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비가 내리는 늦은 저녁. 플라시도 도밍고가 젊은 시절 부른 ‘별은 빛나건만’ ·'남몰래 흘리는 눈물’ ·찬 손’ 등의 아리아를 들으며 시간을 달래고 있었다. 그럴듯한 한 잔의 와인이 있었으면 하는데 마침 반가운 세 사람이 들어선다. 다들 와인에 푹 빠진 소문난 애호가들이다. 들어서자마자 “그랜지 있죠”라고 묻는다. “95년산밖에 없는데….”
프랑스 지방의 훌륭한 와인을 마시다가 그에 버금가는 걸 고르자며 난상토론 끝에 이 호주산 그랜지(Grange) 사냥에 나섰단다. 그 가운데 두 사람은 아직 마셔보지도 못했단 말에 조금 놀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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