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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과 사람] 날아다니는 와인 제조자 

서울에 온 ‘와인 닥터’ 미셸 롤랑 

손용석, Brendan Coffey 기자
포도주 양조업자들이 싸구려 와인을 고급 와인으로 업그레이드하고자 할 때 부르는 이가 바로 미셸 롤랑이다. 와인업계의 거물인 그가 한국을 처음 찾았다.얼마 전 이탈리아 토스카나였다. 미셸 롤랑(Michel Rolland,59)이 조수에게 귀엣말로 뭔가를 지시했다. 조수는 카베르네 소비뇽 90㎖와 메를로 10㎖를 섞었다. 롤랑이 한 모금 입에 넣고 잠시 뜸을 들이더니 고개를 저었다. 원래 배합이 낫다는 뜻이다. 이어 뽐내듯 잔을 높이 들고 외쳤다. “2004년산 피코네로(Picconero)입니다!” 문제의 피코네로 생산자이자 포도 재배자인 피에를루이지 톨라이니(Pierluigi Tolaini)가 2002년 이래 롤랑에게 12만 달러 이상이나 지불한 것은 이런 선언을 듣기 위해서다.



톨라이니가 반농담으로 ‘100점짜리’냐고 묻자 롤랑은 “오르넬라이아(Ornellaia)에 견줄 만한 좋은 와인”이라고 답했다. 한 병에 20만원이 넘는 이탈리아 최고급 와인에 비견된다는 평을 들은 톨라이니의 얼굴이 환해졌다. 롤랑은 “적어도 101점을 요구한 사람이 아직 없으니 얼마나 다행인가”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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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호 (2024.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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