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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사랑 염원 담은 7000명의 한 걸음 

 

유길용 월간중앙 기자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새생명 사랑 가족 걷기대회 3년 만에 열려
산불 이재민 구호와 소외 계층 돕기, 해외 재난‧전쟁 이재민 지원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가 개최한 제24회 새생명 사랑 가족걷기대회가 23일 서울 월드컵공원 평화광장에서 열렸다. 참가자들이 건강한 지구, 지속 가능한 인류 행복을 응원하며 걷고 있다.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위 러브 유!”

모처럼 미세먼지가 잦아들고 화창한 4월 2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공원 내 평화광장. 노랑 티셔츠를 맞춰 입고 광장을 가득 메운 이들이 두 손을 뻗으며 ‘위 러브 유’를 외쳤다. 이윽고 참가자들은 월드컵공원 일대 1.3㎞를 걸으며 봄의 기운을 만끽했다. 어린아이 손을 잡은 가족 단위 참가자들의 얼굴에는 밝은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행사장 곳곳에는 지구를 살리자는 다양한 캠페인과 이벤트, 고적대의 공연이 흥을 돋웠다.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회장 장길자)가 주최한 ‘제24회 새생명 사랑 가족걷기 대회’ 현장 모습이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중단됐던 새생명 사랑 가족걷기 대회가 3년여 만에 열렸다. 위러브유 회원과 일반인 등 7000여 명이 행사장을 가득 메웠다. 주한 엘살바도르‧라오스‧벨라루스 대사를 비롯해 이라크, 튀르키예 등 9개국 외교관과 각계 인사들도 참여했다. 이번 행사는 재난, 빈곤과 질병, 기후변화로 고통받는 세계인을 돕자는 취지로 열렸다. 위러브유는 이번 걷기 대회를 통해 7억여원을 모아 국내 산불이재민 구호와, 복지 소외‧다문화가정 141세대, 노인의료나눔재단,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이재민 구호품, 우크라이나 전쟁 피해민과 엘살바도르‧라오스‧앙골라 등 20개국 취약계층 돕기에 성금과 구호품을 지원했다.

장길자 위러브유 회장은 개회사에서 “오늘 걷기대회를 통해 인류는 ‘혼자’가 아닌 ‘함께’라는 메시지가 지구촌 가족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응원이 되면 좋겠다”며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도록 계속 관심 갖고 다양한 노력과 지지를 보내자”고 강조했다. 행사에 참석한 송칸루앙무닌톤 주한 라오스 대사는 “세계 곳곳 지역사회에 필요한 맞춤 지원을 신속히 진행하는 위러브유의 놀라운 네트워크가 여러 나라에 선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인류를 향한 사랑의 연대가 계속돼 지구촌의 밝은 미래가 열리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하이메 호세 로페즈바디아 주한 엘살바도르 대사도 축사를 통해 “위러브유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우리 사회에 큰 도움이 된다”며 “오늘 걷기대회가 더 큰 협력을 위한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혼자’ 아닌 ‘함께’ 만드는 지구촌 희망찬 내일


▎24일 서울 월드컵공원 평화광장에서 열린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제24회 새생명 사랑 가족걷기대회에서 장길자 회장과 각국 외교관 등 참가자들이 지구촌 가족의 지속 가능한 행복을 염원하며 걸음을 내디디고 있다.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걷기대회 본 행사가 시작되자 코스를 걷는 참가자들도 어린 자녀에게 걷기대회 취지를 설명하며 이웃사랑 실천 의지를 다졌다. 중학생인 아들딸과 함께 참여한 양경진 씨는 “뉴스에서 튀르키예 지진 이재민 등 어려움에 처한 이웃들의 소식을 접하고 늘 마음이 아팠다”며 “도울 방법을 몰라 쉽지 않았는데 위러브유가 마련한 행사에 동참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양씨 가족은 환경보호 실천을 위해 음식점에서 다회용 용기를 가져가 구입한 김밥을 가져와 점심을 먹었다.

양씨 가족처럼 참석자들은 위러브유가 전개하는 일회용품 줄이기와 재활용품 분리배출 등 자원 절약과 지구 살리기 캠페인에 적극 참여하는 뜻에서 일회용품 대신 다회용기를 사용해 도시락을 싸온 가족 단위 참가자들이 적지 않았다. 쓰레기를 공원에 버리지 않고 다시 가져가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등 몸소 실천으로 옮겼다. 걷기대회에 처음 참가한 허아영, 이길영 씨 부부는 “어제가 지구의 날이었는데 오늘 행사도 쓰레기 줄이기 같은 환경보호 취지가 있어서 더 좋았다”고 했다.

걷기대회 행사장에는 지구촌 가족애를 나눌 수 있는 세계문화체험 부스도 마련됐다. 라오스, 에콰도르, 우크라이나, 앙골라, 온두라스, 엘살바도르 대사관이 참여해 마련한 부스에서 나라별 문화와 문자, 음식 등을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했다. 이밖에 위러브유 대학생 회원들의 재능기부로 운영된 페이스 페인팅과 포토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소개한 패널 전시 등이 참가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2002년부터 23만여 명 참여해 54만여㎞ 걸어

위러브유의 대표적 연례 복지행사인 새생명 사랑 가족걷기대회는 2002년 처음 개최돼 코로나19 전까지 꾸준히 열렸다. 2019년부터는 세계로 확대돼 미국 뉴저지주 저지시티, 페루 리마, 필리핀 케손시티에서도 열렸다. 23회에 이르는 동안 23만1000여 명이 참여해 54만7500㎞를 걸었다. 지구 13바퀴 반에 해당하는 거리다. 이를 통해 다문화가정과 복지 소외가정에 생계비와 의료비를 지원하고 세계 각국의 어려움에 처한 이들에게 따뜻한 인류애를 전했다.

글로벌 복지단체인 위러브유는 ‘어머니의 사랑을 온 세상에’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65개국 15만5000여 명의 회원을 두고 있다. 누구나 존중받는 세상, 지속 가능한 평화를 이루고자 사회적 약자의 복지 증진과 이재민‧난민 구호 등을 통해 세계인의 소통과 화합을 도모하고 있다. 가족걷기대회 외에 헌혈하나둘 운동, 클린월드 운동, 교육지원, 빈곤‧기아 해소 등 ‘세이브 더 월드’ 프로젝트를 전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온실가스 감축을 통한 지구 살리기의 일환으로 세계 곳곳에 나무를 심는 ‘맘스 가든(Mom’s Garden)’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런 여러 활동을 인정받아 미국 대통령 자원봉사상 금상(단체 최고상, 8회), 대한민국 훈장, 캄보디아 국왕 훈장, 에콰도르 국회 훈장 등 각국으로부터 다양한 상을 받았다.

-유길용 월간중앙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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