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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두 번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은 나라' 출간한 언론인 김종혁 

“소득주도성장 실패 사과도 없어… 이건 대국민사기극” 

민주화 이후 대통령 7명 중 업적 전무한 사람은 문 대통령이 유일
품격 있는 보수와 양심적인 진보가 경쟁해야 대한민국 발전해


▎언론인 김종혁은 “합리적이고 책임감 있으며 능력을 겸비한 보수 2.0으로 변화하는 노력을 보여야 가짜 진보들이 설 땅을 잃고 진정한 진보 2.0이 생겨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8월 [검찰개혁과 촛불시민]이라는 제목의 책이 출간됐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지지자들이 만든 이른바 ‘조국 백서’였다. 다음 달 곧바로 이에 맞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라는 책이 나왔다. ‘조국 흑서’로 더 알려진 이 책에서 저자들은 현 정권의 위선과 실정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그런데 그들마저 진보 진영 사람들이었다. 보수 진영 쪽에서 자탄의 목소리들이 터져나왔다. “보수 진영에는 입을 가진 사람이 아무도 없는가.” “보수 담론의 빈곤이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렀는가.” 보수적인 시각에서 현 정권의 무능과 위선을 비판한 [두 번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은 나라]가 세상에 나온 이유다. 저자는 [중앙일보] 편집국장과 JTBC ‘뉴스현장’ 앵커를 역임한 언론인 김종혁이다.

책을 쓰게 된 계기는?

“우리 사회는 진보는 선, 보수는 악이라는 프레임에 사로잡혔었다. 그것이 지난 총선의 결과였다. 보수가 참패를 하자, 여기저기서 자학(自虐)하는 목소리들이 흘러나왔다. 그런데 그것은 꼭 필요한 반성이 아니라 어긋나고 길 잃은 피해의식이었다. 심지어 ‘보수’란 타이틀을 버려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답답하다 못해 화가 났다. 보수여서가 아니라 보수답지 못해서 진 게 아니었나 말이다. 진정한 보수의 가치를 믿는 사람들에게 힘을 보태야겠다는 생각에서 책을 쓰게 됐다.”

현 집권세력을 ‘귀족진보’로 규정했다.

“옛소련에서 인민에게 권력을 돌려주겠다고 공산혁명을 했다. 그런데 ‘노멘클라투라’라고 불리는 특권층이 생겨났다. 겉으로는 인민을 앞세우면서 속으로는 자신들의 특권만 정당화하는 계층이었다. 집권세력이 된 586 운동권이 노멘클라투라와 같은 길을 걸어가고 있다. 학생 때 몇 년 민주화운동을 한 보답으로 자녀들에게까지 특혜를 요구하는 세습귀족이 됐다. 그러니 귀족진보가 아니고 뭔가?”

지금 586 운동권은 특혜 요구하는 귀족진보


▎[두 번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은 나라]. 보수적인 시각에서 현 정권의 무능과 위선을 비판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혹독하다.

“1989년 민주화 이후의 대통령 7명 중 이렇게 업적이 전무한 사람은 문 대통령이 유일하다고 썼다. 그렇지 않나. 노태우 대통령은 북방외교를 성공시켰고, 일산·분당 신도시 건설로 주택문제를 해결했다. 김영삼 대통령은 하나회를 척결하고 금융실명제를 단행했으며, 김대중 대통령은 IMF 사태를 극복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한·미 FTA를 성사시켰고, 이명박 대통령은 세계 금융위기를 극복했다. 탄핵된 박근혜 대통령조차 공무원연금개혁을 이뤄냈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은 뭐가 있나.”

소득주도성장을 주창했다.

“문 대통령은 ‘늦어도 2019년이면 소득주도성장의 과실을 딴다’고 호언장담했다. 과연 그런가. 소득주도성장을 주도한 게 최저임금 인상이었다. 첫해 16.4%를 올렸다. 폐업하는 자영업자가 속출하고 아르바이트생들은 일자리를 찾아 전전했다. 그러자 이듬해 10.9% 올리더니 다음 해에는 2.9%로 떨어지고 지난해에는 1.5%만 올렸다. 1988년 최저임금제가 도입된 이후 최저 인상률이다. 전문가들의 경고를 무시하더니, 온갖 부작용이 나타나니 슬그머니 꼬리를 내린 것이다. 그러고는 이제 아무도 소득주도성장을 말하지 않는다. 사과도 없다. 이건 대국민사기극이다.”

