정권 출범 자체를 부인하는 듯한 거친 언사가 쏟아지고, 구성원을 두 부류로 갈라치는 건 적절치 않다. 그동안 제 정치 경험과 장점, 정책과 비전을 진정성 있게 전달하면 많은 당원께서 흔쾌히 새로운 기회를 주실 것으로 확신한다.”

국민의힘 비대위원을 두 번이나 맡았다.

“제가 제일 자랑스러워하는 경력 중 하나가 국민의힘 정강정책개정특위 위원장이다. 국민의힘이 2020년 총선에서 그렇게까지 참패할 것이라고 생각한 분이 많지 않았다. 21대 총선 이후 범여권 민주진영이 국회 180여 석을 차지한 상황에 이 정당으로 과연 대통령 선거를 치를 수 있겠는가라는 위기감이 감돌 때였다. 당명은 물론 당이 지닌 가치와 철학인 정강정책을 바꾸는 과정에서 총괄책임을 맡았다. 원외의 어린 청년에 불과하던 제가 역할을 맡았던 이유는 국민적 눈높이에 맞춰 당을 재건하지 않으면 희망을 드릴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국민의 내일을 위한 약속’이라는 제목하에 정강정책을 만들어 상당한 호평을 받았다. 국민의힘이라는 지금의 당명을 탄생시킨 데 기여한 점과 당의 정신인 정강정책을 직접 만들었다는 측면에서 스스로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대선 뒤에도 당을 위해 헌신했는데.

“두 번째 비상대책위원은 사실 고민이 좀 있었다. 비대위에 다시 들어가는 것이 옳은 것인가 하는 고민이었다. 하지만 정권 교체에 성공했음에도 당대표 부재 탓에 자칫 잘못하면 수렁에 빠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고민이 됐지만 위기 속에 그래도 누군가는 선당후사 정신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면 피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비대위에 들어갔고, 당도 안정을 되찾을 수 있었다. 두 번의 지도부 경험, 성공한 비대위 경험을 갖고 있는 게 저의 가장 큰 자산이다. 국민의힘이 내년 총선 승리로 가는 길목에는 수많은 지뢰밭이 있을 것이다. 최종 목적지까지 도달하기 위한 완벽한 맵을 지닌 적임자라고 자부한다.”

분야별 젊은 인재 발굴해 국민의힘 체질 개선 포부


▎제21대 총선 서울 광진갑에 출마했던 김병민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후보가 2020년 4월 2일 서울 광진구 자양사거리에서 오세훈 당시 광진을 후보와 출정식을 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만약 ‘비윤계’가 당대표가 된다고 해도 잘 어우러질 수 있겠나?

“정치는 다양한 사람의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능력이 핵심이다. 제가 정강정책을 개정했을 때만 해도 애초 우리 당 강령에 익숙하지 않은 용어들을 꺼내고 이야기를 했을 때 당내에서 굉장히 많은 반발이 있었다. 이런 방식으로 우리 당이 진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인지 등에 대한 여러 의견이 있었지만 국회의원 한 명 한 명을 설득해 전국 위원회에서 90% 이상의 찬성을 이끌어냈다. 정치는 결국 사람이 모여서 하는 일이다. 여의도가 아무런 갈등 없이 돌아가는 날은 단 하루도 없다. 제가 요즘 자주 쓰는 표현이 40대 기수론이다. 한국의 40대는 과거 공중전화와 삐삐, 시티폰을 쓰면서 아날로그 세대로 성장했지만, 살아가면서 자연스럽게 디지털까지 학습한 ‘하이브리드 세대’다. 그런 측면에서 40대인 제가 이질적 두 집단이 부딪히는 과정 속에서도 완충 역할을 잘해낼 것이다. 어떤 당대표든 호흡이 중요하다. 당대표와 4명의 최고위원, 1명의 청년최고위원 간 중재자 역할을 할 사람은 저 김병민이 유일하다.”

여의도 정가에서 국민의힘 분당(分黨)설까지 나온다. 분열 대신 화합에 기여할 방안도 있나?

