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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미친 연비’…한 번 기름 넣고 1000㎞ 운행 기본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 

최은석 월간중앙 기자
일반 도로에서 거리 절반가량을 전기모터만으로 주행
고속도로 들어서면 휘발유 1ℓ로 14.2㎞ 달릴 수 있어


▎쏘렌토 전면부에서는 진화한 ‘타이거 노즈’가 눈에 띈다. 기아차 디자인 상징 중 하나인 타이거 노즈 라디에이터 그릴을 헤드램프와 하나로 연결한 디자인으로, 강인하고 와이드한 인상을 준다. / 사진 기아
기아가 공시한 6월 판매실적에 따르면 중형 SUV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만 2만3496대가 팔렸다. 국내 하이브리드 SUV 판매 1위다. 상반기 하이브리드 SUV 판매 2위 모델인 기아 스포티지 하이브리드(1만6030대)를 크게 앞질렀다.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세단을 포함한 전체 하이브리드 차량 중에서도 현대자동차 그랜저 하이브리드(3만3056대)에 이어 국내 판매 순위 2위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11월 ‘7세대 그랜저’를 선보였다. 쏘렌토는 2020년 출시된 4세대 모델 이후 2021년 연식 변경 모델이 변화의 전부였다. 디자인 변경 등이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올 상반기에도 준수한 판매 성적을 거둔 셈이다. 기아는 올 하반기 쏘렌토 페이스리프트(부분 변경) 모델을 선보일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서울 광진구에서 강원도 평창군까지 왕복 339㎞ 거리를 쏘렌토 하이브리드 시그니처 5인승(전륜구동) 모델로 달렸다. 시승 차량은 ‘드라이브 와이즈(후방 교차 충돌방지 보조 등)’ 패키지 등을 적용한 4800만원대 풀 옵션 모델이다. 차량에 올라타 놀란 부분은 계기판에 표시된 주행 가능 거리였다. 무려 1012㎞. ‘한 번 기름 넣고 서울~부산 왕복(약 850㎞)’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강원도로 출발하기 전날 퇴근길 차량과 친해질 겸 강변북로와 서울 시내 도로 위주로 48㎞ 거리를 주행했다.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에코·스포츠·스마트 등 3개의 드라이브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도심 연비를 테스트하기 위해 에코 모드로 두고 운행했다.

목적지에 도착해 확인한 주행 가능 거리는 986㎞였다. 48㎞ 중 26㎞는 휘발유로, 22㎞는 전기로 달린 셈이다. 도심 출퇴근용으로 이만한 차가 없겠다. 주유 후 평균 연비는 15.2㎞/ℓ로 표시됐다. 운행 내내 에어컨을 가동한 점을 감안하면 이정도만 해도 ‘미친 연비’다.

기아에 따르면 쏘렌토 하이브리드 전륜구동(17인치 타이어) 모델의 복합 연비는 15.3㎞/ℓ다. 고속도로에서는 휘발유 1ℓ로 14.2㎞를 달릴 수 있다. 도심에서는 연비가 오히려 16.3㎞/ℓ로 향상된다. 하이브리드 차량은 저속 운행 시 엔진 구동 없이 전기모터만으로 달릴 수 있다. 고속도로보다 지·정체 구간이 많은 도심에서 연비가 더 좋은 이유다.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시속 60㎞ 이하에서는 계기판에 ‘EV’가 표시되면서 엔진 대신 전기모터로 달리도록 세팅돼 있었다. 시속 60㎞를 넘기면 엔진이 작동하는 식이다. 다만, 60㎞ 이상 속도에서도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즉시 ‘전기 주행 모드’로 넘어갔다.

승차감과 정숙성 모두 ‘탁월’

이튿날 강원도 가는 길에도 에코 모드를 택했다. 고속도로 ‘실연비’를 테스트하기 위해서다. 급출발·급가속·급제동을 자제했다. 지점 과속 단속 구간 등에서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최대한 활용했다.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승차감과 정숙성 모두 탁월했다. 승차감이 세단 못지않았다. 정숙성도 돋보였다. 고속 주행 중에도 기대 이상으로 조용했다. 풍절음이나 일부 불규칙한 노면에서의 하부 소음이 오히려 도드라질 정도였다.

