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의 CEO 폴 제이콥스에게는 입증해야 할 게 두 가지 있다. 퀄컴이 휴대전화 업계에서 벌어들이는 로열티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과 자신에게 퀄컴을 경영할 자질이 있다는 점이다. 휴대전화에 들어가는 무선 칩의 특허 수수료로 수십억 달러를 챙기는 퀄컴(Qualcomm)에서 16년 동안 일해 온 CEO 폴 제이콥스(Paul Jacobs?2)는 머리가 명석하지만 사업 역량은 신통치 않다는 평을 받았다. 그는 퀄컴의 연간 매출 57억 달러 가운데 90%를 차지하는 두 사업부를 경영해본 경험이 없었다. 그가 운영한 한 사업부는 4년 사이 적자 2억 달러를 기록했다. 2005년 공식 발간된 퀄컴의 사사(社史)에서 제이콥스의 이름은 찾아볼 수가 없다.
2004년 12월 어느 화창한 토요일 오전, 퀄컴의 차기 CEO가 되겠다고 결심한 제이콥스는 마지막 심사를 받기 위해 이사진 앞에 나타났다. 건방지게도 반바지 차림이었다. 그는 “날씨가 더웠다”고 너스레를 떤 뒤 “아무도 문제 삼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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