“평소 엉뚱한 시도를 하는 걸 좋아한다. 얼마 전 광진갑 당협위원장으로서 ‘광진의 노래’라는 걸 만들었다. 지역에서 저를 돕는 이들과 정치랑 아무 관계없이 만나 광진의 노래를 부르고 지역에 대한 각자의 생각도 듣는 자리를 가졌는데 반응이 괜찮았다. 그래서 최근에는 국민의힘을 상징하는 노래가 없는 것 같아 ‘국민의 노래’를 만들어 유튜브에 올렸다. 당의 정강정책을 녹여 작사하고 작곡은 따로 맡겼는데, 조만간 국민의힘 구성원이 모두 모여 국민의 노래를 같이 부르고 어울릴 수 있는 중앙당 차원의 소프트한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우리 국민의힘 구성원의 근본적 뿌리나 지향점, 생각은 모두 같다고 본다. 국민의힘을 대표하는 수많은 사람이 갖고 있는 각자만의 장점을 어떻게든 당 차원에서 투영해 꽃피울 수 있게 하면 갈등이 자연스럽게 해소되는 기폭제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국민의힘을 젊은 당으로 체질 개선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젊은 인재를 발굴하는 태스크 포스를 만들어 각 분야 전문가 집단이 우리 당에 넘쳐나도록 한다는 약속이다. 더 많은 젊은이가 국민의힘에 들어와 당 문화를 변화시키고 발전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다면 훨씬 역량 있고 유능한 정당의 모습을 갖출 것이라고 본다. 제가 처음 정치에 참여했던 게 2010년, 만 28세 때다. 한나라당 시절 서초구의회 의원으로 시작했다. 청년이 지닌 고민은 물론 그들의 정치 참여욕구 등을 바로 옆에서 몸소 느끼면서 자라왔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기보다는 척박한 땅에서 밑바닥부터 다져 여기까지 온 만큼 후배들한테는 수월한 정치 참여의 길을 열어주고 싶다.”

“‘열심히 사는 사람들을 위한 정치’ 실천할 것”

21대 총선에서 광진갑에 출마해 낙선했지만, 인지도가 낮은 상황에서도 선방해 ‘졌잘싸’라는 평가를 받았다. 비결이 뭐였나?

“제 입장에선 너무 아쉬웠던 선거다. 일단 공천을 받은 시점이 선거를 50일 정도 앞둔 때였다. 그때부터 코로나19가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정치 신인으로서 얼굴부터 알려야 하는데 마스크를 쓰고 시민을 만나야 하고 스킨십도 어려워 굉장히 아쉬웠다. 당시 제가 내세웠던 캐치프레이즈가 ‘아이 키우기 좋은 광진’이다. 광진구는 전통적으로 30~40대의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다. 최근엔 20대 표보다도 덜 나온다. 저도 쌍둥이 딸과 아들을 키우는 다둥이 아빠다. 당시 같은 30~40대 가장으로서 아이들이 우리 동네에서 잘 성장해나갔으면 좋겠다는 평범한 부모들의 염원을 캐치프레이즈에 담은 덕에 중도층과 진보층까지도 호응을 해줬던 게 아닌가 싶다.”

당협위원장으로서 느끼는 요즘 지역 민심은 어떤가?

“많이 어렵다. 일단 지역민들이 정치 뉴스 자체를 안 보려고 하는 것 같다. 21대 총선을 1년 앞둔 2019년에는 이른바 ‘조국 전 장관 사태’ 탓에 공정이 무너지면서 젊은 층이 정치에 관심을 가졌다. 지난해 지방선거 때는 노력해도 내 집 마련이 어렵다는 걸 체감한 젊은 층이 투표로 심판을 해주셨다. 대선이 끝난 지금은 고금리와 고물가로 생활이 더 힘들어지다 보니 국민들이 정치 자체에 거리를 두고 계신 것 같다.”

거물급 정치인을 내세우는 관행과 달리 평범한 족발집 사장님이 후원회장이더라.

“저희 동네에 중곡제일시장이라는 곳이 있다. 중곡동에서 가장 큰 전통시장이다. 이곳에서 족발집을 운영하는 중학교 동창이 있다. 제 친구를 비롯한 대한민국의 수많은 자영업자가 하루하루 굉장히 어렵게 지내고 계실 것이다. ‘열심히 사는 사람들을 위한 정치’가 제 철학이다. 누구보다 열심히 살고 있는 평범한 친구를 후원회장으로 모신 이유다.”

광진구 발전을 위한 복안이 있다면?

“21대 총선에 출마해 낙선한 이후 3년 동안 열심히 바닥부터 다지고 있다. 광진구갑은 인근 지역이 눈부시게 발전하는 속도에 비해 한없이 낙후한 게 사실이다. 그 이유는 중장기적 발전 비전이 없기 때문이다. 다행히 국민의힘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12년만에 광진구청장 자리를 탈환했다. 김경호 구청장이 수억원을 투입해 ‘2040광진플랜’이라는 제목의 용역을 발주한 상태다. 내년이면 멋들어진 청사진이 완성될 것이다. 제가 최고위원으로 힘 있는 여당 지도부가 되고, 총선 승리까지 이끌게 되면 광진구는 물론 인근 성동·성북·중랑·강북에 이르기까지 이른바 강북 벨트 전체에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기폭제가 될 것이다.”

- 최은석 월간중앙 기자 choi.eunseok@joongang.co.kr

202303호 (2023.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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