다만, 센터페시아 상단에 자리한 디스플레이가 요즘 트렌드와 달리 다소 비좁은 건 ‘옥에 티’였다. 올 터치형 디스플레이 대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화면 좌·우측에 내비게이션·라디오·미디어 등을 선택할 수 있는 버튼을 직관적으로 배치한 탓이다. 기아가 하반기 출시할 쏘렌토 부분 변경 모델은 완전 터치형 디스플레이를 도입하거나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화면을 연결한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그러나 장점이 훨씬 돋보이는 차였다. 역시나 연비가 압권이었다. 서울에서 평창까지 고속도로 위주로 줄곧 에어컨을 가동한 채 181㎞를 달렸다. 도착해 확인한 잔여 주행 거리는 853㎞였다. 휘발유 ‘48㎞어치’를 아꼈다. 주유 후 평균 연비는 16.2㎞/ℓ로 상승해 있었다.

이튿날 서울로 돌아가는 길에는 ‘달리기’ 테스트를 해보기로 했다. 드라이브 모드를 ‘스포츠’로 바꿨다. 에코 모드에서는 블루 톤 위주였던 계기판이 빨간색 중심으로 변했다. 핸들이 전보다 묵직해졌고, 차량은 한결 날렵하게 바뀌었다.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스마트스트림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을 장착했다. 시스템 최고 출력 230마력(ps), 시스템 최대 토크 35.7㎏f·m의 힘을 발휘한다. 고속도로에 진입하자마자 가속 페달 위로 최대한 힘을 실어봤다. 민첩하면서도 안정적 패턴으로 치고 나갔다. 급가속 시에도 ‘잘 정돈된 느낌’이라는 표현이 어울리겠다.

돌아오는 길엔 경기도 초입에서부터 지정체가 시작됐다. 티맵 ‘최소 시간 기준’ 안내에 따라 톨게이트를 빠져나와 일반 국도 위주로 운행했다. 구불구불한 오르막 산길과 내리막길에서도 안정적 핸들링과 주행 성능을 보였다.

평창에서 서울까지 158㎞를 더 달린 뒤 확인한 차량의 주행 가능 거리는 여전히 661㎞나 됐다. 연료 게이지는 4분의 3이 차있는 상태였다. 주유 후 평균 연비는 16.1㎞/ℓ로, 평창에서 출발할 때와 거의 비슷했다.

‘정제된 강렬함’ 돋보이는 디자인


▎쏘렌토 하이브리드에 올라타 놀란 부분은 계기판에 표시된 주행 가능 거리였다. 무려 1012㎞. ‘한 번 기름 넣고 서울~부산 왕복(약 850㎞)’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 사진 기아
쏘렌토 외장 디자인은 ‘정제된 강렬함’을 콘셉트로 한다. 1~3세대 쏘렌토의 전통 디자인 감성인 ‘강인함’, ‘강렬함’, ‘존재감’의 가치를 유지하면서 정제된 선과 면을 적용해 ‘혁신성’을 강조했다.

쏘렌토 전면부에서는 진화한 ‘타이거 노즈’가 눈에 띈다. 기아차 디자인 상징 중 하나인 타이거 노즈 라디에이터 그릴을 헤드램프와 하나로 연결한 디자인으로, 강인하고 와이드한 인상을 준다. 그릴과 헤드램프의 디테일을 완성한 ‘크리스탈 플레이크’ 디자인은 얼음과 보석 결정을 모티브로 한다. 호랑이 눈매를 형상화한 주간주행등(DRL)은 쏘렌토의 강렬한 인상과 존재감을 완성해준다.

쏘렌토 측면부는 후드 끝부터 리어 램프까지 하나의 선으로 이어지는 ‘롱 후드 스타일’ 캐릭터 라인을 적용했다. 단단하면서도 풍만한 볼륨감이 돋보인다.

쏘렌토 후면부는 세로 조형과 와이드한 조형의 대비를 통해 강인하고 단단한 인상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버티컬 타입 리어 램프는 와이드 범퍼 가니시 등과 대비를 이뤄 후면부에 카리스마를 더한다.

쏘렌토는 최적의 레이아웃 설계를 통해 동급 중형 SUV는 물론 상위 차급인 대형 SUV와 비교해도 경쟁력 있는 실내 공간을 자랑한다. 3세대 쏘렌토 대비 공간 활용성을 대폭 강화했다는 기아의 설명답게 1열은 물론 2열도 레그룸과 헤드룸 모두 넉넉하다. 5인승 모델의 트렁크 공간은 따로 설명할 필요 없이 넓다.

- 최은석 월간중앙 기자 choi.eu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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