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포토포엠] 초록이라는 그리움 

 

시인 정선 / 사진 신인섭

▎서울 광진구 비스타 워커힐 호텔에서 바라본 롯데월드타워(왼편)가 보이는 풍경. / 사진제공·신인섭
은지야 석이야
콧물 훌쩍이며 뛰놀던 운동장가에
노랗게 방가지똥은 피었니?
바람도 깃들 곳 없는 잿빛 도시
크레파스 검정칠을 긁어내면
팔랑팔랑 나비 뭉게구름 둥실
광장에 웃음소리 꽃처럼 피어나는데
초록이 지치면 내 숨도 가쁜데
초록은 숨탄것들의 요람
초록은 등을 맞대고 살아내려는 생명의 온도
새벽 종소리 그리며
초록 온도를 가슴에 품으며
휘파람을 불고 싶다
바람의 귓불을 간질여
저 첨탑 너머 골짝 깊숙이
그리움의 초록귀 하나 걸어두고 싶다

정선 - 2006년 <작가세계>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시집 <랭보는 오줌발이 짧았다>와 에세이집 <내 몸 속에는 서랍이 달그락거린다>를 펴냈다.

201706호 (2017.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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