한반도 평화를 강조한다.

“지금 상태가 평화라 한다면 그게 문 정부가 잘해서 이룬 것인가. 이 정권 들어 북한은 수소폭탄 실험까지 했다. 게다가 북한이 문 대통령을 얼마나 우습게 여기는지 모르는 사람이 있나. ‘아랫사람이 써준 것을 졸졸졸 읽는 남조선 당국자’, ‘북에서 총소리만 나도 오줌을 저리는 당국자’라는 게 북한의 공식 논평이다. 심지어 옥류관 주방장한테까지도 ‘국수를 처먹을 때는 큰일이나 칠 것처럼 요사를 떨더니’라는 막말 조롱을 당했다. 해상 표류 중인 우리 국민을 사살하고 시신을 불태우기까지 했다. 그런데도 한마디 못하고 오히려 북한을 두둔하는 발언을 한다. 국민의 심정이 어떨지 생각이나 하면서 평화 운운하는지 모르겠다. 그러니까 ‘종북(從北)’ 소리를 듣는 거다.”

책에서 현 정부를 종북이라 단언했다.

“종북이 아니고 뭔가. ‘요즘 세상에 설마’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독일이 그렇지 않았나. 1990년에 독일이 통일된 뒤 동독 정보기관 ‘슈타지’의 비밀문서가 공개됐다. 거기에는 서독에서 암약한 동독 간첩 3만 명의 명단이 있었다. 경제대국 서독의 교수·작가·언론인·군경·운동선수·연예인들이 폐쇄사회인 동독 간첩과 접선하고 정보를 제공해왔던 것이다. 우리라고 다를까. 군사정권 시절에도 북한에 들어가 김일성을 만난 운동권이 여러 명이다. 통일이 돼 북한 기밀문서가 공개되면 ‘북조선’에 협조한 인물들의 명단이 고스란히 드러날 것이다.”

북한 인권, 3대 세습, 핵과 도발에 대해 할 말 해야

종북 프레임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책에서 하고 싶었던 것도 그 얘기다. 보수는 악이고 진보는 선이라는 프레임은 문재인 정권과 586 운동권, 즉 가짜 진보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과거 반대세력에 대해 빨갱이 몰이를 한 것은 분명 보수의 원죄다. 가짜 진보들도 그 수법을 그대로 배워 종북 몰이를 한다. ‘언제까지 빨갱이 타령을 할 거냐’고. 하지만 제 나라 국민의 생명보다 북한 정권의 눈치나 보며 두둔하는 모습을 못 본 척 입 닫고 넘어가서야 되겠나. 보수가 결연히 맞서야 한다. 북한의 인권, 3대 세습, 핵과 도발에 대해 할 말을 해야 한다. 그걸 안 하니 오히려 가짜 진보한테 업신여김을 당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정경심이 학교 PC를 빼돌린 걸 증거인멸이 아니라 증거보존이라 말할 수 있겠나.”

그렇다면 보수는 어떻게 해야 하나.

“지금의 보수는 선배들이 이룬 것을 다 잊고 특권만 향유했다. 그러다가 무책임·무능·위선·종북에 뻔뻔스럽기까지 한 가짜 진보에게 당한 것이다. 품격 있는 보수와 양심적인 진보가 경쟁해야 대한민국이 발전할 수 있다. 보수가 먼저 합리적이고 책임감 있으며 능력을 겸비한 보수 2.0으로 변화하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 그래야 가짜 진보들이 설 땅을 잃고 진정한 진보 2.0이 생겨날 것이다.”

- 글 이훈범 중앙일보 칼럼니스트·대기자 / 중앙콘텐트랩 cielbleu@joongang.co.kr / 사진 박종근 비주얼에디터 joke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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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호 (2021.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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