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고뉴 와인은 향기로 마시는 꽃밭이라고들 하는데,동백향이 아니라 백만 송이의 꽃향기로 유혹하며 다가올 것인지 무척 궁금하다. 봄이 오려나. 밤새 내린 비는 뒷길에 반질거리던 눈을 말끔히 녹이고 있었다. 겨우내 꽃을 피웠던 동백 화분의 꽃잎들도 제명을 다하고 지려나 보다.
5년 전 겨울, 처음 와인바를 열 때였다. 예전에 함께 입사했다가 지금은 그곳의 제일 높은 자리에까지 올라갔던 친구가 대견해하는 마음으로 내 키를 훌쩍 넘는 동백 화분을 보내왔다. 하지만 화려한 화분들에 이리저리 밀려다니더니 급기야 지하 차고 구석에서 겨울을 보내게 됐다. 겨울 바람이 휘몰아 돌아가는 삭막한 곳이라 죽거나 말거나 하는 심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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